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 태풍 방패막이를 허무는 일!

가덕도를 포함한 섬들, 지진과 해일 완충지 역할
김명화 기자
eco@ecomedia.co.kr | 2021-02-28 13: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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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환경영향평가는 각종 개발의 진행과정과 개발 후 탄생하는 인위시설이 운용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스트레스를 지역의 환경용량(space capacity)이 수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해당지역의 생물과 그들의 서식지에 해당하는 비생물 환경이 조합된 생태계 현황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가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그 다음에는 개발로 인해 달라진 환경을 가정하고, 개발 후 남겨진 자연생태계가 달라진 환경에서 견뎌낼 수 있는지를 예측·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사업을 실시하는 목적은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시설을 도입하여 생활환경을 확보하고 개선하되 자연환경이 크게 손상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기능을 유지하여 인간의 생명을 담보하는 생존환경을 지켜내는 데 있다. 따라서 이러한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가 도입하는 인위시설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손상되는 경우에는 남아있는 자연에 그 영향이 미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준의 복원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또 개발 후 도입되는 인위시설에 대해서는 그 규모, 종류, 영향 범위, 특성 등을 고려하여 그것이 운용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스트레스를 예측해내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그 정보를 지역의 환경용량과 비교하여 그 정도의 환경스트레스를 지역의 생태계가 수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여 개발 가능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나아가 새로 개발된 인위시설이 야기하는 환경스트레스가 지역의 환경용량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 이내의 것이어도 예상하지 못한 스트레스의 발생에 대비하여 개발사업지 주변의 자연생태계에 대한 보존 및 관리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다양한 생물들과 그들의 서식기반이 조합하여 이룬 생태계는 각 구성원이 이루는 조화로운 관계를 통하여 항상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조화로운 관계체계에서 우리 인간이 의외의 변수로 등장하여 그 균형을 깨뜨리면서 환경문제를 낳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는 이러한 환경문제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지역의 생태계가 보유하고 있는 수용 능력을 평가하여 균형을 유지할 수 없는 수준의 개발을 제한하여 토지이용 차원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이다.


국가가 법으로 정한 이러한 환경영향평가제도의 기준에 근거하여 신공항 건설 예정지 가덕도의 환경을 점검해보자. 신공항 건설 예정지를 중심으로 환경영향평가의 공간적 범위에 포함되는 구역 내에는 해식애 3지소, 토르 1지소 및 시스텍 2지소를 포함하여 지형보전 1등급 지소가 6개 있다.

 

▲ 그림 1. 가덕도 주변의 생태적 중요성을 보여주는 지도 (영남일보 자료에서 수정).

 

식생 측면에서는 생태자연도 1등급지에 해당하는 동백군락이 분포하고, 구렁이, 표범장지뱀 및 맹꽁이가 포함된 3종의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천연기념물 179호로 지정된 철새도래지가 있다(그림 1). 이러한 생태정보는 이곳이 국가가 지정한 제도상으로 개발이 절대 불가능한 지역임을 입증해주고 있다.


제도상에 포함된 이러한 요소 외에도 이곳이 개발되면 안 되는 몇 가지 요소가 더 있다. 우선 다도해의 의미를 검토해보자. 우리나라의 남해안과 서해안은 하천 침식을 받은 지역이 해수면 상승이나 지반의 침강으로 침수되어 형성된 리아스식 해안이 분포하며 다도해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은 해안선의 출입이 매우 복잡하고, 해양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자연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섬에 적응하는 생물 종은 한정되어 있어 섬은 종 다양성이 매우 낮고, 군락 또한 단순한 형태로 외부의 교란에 파괴되기 쉽고 회복 또한 어렵다. 또한 섬 지역은 그 면적이 좁아 종 다양성이 낮아 갑작스런 환경변화에 쉽게 변화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섬들은 지형과 지질이 독특하고 미관이 수려하여 해당지역의 자연생태계를 대표하는 독특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도서는 섬의 독특한 환경에 적응된 고유종이나 희귀종들의 비율이 비교적 높고, 이러한 동·식물의 서식지, 번식지 또는 중간 기착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인간의 삶을 위해서도 이러한 섬들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는 여름철이면 매년 태풍을 경험한다. 바다에서 발생한 태풍은 육지에 도달하면 동력을 잃고 소멸한다. 태풍이 발생하는 바다와 육지 사이에 기압, 기온, 물 순환 등의 차이도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태풍의 진로를 가로막으며 힘을 빼는 표면의 거칠기 차이일 것이다. 

 

따라서 태풍은 바다와 비교해 표면 거칠기가 큰 육지에 도달하면 동력을 잃고 소멸한다. 다도해는 이와 같이 태풍피해를 완충해주는 기능도 갖는다.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가덕도 개발은 이런 태풍의 방패막이 하나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구 전체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90%가량이 집중되어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가까이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 강도가 아주 강한 지진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전보다 자주 지진 소식을 접하고 있다. 

 

지진은 지진 그 자체가 주는 피해도 크지만 일본과 인도네시아 사례를 통해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지진해일로 이어질 때는 그 피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런 지진해일의 피해 또한 완충해 줄 수 있는 것이 가덕도를 포함한 섬들이다.


가덕도 인근의 낙동강 하구 지도를 보면 아주 독특한 지형을 관찰할 수 있다. 을숙도, 진우도, 신자도, 장자도 등과 같이 섬으로 불리는 섬들도 있지만 대마등, 맹금머리등, 백합등 등과 같이 등으로 이름 붙여진 섬들도 있다. 육지에서 하천을 타고 쓸려내려 온 모래가 바다의 밀물과 함께 작용하며 빚어내는 살아 움직이는 섬들이다.


이러한 섬이 처음 출발할 때는 수송나물이라는 식물이 정착하여 모래를 모은다. 그 식물 주변에 모래가 쌓여 모래무덤 크기가 커지면 우산잔디가 등장하여 마치 초가지붕을 안전하게 동여매는 새끼줄처럼 그 모래무덤을 촘촘하게 묶어 준다.


이렇게 하여 모래무덤이 안정되어 가면 좀보리사초, 통보리사초, 갯메꽃 등이 정착하고 버드나무가 정착하는 경우도 있다. 이쯤 되었을 때 긴 주기로 오는 큰 홍수가 나면 이들 식물이 대부분 사라지고 다시 앞서 언급한 식생의 변화가 일어난다. 즉 순환천이(cyclic succession)라는 독특한 생태적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미지형과 식생의 다양성은 생물다양성의 바탕이 되어 이 지역은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자리잡고 있다. 10여 년 전 이곳에서 가까운 창원에서 습지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이 주관하는 람사르 총회가 열린 적이 있어 이러한 내용은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따라서 세계는 지금 우리의 이러한 원칙 없는 개발을 지켜보고 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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