당신 생각이 옳다

위기의 물산업, 오히려 우리나라에는 절호의 기회
온라인팀
eco@ecomedia.co.kr | 2014-06-11 09: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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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자겸 K-water 해외사업처 해외사업 PM
'한국남자는 원래 말 안 듣는다.' 

 

이게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베이비부머세대의 남자세계에서 흔히 회자되는 경구에 이런 말이 있다.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세 여자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여기서 세 여자란 속된말을 그대로 옮기면 마누라, 캐디, 내비를 가리키는 것이다.

 

누구나 알듯이 이 말에서 지칭하는 세 여자는 남성에게는 꼭 필요한 존재로서 말 들어서 전혀 나쁠 것이 없는 파트너인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말이 남성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는 것일까? 

 

이 말의 행간을 가만히 살펴보면, 첫 번째, 남자들은 무지하게 말을 안 듣는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오죽하면 들어서 손해날 것 없는 세 여자의 말조차 안 듣는 것일까? 세 여자의 말만 안 듣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을 비롯하여 누구의 말도 잘 안 듣는다.

 

어떻게 살아온 인생인데

한국남자들은 왜 지독하게 말을 안 들을까? 우선 대체로 고집이 세다. 그리고 우리나라 남자들은 독립심이 강하다. 게다가 가장으로서 식구를 먹여 살려야한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책임감도 다른 나라 남정네보다 훨씬 강하다.

 

이렇게 오냐 오냐 하던 분위기에서 귀하게 자라난 인간들이 가장이 되어 자기식구에 대한 강한 책임감까지 곁들이면 말 안 듣는 데 천하무적이다. 

 

게다가 우리의 빠른 경제발전은 누구 말을 듣고 자시고 할 여건을 빼앗아갔다. 우리 경제발전 속도는 영국의 20배, 일본의 6배로서 세계에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를 보였다.

 

안정된 사회에서는 과거의 경험과 지식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좋은 밑거름이 되지만 무섭도록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는 과거 경험이 별로 쓸모없다. 

 

이제까지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언제 남의 말을 새겨들을 여유가 있었을까. 아무리 마누라 말이라도 한마디 잘못 판단하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한 사람들이다.

 

게다가 남자들이 자랑하는 군대경험도 한몫을 거든다. 그 험한 3년간의 군대생활을 원칙과 규정이 아닌 눈치코치로, 오로지 하면 된다는 무식한 신념 하나로 무사히 넘기지 않았던가. 

 

빠른 판단력과 생존욕구 및 기본원칙마저 무시하는 무식함이 합쳐서 세계 1위의 반도체와 조선산업을 일구어 낸 우리들이었다. 

 

이런 여건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전사들에게 남의 말을 순순히 듣기를 기대한 것이 오히려 잘못 생각한 것이 아닐까.

 

△ (사진제공 K-water)

 

위기가 기회란 말은 맞다

이런 남자들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앞으로 20년 후면 물산업이 1000조 원 시장이라고 해 장밋빛 기대를 하고 투자를 했는데 까보니 맹탕이다. 

 

게다가 2008년 이후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함께 물산업에도 탈출구가 안 보이는 암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일반적인 경제원칙이나 경영기법이 맥을 못 추고 있다. 

 

담수시장의 성장률은 앞으로 연 17%라더니 그 다음 해 부터 곤두박질 쳐서 마이너스를 보이는가 하면, 사상 최고로 낮은 이자율에도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시장의 기본 메카니즘이 무너진 까닭에 확실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른바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모두들 눈치만 보고 있다. 

 

그 유명한 경제학자들과 세계적인 기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들도 그저 2018년이 지나면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이유는 사람들이 불확실한 상황에 익숙해지다 보면 그것이 확실성을 주기 때문이라나?

 

이제까지 물산업에서 잘 나가던 나라는 이스라엘과 싱가포르였다. 

 

이 두 나라는 우선 수자원이 극도로 부족한 물기근국가다. 그렇다 보니 물의 확보가 국가안보에 직결돼 중요하게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자연스럽게 1970년대부터 국가적인 집중투자가 이뤄졌고 21세기에 와서는 세계 최고의 물산업국가가 됐다.

 

그러나 우리는 물이 부족한 적도 없었거니와, 그간 국가 자원 배분의 중심은 조선, 제철, 정유화학 같은 중화학공업이었다. 물이 어디 명함을 내밀 수나 있었던가. 따라서 한국이 물산업에서 선진국이 되지 못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렇다고 우리는 이 큰 시장을 남들이 다 차지하는 것을 손을 놓은 채 쳐다보고만 있어야 하나?

 

이제부터는 우리가 인수한다

우리에게도 절호의 찬스가 왔다. 바로 불확실성의 시대 상황이다. 세상이 확실하면 원래 먹던 놈만 먹는다. 이제까지 해 왔던 대로 하는데 어찌 처음해본 놈이 닳고 닳은 놈을 따라 가겠는가.

 

하지만 과거에 빛나던 원칙과 논리 및 방법은 지금 시대에서는 제대로 통하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이 처음이다 보니 좌고우면하면서 의사결정에 시간이 걸리고, 장고 끝에 악수를 두고, 리스크가 보이면 아예 안하고, 혹은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하여 채산성이 떨어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우리에게 친숙했던 상황이 아니던가? 과거 우리가 시장을 개척하던 시절, 그 시장은 선진국에게는 보이는 시장이었겠지만 우리에게 불확실성 그 자체였다. 그 긴 터널을 뚫고 살아남은 우리가 아니더냐. 

 

게다가 이제는 과거의 원칙이나 방법이 더 이상 안 통하는 시기이며, 새로운 원칙과 동물적인 직감에 근거한 빠른 판단이 필요한 시기이다. 더구나 옳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행동으로 옮기는 과감성이 더욱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우리에게는 고난의 역사와 삶의 질곡을 통해 얻은 소중한 경험이 있다. 생존을 위한 책임감(생존욕구), 빠른 판단력(눈치), 과감한 실행력(하면 된다)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언제 우리가 한번이라도 유리한 적이 있었던가. 더구나 불확실한 시대에서는 위의 세 가지 조건이 더욱 빛나는 여건이니 만큼 오히려 절호의 기회가 아니던가.

 

지금이다. 지금이 우리가 차별성을 가지는 절호의 시기인 것이다. 

 

아무것도 유리한 것이 없다는 절박함과 과거의 논리를 넘어서는 실행력, 그리고 관행을 뛰어 넘는 무대뽀정신이 오히려 물산업에서 새로운 수요와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동력이 아니겠는가.

 

당신 생각이 옳다.

 

김자겸 K-water 해외사업처 해외사업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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