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곧 조직의 경쟁력이다

불경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 높여야
온라인팀
eco@ecomedia.co.kr | 2014-09-04 13: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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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겸 K-water 해외사업 PM

환경미디어에 컬럼을 연재한 이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컬럼을 보고 격려를 해주신다. 매우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세 사람 중의 한 사람은 그래서 결론이 무엇이냐고 물어 본다. 내 나름대로 결론을 제시했지만 그 분들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논문과는 다르게 컬럼을 쓸 때 나는 구체적인 결론을 최대한 유보한다.  

 

컬럼을 쓰는 목적이 우리가 관행적으로 생각하는 것들에 대한 문제 제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결론은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결론까지 내린다면 그것은 나의 경우에 대한 결론이지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에 대한 각자의 솔루션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글도 혹시나 그런 비판을 받을까봐 걱정이 된다.

 

경쟁력, 그게 뭐죠?

 

이번에는 무기력한 물산업 경쟁력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2008년 이후 세계적인 불경기 탓도 있겠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물산업이란 단어가 아예 없는 것 같다.  

 

누구도 물산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도 없고, 불경기 속에서는 무엇을 하고, 경기가 회복된 이후에는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담론도 없으며, 마치 푹 꺼진 땅처럼 어느 순간에 물산업이 사라진 듯하다.

 

과연 물산업은 없어진 것일까? 물산업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산업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하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는지? 그 경쟁력이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뛰어다니던 사람들은? 

 

언젠가는 돌아올 그 날을 위하여 우리는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어떤 산업이든 살아남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경쟁력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말문이 닫힌다.

 

리더십, 제품, 서비스, 가격 등 모든 면에 있어 경쟁력이 필요하지만, 과연 경쟁력의 바탕을 이루는 핵심사항은 무엇일까?  

 

내 생각에 물산업과 같은 서비스산업에서는 속도가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속도는 상대적인 개념으로서 다른 사람이나 기업과 비교가능한 지표이고, 다른 것의 원인이 아니라 모든 행동에 대한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속도가 빠르면 단위 시간당 더 많은 양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뿐더러, 남보다 일찍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선점의 효과가 있다. 따라서 속도가 빠르면 경쟁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위 내시경 하나에도 경쟁력?

 

지난 달, 대전의 어느 종합병원에서 정기건강검진을 했다. 작년에는 다른 병원에서 했는데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단골병원으로 돌아온 것이다. 검진 받는 사람 수도 평소와 비슷하고 간호사 중의 몇 사람은 익숙한 얼굴도 있어 편안한 느낌으로 검진에 들어갔다.

 

그런데 조금 지나니까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꼈다. 예년에는 시간이 걸리는 항목은 잡지를 좀 읽어야 차례가 돌아오곤 했는데 잡지를 들기가 무섭게 이름을 불러대는 것이었다.  

 

그리고 순서도 일상적인 순서가 아니라 어떻게 알았는지 자리가 비는 곳으로 배정되다 보니 정신없이 불려 다니다가 검진이 끝났다. 끝난 시각이 아침 10시가 채 안되었으니까 위내시경까지 포함하여 약 1시간 40분 정도 걸린 것이다.  

 

우선 기분이 좋았다. 동시에 지난해 다른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으려 질질 끌면서 우왕좌왕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결심했다. 다신 거기 안가고 이 곳만 오리라. 마음이 푸근해 지면서 오후로 미루어 놓았던 일들이 생각났다.

 

아마 이런 것이 검진센터의 경쟁력이 아닐는지? 생각해 보면 올해의 검진을 했던 곳은 몇 가지 특징이 있었다.  

 

첫 번째는 각 항목 담당 간호사들이 자신이 할일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는 잘 짜인 검진경로와 함께 현장에서 그때마다 빈틈을 메워주는 책임자가 돋보였다. 세 번째는 대기 상황에서 간호사간 서로 활발하게 말을 주고받았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나를 담당한 간호사는 신속하게 검진을 하고, 검진표가 가장 적은 항목에 내 검진표를 꽂아 둔다. 그러면 검진이 끝나면 간호사가 다른 간호사에게 진행상황을 물어보고 다음 장소를 선정한다.  

 

혹시 간호사들이 바빠서 내가 잡지를 오래 보고 있는 듯 하면 책임자가 와서 이름을 확인하고 상황을 체크한다. 필요한 경우 검진항목을 바꾸어 준다.

 

경영전문가들은 이 상황을 아마 이렇게 정리할 것 같다. 조직에서 속도를 높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려면, 첫 번째는 유능한 인적자원이 확보돼야 하고, 두 번째는 자원을 활용할 효율적인 시스템이 있어야 하며, 세 번째는 활발한 소통체계 구축으로 예기치 못한 상황이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빠른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이 시점에서 한번 돌이켜 보자.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조직이 남보다 나은 경쟁력을 가질만한 속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세상의 누군가는 7570㎥/일 규모의 담수화설비를 주문받은 지 46일 만에 현장에서 설치하여 통수시켰다고 자랑하는데 나는 며칠 만에 완성시킬 수 있는지?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는데 여러분은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하고 있는지? 기업이나 조직은 주어진 자원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물 흐르듯 자원이 흘러가게 만드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  

 

혹시 흘러가다 막히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냥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경영진과 현장 간, 그리고 각 구성원들 간의 소통은 원활히 진행되고 있는지?

 

조직의 경쟁력은 개인 하나만 잘한다고 해서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시스템만 잘 갖춰져있다고 해서 생겨나는 것도 아닌 것이다.  

 

개인과 시스템 그리고 둘을 연결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합쳐져야 남보다 나은 속도를 가질 수 있고 경쟁력으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불경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또 언젠가는 돌아올 회복기에 우리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도 지금의 경쟁력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할 시기이다. 

 

김자겸 K-water 해외사업처 해외사업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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