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 전문가 11인 탈퇴

정의당·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전문가검토그룹 참여전문가 11인 공동기자회견
재검토위 부실한 재검토과정 지적하며, 맹목적 공론화 폐기 촉구
박순주 기자
eco@ecomedia.co.kr | 2020-01-10 11: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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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경주환경연합>
[환경미디어=박순주 기자] 10일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는 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 전문가 포럼위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맹목적 사용 후 핵연료 공론화 일정에 대해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 김수진 충북대 특별연구위원,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의(이하 재검토위)가 지난해 11월 이후 34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검토그룹을 약 2개월간 운영해왔으나 사용 후 핵연료가 안고 있는 사회적 중량감과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한 가운데 겉핥기식 검토그룹 운영을 근거로 공론화를 밀어붙이려 한다”고 비난했다.

전문가 검토그룹은 시작부터 운영 내용에 실망한 전문가들이 탈퇴하는 등 10여명의 전문가들이 회의에 불참해왔고, 나머지 20여명 중 절반에 가까운 11명이 운영 과정을 지켜본 후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충북대학교 김수진 특별연구위원은 “불과 2개월의 요식적인 전문가 검토그룹 회의결과를 근거로 공론화를 계획하고 있는데, 무엇을 공론화할지도 모르면서 전국 공론화를 하겠다는 건 예산낭비이자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원자력안전연구소 한병섭 소장은 “현 정부가 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을 대하는 태도는 이미 해수 유입과 방폐물 방사능데이터 측정오류 등 부실한 부지선정과 운영으로 시민들의 불안을 일으키는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의 시행착오를 그대로 답습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녹색연합 석광훈 전문위원은 “영국, 미국 등 해외 선진국들은 기존의 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이 관련 부처별로 방만하게 운영돼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는 반성 하에 독립적인 국가차원의 관리위원회를 설립하는 추세”라며 “해외 사용 후 핵연료 공론화는 이러한 제도개혁의 결과물인데, 박근혜정부나 현 정부 모두 방만한 관리체계를 방치한 채 공론화의 겉모양만 모방하면서 헛발질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 전문가 검토그룹 참여 11인은 공동성명을 통해 “산업자원부의 임시 자문기구인 재검토위로는 계약된 간이용역과제 일정을 따라가기에 급급한 상황”이라며 “요식적인 재검토 과정과 이를 근거로 한 공론화 추진 계획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대안으로 “정부가 정작 서둘러야 할 일은 산자부, 과기정통부 등 부처별로 산하기관별로 방만하게 운영되는 사용 후 핵연료 관리체계를 일소하고, 국가차원의 관리위원회를 설립해 정책의 신뢰도와 지속성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갈등을 겪고 있는 월성원전의 이른바 ‘맥스터’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 확장계획은 산자부가 기존의 원전주변지역 보상체계를 성격이 다른 사용 후 핵연료 문제에 단순 적용하면서 발생한 민-민 갈등으로 체계적인 의사수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검토위는 1월 중으로 전문가 검토그룹의 일정을 완료할 예정이며, 이를 근거로 올해 중 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 전국 공론화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가 제출한 사용 후 핵연료 관리에 대한 권고안과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기본계획(이하 고준위방폐물 기본계획)’은 2029년까지 사용 후 핵연료를 포함한 고준위방폐물 처분부지 선정 등 집중형 중간저장시설, 영구처분시설의 건설을 담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공론화 과정은 공론화위원회 시작부터 민주주의적인 절차를 충족시키지 못해 반쪽짜리라는 비판을 받았다.

2013년 10월 당시 15명으로 출범한 공론화위원회는 위원 구성과 운영 과정에 문제제기를 한 위원 6명이 사퇴했고, 2029년 처분부지 선정이라는 비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더해 박근혜 정부의 공론화는 반발하는 원전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대화 없이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는 명분으로 계획을 밀어붙였다는 비판도 받았다.

당시 원전지역 주민들은 최종처분시설 준공 전까지 기존 저장수조에 밀집 저장된 사용 후 핵연료를 이른바 ‘건식’저장시설을 통해 원전부지별로 보관하는 방안에 대해 반발했다.

이 같은 비판에도 당시 정부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선정 절차 및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도 발의했지만, 국정농단 사태 이후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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