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수입농축산물의 ‘가상수’를 아십니까!

쇠고기 1톤 수입할 경우, 물 약 1만 5000㎥ 수입하는 것과 마찬가지
온라인팀
eco@ecomedia.co.kr | 2014-02-12 10: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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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원으로서 물의 가치가 점차 증가 되어가고 있다.

 

이미 '자크아탈리', '엘빈 토플러' 등 미래 학자들도 21세기에는 '물 산업'이 '석유산업'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UN보고서는 2025년에 전 세계 인구의 40%에 달하는 27억 명이 담수 부족사태에 직면할 것이고 전 세계 국가의 1/5이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한 '물 부족' 국가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뚜렷한 대책안 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한국의 물 산업 중추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 김자겸 전문위원(PM)에게 한국의 물 산업 현황 중 알게 모르게 수입되는 '가상수'에 대한 단편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 김자겸 K-water 해외사업처 해외사업PM
우리나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물 부족' 국가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 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에서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연간 1인당 물 사용 가능량이 1470㎥으로서 물 부족 국가군의 기준인 1700㎥에 못 미친다.

 

또한 OECD가 발간한 '2050 환경전망 (OECD Environemntal Outlook to 2050)'에서도 우리나라를 OECD 국가 중 물 부족이 가장 심각한 나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분명 우리나라는 물이 부족한 국가다.

 

그런데 일상생활 속에서나 경제활동 중에 물이 부족하면 엄청난 불편이 따를 뿐더러 심각한 지장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물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일까?

 

대다수 사람들은 수십 년 동안 물이 부족한지 모르고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물 부족'국가라는 사실에 의구심조차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에는 두 가지 명백한 이유가 있는 듯하다.

 

첫 번째 이유는 그 동안 수십 년에 걸쳐 상당한 양의 물그릇을 확보했다는 사실이고, 두 번째는 엄청난 양의 물을 외국에서 수입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물 수입'국가인 것, 아무도 몰랐던 사실

 

물 그릇 확보는 차치하고 대다수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물을 수입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물론 우리가 직접 마실 수 있는 물을 수입한 것이 아니라 물을 먹고 자라나는 농축산 생산물의 수입을 통해 간접적으로 수입한 것이다.

 

바로 '가상수'의 개념이 실제로 국민의 체감과 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가상수'는 농산물과 축산물을 키워서 가공하여 무역할 때까지 소요되는 물의 양으로, 소를 어릴 때부터 키워 도축하여 쇠고기 1kg으로 만드는데 1만 5415ℓ의 물이 필요하며, 쌀 1kg을 만드는데 2497ℓ의 물이 사용된다.

 

대략적으로 쇠고기의 경우에는 1만 5000배의 물이, 쌀의 경우에는 2500배의 물이 사용된다.

 

즉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 말한다면 쇠고기 1톤을 수입하는 경우, 물 약 1만 5000㎥의 물을 수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2012년 우리나라 주요 농축산물의 수입현황을 살펴보면 쇠고기는 약 26만 톤, 돼지고기는 약 28만 톤, 닭고기는 약 12만 톤을 수입했으며, 쌀은 약 63만 톤, 밀은 약 223만 톤 그리고 옥수수는 약 180만 톤을 수입했다.

 

△ 농축산물을 키워 가공, 무역 하는 데 소요되는 물을 '가상수'라 한다. 우리나라는 매년 135억㎥의 가상수를 수입하고 있다.

수입 밀 223만 톤, 물 36억㎥도 같이 들여온 셈

 

수입된 농축산물에 해당하는 가상수량을 대략적으로 계산해 보면, 2012년 한해 쇠고기 수입을 통해 약 40억㎥의 물을 외국에서 수입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수입된 밀 223만 톤은 어느 나라의 물 약 36억㎥을 수입한 것과 같은 효과다.

 

이렇게 위에서 언급한 6개 품목의 농축산물과 함께 수입된 가상수의 양을 계산하면 약 135억㎥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우리나라에서 1년 동안 가용한 물의 전체 양은 333억㎥ 으로 저수지와 댐을 통해 확보한 양이 188억㎥, 그리고 1년 동안 먹고, 마시고, 씻고, 변기 내리는 생활용수의 양이 불과 75억㎥(수자원장기종합계획, 2012)인 것을 생각하면 농축산물을 통해 수입된 물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이처럼 수입되는 가상수까지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실제 가용수량은 333억㎥이 아니라 가상수 135억㎥이 더해진 468억㎥다.

 

△ 매년 국내에 유입되는 가상수와 수자원 현황

미래 식량전쟁 대비, 식수원·식량자급률 확보해야

 

만약 지금과 같은 생활여건에서 수입되는 농축산물을 전부 우리의 국토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하면 과연 얼마나 가능할 것인가를 감안할 때, 농축산물의 수입을 통한 물의 수입이 우리의 식생활에 얼마나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동고서저라는 지형상의 약점과 여름철에 집중되는 강우 등 계절상의 편차를 극복하기 위해 가능한 물을 많이 저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전체 사용가능양의 절반 이상을 댐과 저수지에서 공급하고 있다.

 

더불어 그 간의 경제발전을 통해 높은 부가가치의 공업생산품을 수출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부가가치를 지니는 농축산물을 수입함으로서 모자라는 수자원을 추가로 확보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앞으로 예견되는 식량무기화를 대비한 식량안보 정책을 감안한다면 무조건 안이하게 농축산물을 수입만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비상시를 대비하여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방안과 함께 여기에 사용되는 물을 추가로 확보하는 노력도 같이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자겸

한국수자원공사 해외사업처 해외사업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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