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혈병 피해자에 사과…7년간 긴 싸움 끝나나

14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기자회견 통해 '합당한 보상' 약속
문슬아
msa1022@naver.com | 2014-05-14 12: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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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반도체노동자의 인권과 건강지킴이, 반올림'

 

삼성전자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린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겠다고 14일 밝혔다.

 

이에따라 영화 '또하나의 약속'의 실제주인공, 2007년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 여성 노동자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이후 7년간 끌어온 백혈병 문제 협상에도 청신호가 켜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권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 가족과 반올림(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지난달 9일 제안한 내용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 사업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백혈병 등 난치병에 걸려 투병하고 있고, 그분들 중 일부는 세상을 떠나셨다. 삼성전자가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직원들의 노고와 헌신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고통을 겪으신 분들이 계셨다. 정말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분들과 가족의 아픔과 어려움에 대해 저희가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을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삼정전자는 또한 발병 당사자와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업재해 소송에서 보조 참가 형식으로 관여해온 것도 모두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그동안 위임장 문제 등으로 협상에 큰 진전을 보지 못했던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의 협상이 이날 발표로 인해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체적인 보상 범위와 규모 등 난제가 많아 협상 타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은 "제안해주신 바에 따라 어려움을 겪으신 당사자, 가족 등과 상의 하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3의 중재기구가 구성되도록 하고, 중재기구에서 보상 기준과 대상 등 필요한 내용을 정하면 그에 따르겠다"고 밝히며 가족과 반올림, 심 의원 측에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또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기관을 통해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안전 보건 관리 현황에 대해 진단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초 고 황유미씨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개봉하면서 그동안 불거졌던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를 향한 국민적 관심이 확대됐다.

 

황씨 부친의 7년간의 긴 싸움은 2007년 3월 황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후 그해 6월 산업재해 유족급여를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그해 11월 반올림이 발족했고 백혈병 피해자들의 산업재해 신청과 행정소송 등이 잇따랐다.

 

지난해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으로 숨진 다른 여성노동자들에 대해 산업재해가 인정되고, 반올림에서는 삼성전자의 공식입장을 끊임없이 촉구해 오면서 삼성전자의 공식입장 발표가 점점 더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반올림과 처음 본 협상을 시도한 바 있으며, 백혈병 문제와 관련해 경영진이 공식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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