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대비 안 된 수도시설 ‘절반 이상’

‘먹는 물’ 상수도시설 ‘지진’ 대응 시급
내진이 반영 안 된 수도시설 2831곳 56%
상수도관로연구회, 제 200회 세미나 개최
박순주 기자
parksoonju@naver.com | 2019-07-12 1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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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회 상수도관로연구회 세미나에 참석한 하익수 경남대 교수가 절반 이상의 수도시설이 지진에 취약하다고 전했다.
[환경미디어=박순주 기자] 정수장, 취수장, 관로 등의 국내 상수도시설이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당국의 발 빠른 대책이 요구된다.

200회를 맞는 상수도관로연구회 세미나가 7월11일 서울시립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샤롯대 강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하익수 경남대학교 교수는 ‘국내 수도시설 내진 현황‧기준‧보강계획’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수도시설물의 국내외 지진피해 사례와 지진 대응 실태를 알렸다.

하익수 교수에 따르면 2010년 뉴질랜드 캔터베리(Canterbery) 지진 당시 액상화에 의한 상수도 파괴 사건이 일어났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는 일본 곳곳의 수도시설물들이 피해를 입었다. 배수관로 계통 2400곳의 관이 파열되고, 송수관로 17㎞가 완전히 파괴됐다.

도수관로 100곳 파괴, 취수탑 파괴 및 댐 상부 균열, 그리고 1610곳의 배수관이 보수되는 등 대부분의 수도시설물에 피해가 발생했다.

지진 대응 반영된 곳 29%에 불과
▲ 국내 수도시설의 내진 현황을 듣고 있는 참석자들
국내 ‘먹는 물’ 상수도시설도 지진 피해를 겪은 사례가 보고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6년 ‘경주 지진’ 발생으로 불국정수장 등 3곳의 공공시설이 지진 피해를 입었다.

불국정수장은 기와파손, 벽체 균열, 담장 파손 등의 피해가 발생해 응급 복구에 나섰다. 보문정수장은 기와파손, 벽체 균열 등이 일어났다. 탑동정수장 역시 벽체 균열이 발견됐다. 포항시의 직경 300mm 급수관로도 파손됐다.

경북, 울산, 경남, 부산, 대구 ,대전 등지의 사유시설 피해도 71건이나 집계됐다. 경북은 누수 발생 14건, 물탱크 파손 14건, 단수 2건, 흙탕물 발생 8건이 각각 접수됐다.

울산은 누수 발생 5건, 배관 파손 14건, 물탱크 파손 4건, 단수 1건, 흙탕물 발생 2건이 접수됐다. 이외에 경남 2건, 부산 1건, 대구 3건, 대전 1건 등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7년 포항 지진 당시 총 404건의 공공시설 피해가 집계됐고, 이중 상하수도시설물 피해는 11건(피해액 23억9500만원)에 달했다. 당시 양덕정수장은 건물 피해를 입었고, 지하에 매설된 상수도관이 파열되는 일도 발생했다.

하 교수는 “총 5045곳의 상수도시설 중 내진(지진 대책)이 반영된 시설은 1470곳 29%에 불과하고, 내진이 반영되지 않은 시설은 2831곳 56%에 달한다”며 “절반 이상의 상수시설이 지진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지진이 발생해도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내진 설계가 진행됐는지 알 수 없는 시설(미상시설)도 744곳 15%에 달한다는 게 하 교수의 설명이다.

물론 정부 차원에서의 내진 보강사업이 추진되고 있긴 하다. 현재 내진 성능평가를 받도록 확정된 시설은 내진 미반영 및 미상시설의 합인 총 3575곳 71%에 달한다.

하 교수는 또 “상수도 관로의 경우 조사대상 총 1만7048㎞ 중 내진 반영은 2034㎞ 12%에 불과하고, 내진 미반영은 1만5014㎞ 56%에 달한다”고 밝혔다.

‘상수도 내진 설계’ 필요

▲ 상수도 내진 설계의 필요성을 경청 중인

참가자 

상수도의 내진 설계는 상수도시설 중 지진에 따른 시설물 파손 시 응급복구가 불가능해 장기간 급수가 중단될 수 있는 주요시설에 대해 적용한다.

주요 대상시설은 취수‧저수시설(취수댐, 취수탑, 취수구, 취수관거, 집수관거, 침사지), 도수‧송수‧배수시설(관로, 가압장, 배수지, 배수탑, 조절지, 수관교, 수로터널, 수로터널 입‧출구부), 정수시설(착수정, 응집지, 침전지, 여과지, 정수지, 고도정수처리시설, 배출수 처리시설, 설비수용 건축물 등)이다.

또한 대체시설이 없는 송‧배수 간선시설, 중요시설과 연결된 급수공급관로, 복구 난이도가 높은 환경에 놓이는 시설, 지진재해 시 긴급대처 거점시설, 중대한 2차 재해를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는 시설 등은 ‘내진 1등급’ 시설이어야 한다.

내진 1등급 시설 이외의 시설은 ‘내진 2등급’이 되어야 한다.

급수기능 확보를 위한 내진 설계는 상수도시설의 중요한 구조물과 설비의 경우 내진성이 우수한 재료와 제품을 사용해 건설 및 설치토록 하고 있고, 지진 발생 시 피해가 집중되는 관로와 구조물의 접속부와 관로의 이음부는 내진성이 확보될 수 있는 구조로 할 수 있다.

게다가 중요시설의 다중화, 계통간 상호연결, 관망의 블록화, 긴급차단밸브의 설치 등으로 지진재해 시 단수시간과 범위를 최소화해야 한다.

기존시설 내진 보강계획 수립

▲ 인천 적수 사태에 따른 인천시의회의 정수장 방문.

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사진=인천시의회> 

환경부는 2018년 5월 기존 상하수도시설에 대한 내진보강계획 수립 지침을 마련했다.

이 지침은 지자체에서 기존 상하수도시설의 내진성 확보를 위한 계획 수립 시 참고할 수 있도록 계획 수립 절차와 방법 등을 제시해 내진보강사업이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목적이다.

이와 관련, 현재 내진성능 평가와 관련된 규정 등을 국토교통부가 작업 중이라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한편, 상수도관로연구회는 2000년 이후부터 20년간 공무원, 관련업체 종사자, 연구원, 대학교수 등이 매월 1회씩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또 상수도와 연관된 많은 연구 성과와 현장적용 사례, 발전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고, 이 분야에서 많은 발전에 기여해오고 있다. 

이현동 상수도관로연구회 회장(KICT·UST 교수)은 "그동안 약 385편 정도의 주제 발표(매월 2편, 매년 20편)가 이어져 왔고, 상수도관망 분야가 95%를 차지하고 있다. 기타 하수관로와 정수처리 분야도 5% 정도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상수도관망 분야는 관 종류, 개량, 갱생, 세척, 부식, 누수, 제어계측, 기계, 밸브, 통신설비, 수도계량기, 감시시스템, 유슈율&누수원인 분석, 도면 및 대장, GIS&BIM, AM, SWG, SCADA, AM&FM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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