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활강경기장 가리왕산 아니어도 된다

환경단체, 국제스키연맹 '2RUN' 규정 발견 문제될 듯
문슬아
msa1022@naver.com | 2014-05-16 1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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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스키연맹(FIS)은 '2Run' 규정

표고차 800m 충족 못할 경우 350m~450m 슬로프 두 번 걸쳐 경기

 

△ 14일, 녹색연합, 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 등 환경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FIS 규약집에서 개최국 여건에 따라 표고차 800m를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는 규정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녹색연합)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활강경기장으로 강원도 정성 가리왕산이 최종 확정된지 2년째다.

 

강원도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그동안 표고차 800m, 평균경사도 17도, 슬로프 길이 3km 등의 알파인활강스키 경기장 규격 규정을 들면서 국내에 표고차 800m를 충족시키는 곳이 가리왕산뿐이라는 주장을 내세워왔다.

 

산림청 '대안검토위원회'는 사후 복원을 전제로 가리왕산 중봉 일대의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해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복원에 관련된 예산과 인력이 실제로 확충되지 않았고, 복원가능성도 또한 희미해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의 반발이 계속돼왔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평창동계올림픽 활강겨기장을 가리왕산에 신설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녹색연합, 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 등 환경단체들은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스키연맹 규약집에서 개최국 여건에 따라 표고차 800m를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명문화 돼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제스키연맹(FIS)은 기후와 지형조건 등으로 동계올림픽 개최가 여의치 않은 국가들의 문호를 열기 위해 여건상 표고차 800m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350m~450m 표고차 슬로프에서 두 번에 걸쳐 경기를 하고 합산해서 순위를 매기도록 하는 '2Run' 규정을 만들었다.

 

이 규정대로라면 용평이나 하이원 등 강원도 내 스키장에서도 충분히 경기가 가능하다.

 

이로써 강원도와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제시해 왔던 '가리왕산 외에는 활강스키장 국제규격을 만족시키는 곳이 없다'는 주장의 명분이 사라졌다. 그동안 강원도를 비롯해 산림청이나 환경부 등 국가기관 어느 한곳도 지금까지 '2Run' 규정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활강스키장 조성지역 선정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강원도가 국제규정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물론 제대로 된 복원계획도 없이 500년 이상 보호해 온 원시림을 파괴하고, 10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려고 하는 태도는 용납받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법적 조치와 국제사회를 향한 호소, 국민적 연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원도가 환경친화적인 올림픽을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리왕산, 올림픽 이후 복원사업 가능성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들어 

 

가리왕산은 우리나라에서 7번째 높은 산으로 1500m 이상의 높이를 자랑한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고르게 분포함은 물론, 500년 이상의 나무에서부터 아기주목, 청년주목 등 다양한 식생들이 세대를 이루는 거의 유일한 숲이다.

 

동계올림픽조직위는 가리왕산 장군목 등 중요한 부분을 피해 일부분에만 스키활강장을 건설할 계획이며 사후 복원을 철저히 하겠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우이령 사람들의 이병천 박사의 주장에 따르면 생태계는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개발 부분 외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태고적 조건이 파괴되기 때문에 사후 복원 조치를 하더라도 실제적인 복원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1972년 삿포로 올림픽 당시 아이화산 국립공원에 알파인 활강경기장을 건설했다. 이병천 박사에 따르면 당시 나무를 베어내는 데만 폭탄 5톤이 사용됐다. 당시 '사후복원' 전제에 따라 30년동안 아이화산 복원사업을 진행했으나

"복원은 불가능하며 다만 조림이 가능할 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박사는 우이령사람들 제작 영상을 통해 "활강 경기장이 지어지면 설포용 물이 어마어마하게 필요해 편의상 가리왕산의 물을 계속 퍼낼 수밖에 없게 된다. 이 경우 지하수위가 낮아지면서 야생화를 비롯한 대부분의 표면 식물들이 전멸하게 된다"고 밝혔다.

 

△ 우이령사람들 대표 이병천 박사(사진제공 녹색연합)

또한 올림픽 경기 이후에 가리왕산의 식생을 복원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회의감을 표했다.

 

그는 "복원은 이전 조건에 맞춰서 그곳의 자연식생을 그대로 옮기고 심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경기장 건설 이후에는 식생 조건 자체가 변하기 때문에 같은 식물을 옮겨놓는다고 해도 70~80%는 살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병천 박사는 "스키장의 넓이가 중요한게 아니라 스키장이 들어서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덕유산과 같이 이미 개발된 지역의 경기장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미디어 문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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