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가기후환경회의 제안 '미세먼지 대책', 그들이 강조한 특성과 거리 멀다!

글ㅣ이창석 교수(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김명화 기자
eco@ecomedia.co.kr | 2019-10-05 11: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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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지난주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국민제안 정책임을 강조하며 미세먼지 해결대책을 내놓았다. 고농도 미세먼지 계절을 집중관리하기 위한 특별대책이라고 한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500명이 넘는 국민정책참여단의 의견을 수렴하고, 2,6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기초자료로 삼았다. 게다가 100여 명에 달하는 전문가 의견수렴 후 이를 종합한 결과를 토대로 토론회를 거쳐 준비한 대책임을 밝히고 있다.

또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정책제안의 기본원칙을 국민이 체험할 수 있는 체험성, 기존의 통념 수준을 뛰어넘는 과감성, 과거 대책과의 차별성, 과학적이고 합리적 근거에 기반한 합리성, 현장 적용이 가능한 실천성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전 UN사무총장이 책임을 맡고 중량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였으니 그야말로 세계적 수준의 정책이 입안될 것으로 기대했다. 우선 오랜 기간 많은 분들이 당면한 환경문제 중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인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지속해 온 점에 대하여 해당 분야를 연구해온 사람 중 하나로서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하고 싶다.

그러나 국가기후환경회의가 강조하고 초호화 수준의 국가기구에 건 큰 기대와 달리 제안된 대책은 매우 어설퍼 보인다.

우선 고농도 미세먼지 계절 집중관리 대책임을 강조하였는데, 왜 고농도 미세먼지 계절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이 계절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배경이 우리가 경유차를 많이 타서인지, 산업 활동이 더 활발해서인지 아니면 우리가 이 계절에 전기를 더 많이 사용해서인지 그 근거에 대한 설명이 어디에도 없다. 체감성은 아직 그 계절이 오지 않았으니 지켜볼 일이다.

기존 통념 수준을 뛰어넘는다는 과감성에 대해서도 동의하기 어렵다. 미세먼지 문제를 포함한 환경문제는 오염물질의 발생량이 해당 지역이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설 때 발생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접근할 때 일반적으로 그 발생원과 흡수원 사이의 기능적 관계를 검토한다. 이에 IPCC 같은 국제기구도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그동안 주로 감축을 위한 대책을 논의해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실가스 배출원과 흡수원 사이의 균형유지로 관심을 옮겨가는 추세다.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정책제안의 기본원칙으로 강조한 통념 수준을 넘어선 과감성, 과거 대책과의 차별성 그리고 과학적 합리성을 갖추려면 적어도 이런 수준의 검토는 있어야 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어디에도 강조한 단어들을 입증할 만한 수준의 대책은 보이지 않았다.
그림1. 유럽의 PM2.5, PM10 2차 생성물의 분야별 배출기여도. 배출원 수집체계가 우리나라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천성에도 많은 의문이 남는다. 미세먼지는 지역에 따라 발생원이 차이를 보이고, 산업에 따라서도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차이를 보이지만(그림1) 제안된 정책의 어디에도 이런 점에 대한 검토가 없고 두루뭉술하다. 목표가 이렇게 불분명한데 그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으로 기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가에서 발표한 미세먼지 발생량 정보가 전체 발생량에 대한 수도권 발생량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고려할 때 크게 신뢰가 가지 않지만 그것을 믿어보면 2차 오염물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2차 오염물질은 대부분 기체성 오염물질로서 식물에 의해 흡수가 가능한 물질이 많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대책으로 식물을 이용한 흡수를 중요한 대책 중 하나로 포함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어떤 지역에서 숲이 차지하는 면적이 지역민의 건강과 수명까지도 결정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만큼 인간과 환경의 건강을 지키는 데 있어서 숲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의 선진국들도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대책으로 건물녹화는 물론 거리의 벤치에까지도 식물을 입혀 흡수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와 가까운 중국만 해도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성하는 숲의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미세먼지 흡수에 따른 식물 피해를 우려하는 고마운 분들도 있다. 그러나 많은 식물, 특히 대기오염에 내성을 갖는 식물들은 문제가 되는 물질을 거르고 해독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많은 경우 우리가 오염물질로 분류한 물질을 식물의 삶에 유용한 물질로 바꾸는 능력도 갖추고 있으니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다만, 지금까지와 달리 식물이 원하는 장소에 심어주기만 하면 된다. 도시 주변의 높은 산에 올라가 우리의 도시를 한번 들여다보자. 인공구조물이 차지하는 면적이 큰지 아니면 숲이 차지하는 면적이 더 넓은가.

아마도 대부분의 도시에 숲보다 인공구조물이 차지하는 더 넓을 것이다. 게다가 인공구조물은 높이까지 높아지고 있으니 그것을 면적이 아니라 체적으로 비교하면 양자 사이의 차이는 훨씬 더 커질 것이다. 그렇다 보니 식물이 아무리 오염된 공기를 걸러내도 우리가 숨 쉬는 대기 중에 그들이 남아돌며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도시는 대부분 분지에 성립해 있다. 따라서 그곳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를 비롯한 오염물질을 수평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도시의 고밀도 개발은 도시에 기온역전층을 형성하여 수평적으로 갇힌 도시에 뚜껑까지 덮어씌우는 형국을 유발하며 발생한 오염물질의 확산을 저해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식물은 기후조절 기능을 발휘하여 그 뚜껑을 열어젖히며 오염물질 확산에 기여한다.
 

▲ 사진1. 식물은 잎의 기공(왼편)을 통해 입자 크기가 작은 대기오염물질은 흡수하여 제거하고, 그 크기가 큰

물질은 잎에 나 있는 털(오른편) 등을 이용해 붙잡아 활동하지 못하게 하며 대기를 정화한다. 

 

식물은 넓은 표면적을 활용해 입자 크기가 커 흡수를 못한 미세먼지를 붙잡아두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사진1 참고). 또 추운 겨울이 되어 잎을 떨어뜨리면 줄기에 난 피목이라는 틈을 통해서도 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다. 그 큰 회색의 덩치에 녹색의 식물 잎을 입히는 것이 무엇보다도 빠르게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여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중요한 미세먼지 해결의 수단으로 채택하고 있는 흡수원 대책이 결여된 미세먼지 해결책은 이전의 대책과 다르지 않아 과감성과 차별성이 결여되어 있고,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일반적으로 채택되는 대책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며 과학적 합리성도 갖추지 못한 하책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 그림2.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세계 여러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보여주는 지도.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는 북미 및 유럽 선진국들과 비교해 크게 높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남미 및 아프리카 국가들과 유

사한 높은 농도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국가별 미세먼지농도 수준(그림2)을 주목해주기 바란다. 흡수원 대책까지 아우른 종합적 미세먼지 대책을 갖춘 북미 및 서유럽 선진국들과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 수준을 비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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