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물 한 방울도"… 마른 장마에 강바닥 드러내는 저수지 "심각"

우리나라 강수량 6월∼9월에 집중
대부분 바다로 흘러들어 이용 가능한 수자원 총량 26% 수준
김명화 기자
eco@ecomedia.co.kr | 2019-07-10 14: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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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마둔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전국적으로 저수지의 물이 바닥을 보이고 있는 형편인데 마른장마로 가뭄의 장기화가 예고됐다. 경기도와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최근 경기도 내 338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42% 정도로 급감해 평년 80%의 절반가량으로 줄어들었다.

주요 저수지의 저수율을 보면 도내에서 가장 큰 용인시 이동저수지 저수율은 36%로 평년 평균 저수율 59%보다 23%P 떨어졌다. 안성시 마둔저수지는 19%, 고삼 26.6%, 금광저수지는 27%로 각각 평년 평균 저수율보다 20∼30%P 낮아진 상태다. 이밖에 파주 마지 14.7%, 기산 28%, 포천 산정 16.2%, 광주 도척 20.3%, 화성 기천 38%, 연천 백학 35% 등으로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경기도의 낮은 저수율은 지난달 시작된 장마가 남부지역에만 비를 뿌렸기 때문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한국농어촌공사경기지역본부 관리 저수지 누적 강수량은 평균 195㎜로, 평년 같은 기간 453㎜의 43%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한반도 지역은 전통적으로 동아시아의 계절풍 권역에 들어가며, 여름철, 특히 장마철에 연평균 강수량의 약 30% 이상이 집중돼왔으나 2010년대 이후부터 마른장마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내일과 모레 비 소식이 있긴 하지만 워낙 가물었던 탓에 해갈에는 못 미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남부지방은 오전부터, 중부지방은 오후 늦게부터 30~60밀리미터(mm) 이상의 비가 오고, 영동지역은 200mm 이상의 비가 오는 곳도 있겠으나 전국적으로 강수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마저도 11일 오후부터 비는 대부분 그치고 장마전선 역시 다시 일본 쪽으로 내려가면서 마른장마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후 17일까지 비 소식은 없다. 가뭄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장마철에 비가 내리지 않게 된 주요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우선 꼽는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장마철 장마전선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상 시기가 늦춰지기 시작했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여름철 극지방의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극지방과 가까운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몽골의 대륙성 고기압 등이 강해져 북태평양 고기압의 상승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이와 함께 열대 몬순지역에서 열대성 저기압과 태풍 등이 예년보다 빨리 형성, 일본 쪽으로 진출해 수증기를 공급하면서 장마전선이 일본 지역에 고착화되고 대량의 호우를 퍼붓는 현상이 반복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일본 서남부 대폭우와 함께 올해 규슈 남부에 10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며 침수피해가 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에 반해 한반도 지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른장마로 인한 물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충북지역 183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49.7%로 80%를 웃돌았던 평년보다 30% 포인트 넘게 빠져 있다. 수리시설을 갖추지 못한 곳에서는 가뭄과의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대형 물통을 실은 트럭을 개울가에 대고 양수기로 물을 퍼올리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나라는 6월∼9월에 비가 집중되어 내린다. 그러나 수자원으로 이용하기도 전에 대부분 바다로 흘러들어 이용 가능한 수자원 총량은 26%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만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느 때 같으면 장마가 시작돼야 하지만 장마전선이 남쪽에 머문 상태로 올라오지 못하면서 중부지방은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올해 처음 폭염주의보도 발령이 됐다. 작년 전국 평균 폭염(하루 최고기온 33도 이상) 일수는 29.2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고, 지난해 8월 1일에는 서울이 39.6도, 강원도 홍천이 41.0도로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당장의 폭염에 대해 달리 뾰족한 대책은 없다. 적응하는 수밖에. 정부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여러 대책을 세우고 있으나 모두가 폭염 자체를 줄이는 대책보다는 잘 적응하기 위한 대책이다.

폭염을 비롯한 기상이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라면, 결국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뜨거워져 가는 지구를 식히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런데 기후변화 대책의 가장 큰 어려움은 대책을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행동하지 않는 것이다. 그동안 자연을 훼손하고 지구에 부담을 주면서 유지해왔던 편리했던 생활방식을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환경부에서 2040년까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내연기관차를 퇴출하겠다는 산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며 퇴짜를 받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기후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지만, 생활방식을 바꾸어야 할 최우선 과제도 실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가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2003년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한국을 물 부족국가로 분류했다. 재생 가능한 수자원의 양이 1인당 1000㎥ 이상∼1700㎥ 이하로, 1인당 활용 가능한 수자원 양이 1452㎥여서 물 부족 국가에 포함이 됐다. 폭염에 타들어가는 가뭄까지 심화되는 상황에서 물을 아껴서 쓰는 작은 실천은 작지 않은 위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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