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나라 폐기물 재활용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글ㅣ김은숙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본부장
김명화 기자
eco@ecomedia.co.kr | 2020-07-05 11: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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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관리는 발생, 배출, 수거, 재활용, 처리까지 각 단계별로 패러다임과 대책이 다르지만, 본고에서는 재활용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우리나라 폐기물 재활용의 경향을 통계수치로 살펴보고, 그에 맞추어 추진되었던 자원순환 정책의 흐름을 개괄할 것이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여 특히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정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자원순환 정책포럼 출범 배경
지난 4월 환경부가 자원순환 정책포럼 출범을 발표했다. 기존 폐기물 관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근본적인 개선전략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로 환경부 등 정부부처, 지자체, 유관기관, 시민단체, 관련업계 및 전문가가 함께 모였다. 

 

환경부가 이렇게 기존 제도와 정책에 획기적인 변화를 주기로 한 배경에는 기존 폐기물 관리시스템으로는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는 위기의식이 바탕에 있다. 최근 수년 간 우리 사회는 폐기물 수입증가, 1회용품 사용급증, 불법폐기물 적체 등 다양한 사건사고를 겪고 있지만 각 이해관계자의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환경부는 기존의 관행을 배제한 실효성 높은 대책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우리나라가 그간 폐기물 관리를 어떻게 실행해왔고 이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하는지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일 것이다.

 


2016년을 기준으로 EU에서는 45.7%의 폐기물이 매립되었고, 37.8%가 재활용1)되었다. 같은 해 우리나라 폐기물 재활용률이 85.7%2)이었으니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폐기물 종류별로 살펴보면 생활폐기물의 경우, 재활용 비율이 2005년에는 56.3%였고 매년 소폭 증감을 보이다가 2017년에 61.6%가 재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표1 참조). 

 

사업장폐기물의 재활용은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에 83.1%였던 재활용비율은 2017년에 88.7%였다(표2 참조). 사업장폐기물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건설폐기물은 거의 모두 재활용되고 있다(표3 참조). 





EPR 제도 개편 및 개선
이렇듯 우리나라의 폐기물 재활용 비율이 그동안 비교적 높을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1995년부터 시행된 쓰레기 종량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쓰레기 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이고 재활용품의 분리배출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였다. 그리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이하 EPR제도, EPR :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EPR제도는 2003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EPR 대상품목의 재활용량은 2002년 938천 톤에서 2017년 1,837천 톤으로 약 96%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3).

  

또한 2002년부터 시행된 빈용기보증금 제도, 2008년부터 시행된 환경성보장제(EcoAS : Eco-Assurance System of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 and Vehicles) 역시 각각 반복사용이 가능한 유리용기,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재활용을 촉진하는 제도로써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이렇게 품목별 특성이 반영된 맞춤형 자원순환 정책이 마련되어 있고 여타 선진국보다 높은 재활용 비율을 내세울 수 있다고 해도, 앞서 언급했듯 새로운 폐기물 관련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고, 기존 제도들로는 감당하기 힘들게 되었다. 

 

기존의 정책들이 획일화된 양적 재활용 확대를 지향했고, 이미 문제가 발생한 이후의 사후대책이 대부분이었다는 뼈아픈 진단이 내려졌다.

 


이에 정부는 생산단계에서 이미 재활용까지 고려한 제품 생산을 제도화하기로 했다4). 우선, 재활용 과정에서 문제를 유발하거나 재활용이 어려운 폴리염화비닐, 유색 페트병, 일반접착제 사용 페트병 라벨의 사용을 원천 금지했다.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는 표시를 의무화(그림1 참조)하여 소비자 선택을 통한 시장퇴출 및 친환경 상품개발을 유도하는 한편, EPR 제도를 개편하여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은 EPR 분담금을 차등화하기로 했다.


그리고 불량 재활용업체의 시장진입을 원천 통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PR 지원금 부당수령, 방치 폐기물 양산, 지역유착 업체 등에 대해 강화된 폐기물관리법 기준을 적용하고 검·경과 협력하여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아울러 재활용품 수요 창출을 통한 순환경제 모델 확산에도 힘쓸 예정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점은, 포스트 코로나를 미리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카페들은 매장 안에서 마시더라도 일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주고, 배달음식 이용이 늘면서 플라스틱 등 일회용 포장용기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의 안정적 처리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부상하고 있다.


2022년 1회용 컵 보증금제 부활
정부는 지난 2008년 폐지했던 1회용 컵 보증금제를 부활시켜 2022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5). 1회용 컵 사용량이 2007년 약 4.2억 개에서 2018년 25억 개로 증가한 반면, 회수율은 2009년 37%에서 2018년 5%로 낮아진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1회용 컵 회수율이 높아지고 재활용이 촉진되면 소각할 때보다 온실가스를 66% 이상 줄이고 연간 445억 원 이상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포장·배달음식에 제공하던 1회용 숟가락 및 젓가락 등 식기류 제공이 2021년부터 금지되며, 불가피할 경우 유상으로 제공해야 한다6). 대체가 어려운 용기·접시 등은 친환경 소재 또는 다회용기로 전환을 유도한다.


의료폐기물과 관련해서 현재로서는 수요가 증가하는 의료폐기물 전용용기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추가 생산에 문제가 없도록 검사기간 단축, 임시 보관창고 허용 등 제조 요건을 한시적으로 완화하여 수급안정화 조치를 실시하기로 한 바 있다7).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6월 5일 유엔개발계획(UNDP)의 전세계 실무자들에게 코로나19 대응 우수 성과와 의료폐기물 처리방안을 소개하는 온라인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철저한 의료폐기물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9년 환경정책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과 전문가의 중요도 인식차이가 나타난다. 국민들은 미세먼지, 수질개선, 대기오염, 환경오염 등의 순으로 최우선 환경정책을 꼽았다면, 전문가 집단은 미세먼지, 기후변화, 폐기물, 대기오염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 집단은 5순위에 자원순환을 꼽아, 폐기물문제와 자원순환에 대한 중요성을 비교적 상위에 두고 있다. 

 

언뜻 국민들에게 폐기물 문제와 재활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밀리는 것처럼 보이는 결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오랜 시간 분리배출과 재활용에 관심 가지며 실천해온 결과가 이미 내재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진다.

 

폐기물발생 억제와 자원순환은 특히 국민 여러분의 협조가 필요하다. 지금까지처럼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리며, 한국환경공단은 환경부와 함께 자원순환정책을 더욱 힘차게 추진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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