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명과학 실험교육에 걸린 브레이크 바람직한가

글ㅣ이창석 한국생물과학협회 회장
김명화 기자
eco@ecomedia.co.kr | 2020-07-10 10: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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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한국생물과학협회 회장
일찍이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머지않아 생태학을 비롯한 생명과학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오신약 특허 수가 국민소득 상위권 국가의 순위를 좌우할 정도가 되었으니 세계적인 미래학자의 예지답다. 


지금 전개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사태는 야생동물을 식용하는 과정에서 생물들 사이에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공진화의 틀을 벗어난 데서 비롯되었다. 그 치료를 위해 지금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백신은 우리 몸에 잠재하고 있는 면역체계를 찾는 것이고, 치료제는 바이러스라는 아주 작은 생물의 체내에 어떤 물질을 침투시켜 그들을 사멸시키기 위한 물질을 찾는 것이다. 이들 모두가 생명과학의 주제이다.


임시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는 약제들 또한 생물기원 물질이 대부분이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종류의 바이러스가 유발했던 중증급성호흡기질환(SARS)의 치료제가 우리가 음료수로도 만들어 마시는 오미자나무과의 일종에서 개발되었으니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역시 그 주변 식물에서 찾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생명과학은 인간 자체가 하나의 생명체이고, 모든 생명체는 다른 생명체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기 때문에 늘 우리 곁에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미래 산업인 4차 산업을 논할 때도 생명과학은 바이오산업이라는 이름으로 단골 주제로 등장하고, 그 부가가치는 반도체산업의 두 배 이상일 것이라는 전문가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한국인은 경제가 어려워 식량이 부족할 때는 자연의 다양한 생물들로부터 해를 입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것을 찾아내 허기진 배를 채우며 생명을 유지해 왔다. 나아가 그중 몸에 좋은 것은 건강식품으로 또는 한약으로 개발하며 ‘동의보감’이라는 독자적 동양의학 저서를 개발해낼 정도로 생명과학 분야에서 우수한 DNA를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해 냈다. 


특히 동의보감은 향후 바이오산업 시대에 동양의학의 자원 및 지적소유권을 두고 중국을 비롯해 동양권 국가들 사이에 벌어질 분쟁에서 우리에게 유리한 기회를 제공할 보물과 같은 존재가 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분야인 바이오산업에서도 세계를 선도하며 이 나라를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 이 나라의 생명과학도들은 실험실을 유일한 생활공간으로 삼고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은 물론 바이오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각성제가 되어 눈 붙일 틈조차 주지 않고 있다.


이런 생명과학도들의 전쟁 같은 삶에 최근 빨간 불이 켜졌다. 생명과학교육, 특히 실험교육에 대한 외부의 지나친 간섭으로 우리의 미래세대를 키워 낼 초·중·고등학교 생명과학 수업이 중단되거나 흉내 내기 수준의 편법 수업으로 전락할 가능성 때문이다. 


생명과학은 우리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생명체의 생명현상을 다루는 분야로써 여기에서 학습한 지식을 바탕으로 생명현상 자체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기초과학 분야는 물론 우리의 먹거리 창출에서 질병 치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응용 분야를 이루어내고 있다. 이러한 생명현상을 익히는 교육은 생명체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지 않고 진행할 수 없다.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조직, 기능, 생리, 생식, 발생, 다양성 등을 학습할 때 생물의 조직 구조와 기능의 이해는 필수적이다. 특히 생명과학이 이론 학문이 아니라 실험실습을 기반으로 하는 학문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동물 해부실험을 통해 그들의 조직과 기능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하다.


지금 이런 생명과학의 실험교육에 제동을 걸고 있는 사람들은 생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생명경시사상이 발생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미 동물보호법이 제정되어 있고, 이런 수업에서는 실험 전에 동물보호법의 기본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여 대상생물에 대한 감사와 존중, 미안함 등에 대한 교육은 물론 학생들의 연령과 감수성을 고려한 교육 또한 진행해 왔다. 

 

더구나 그러한 실험수업에서는 살아있는 생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도 진행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들은 이 모든 실험수업의 철폐를 주장하며 마른 멸치조차 실험동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또 그들은 모형실험이나 시뮬레이션 실험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그러한 실험이 교육과 연구 둘 다에서 성과를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견해가 학계에서는 지배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흔히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한다. 특히 과학교육은 현재와 미래세대 생활의 편리에서부터 인류의 생존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더구나 그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구축된 방법으로 추진되고 있다. 발전을 위해 변화는 수용할 수 있지만 전문성이 뒷받침되지 않고 섣부른 판단에서 비롯되는 불필요한 규제는 과학의 발전을 저해하며 사회적 갈등을 낳을 뿐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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