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의 한국사회 정착 이대로 좋은가?

시혜적 지원보다 편견 줄이는 지원 필요해
온라인팀
eco@ecomedia.co.kr | 2014-06-16 13: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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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범진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 이사장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백의민족, 단일민족'임을 내세우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 단일민족이라는 말은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

 

특히 산업화 이후 유입된 이주민 노동자들과, 농촌총각 결혼문제 해결을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 등에서 많은 여성들이 유입됐다.

 

또한 통신기술의 발전과 급속도로 진행되는 세계화를 통해 국제결혼 건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반세기 넘게 분단상태가 지속되면서 탈북자 인구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백년 전, 아니 불과 이삼십년 전의 우리사회와 지금의 모습은 너무나도 다르다. 이른바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가 시작된 것이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세기 후반부터 저출산 및 농촌총각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필리핀,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등 여러 아시아 국가로부터 결혼이주여성이 꾸준히 국내에 들어왔다.

 

2007년 이미 국제결혼 비중이 전체 결혼의 11.1%에 달했고, 농.임.어업 종사자 기혼남성의 40%가 외국 여성과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2015년경에는 다문화 가정의 아동이 전체 취학 아동중 1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사회에 진출할 나이가 됐다.

 

편견을 줄이기 위한 지원이 필요해

다문화 시대로의 변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 되었지만, 아직 우리들 스스로는 정작 이런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준비가 돼있지 않은 것 같다.

 

다문화 가정내에서의 고부갈등과 폭력문제 등은 심각하며, 이혼 건수도 전체 이혼건수에 비해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여전히 외국인에 대한 차별의 시선이 존재함을 부정할 수 없다.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는 다문화 가정의 적응을 돕고자 여러 가지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다문화 가정의 정착을 위해 큰 도움이 되고 있지는 못하다.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다문화라는 말은 '너희는 못났다'라는 낙인과 같다. 다문화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지 누가 누구보다 못하다라는 말이 아니다.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이 다양한 문화를 가진 이주민들을 같은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차별적 인식을 조금씩 고쳐준다면 다문화라는 말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지 않을까. 한국의 다문화사회를 일구는 일은 끝이 어딘지 알 수 없는 먼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아직 우리사회는 우리와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거부감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 다문화지원센터 등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들은 주로 한국어교육이나 요리교실 등 국내이주 여성들 위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일방적인 한국문화 주입식 교육에 불과하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다문화 가정을 기본적으로 우리와 다른 특별한 집단으로 간주하고 온정적 차원에서 지원해주려는 것은 오히려 서로의 거리감을 줄이는데 걸림돌이 된다.

 

또한 그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정책과 서비스가 계획되는 경향이 있어 이 또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다문화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나이 든 사람들이야 어쩔 수 없다 손 치더라도 앞으로 본격적인 다문화 시대를 이끌어나갈 청소년들이 기성세대의 행동을 답습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어린아이들을 보면 유아 때는 문화적 차이에 대한 거부감이나 편견이 거의 없지만 청소년기로 접어들수록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해 자각하고 배타적인 모습을 보인다.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아동들은 의사소통의 어려움, 피부색으로 인한 차별, 학업성적 저하, 친구 관계 형성의 어려움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겪고 있다.

 

부모가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서툴고 익숙하지 않다보니 자녀들도 언어와 학교성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고 자연스레 또래 친구들로부터 무시당하거나 따돌림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서로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아이들은 처음에 서먹하더라도 같이 뛰놀고 같이 공부함으로써 자연스레 금방 친구가 된다. 따라서 어린 아이들이 함께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조기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다문화 가정을 들여다보면 보통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가족간의 친밀도가 낮은 실정이다.

 

맞벌이 부부도 많고 이혼으로 인해 어머니 혼자 어렵게 자식을 키우는 가정도 많다. 이런 가정의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집안에서도 점점 외톨이가 되어갈 수 밖에 없다.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의식의 변화 있어야

 

지난해 7월 '환경보호 및 학교폭력방지를 위한 사제동행 표어.걷기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이 행사에 참가한 한 다문화가정의 최평(돈암초 학부모)씨는 중국 출신으로서 몇 해 전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살림을 위해 일을 하느랴 평소 자녀와 대화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한다.

 

그녀는 걷기대회를 마치고 '이런 행사를 통해 아들과 함께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해 듣는 사람들의 코끝을 찡하게 했다.

 

이렇듯 다문화 가정의 안정적인 한국사회 정착을 위해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일방적인 동화정책이나 시혜적인 접근보다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더라도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은 불가피한 현상이며, 또한 현재 발생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하루아침에 해결되기도 어렵다. 하지만 국민 모두가 조금씩 의식을 전환하고 뜻을 모은다면 결코 요원한 일은 아닐 것이다.

 

대한교원조합서울지부(문창운지부장)과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은 2012년부터 매년 다문화 가정과 함께하는 역사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개최하여 왔다.

 

2012년에는 신라문화권(경주), 13년에는 백제문화권(부여)을 탐방하면서 다문화가정 학부모와 자녀들이 한국에 대해 조금 더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던 뜻깊은 행사였다. 올해에는 서울시교육청의 후원으로 여름방학을 이용해 경기도 여주의 영릉, 민비생가, 신륵사와 양평의 용문사 등 역사문화유적과 농촌체험학습을 겸하는 1박2일의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부모와 학생이 함께 참여해 내국인 아동과 쉽게 가까워질 수 있는 현장농촌체험학습을 통해 다문화 가정 정착에 조금이나마 밑거름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뜻을 모아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다문화 사회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유범진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 이사장 / 칼럼니스트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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