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NO Make-up 수소 경제

수소 에너지에 대해 알아야 할 몇 가지 사실들
김명화 기자
eco@ecomedia.co.kr | 2019-02-07 1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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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석희 전남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대한환경공학회지 부편집위원장

현 정부는 ‘수소경제’를 주요 에너지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수소경제’는 2001년 미(美) 부시 정부의 주요 에너지 정책으로써, 이듬해에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의 ‘수소혁명’이라는 책이 출간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은 2005년 노무현 정부가 수소경제 마스터플랜을 계획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그 이후로 관심이 시들해졌으나 13년이 경과한 지금에서야 다시 수소경제 정책이 부활하는 듯하다. 이 글은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 대한 비판 의도가 없음을 밝힌다. 다만, 새롭게 부상 중인 수소 관련 정보를 왜곡됨이 없이 보다 정확하고 과학적인 차원에서 짚어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언급하고자 한다. <글쓴이 주> 

 

정석희 교수의 연구실(환경에너지융합연구실)에서 테스트

중인 수소 생산 반응조. 사진(上) 케일 업을 위한 대용량 반응기,

사진(下) 과학적 연구를 위한 소형 반응기.

원전 6.5개가 생산하는 에너지량이 우리가 버리는 폐수를 통해 하

수로 방출되고 있으며, 이를 처리하기 위하여 엄청난 에너지가 소

모되고 있다. 정석희 교수는 전기적인 활성을 가진 미생물을 전기

화학 시스템에 접목하여, 폐수의 유기성 물질을 처리하는 동시에

수소를 생산하는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수소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 몇 가지

1. 수소 에너지는 지구상에서는 무한하지는 않다. 수소 원소(H)는 지구상에 풍부하다. 하지만 에너지가 저장된 이수소(二水素; dihydrogen; H2)는 지구의 자연계에는 극히 미량으로 존재한다.  

 

2. 이수소(H2)가 보유한 에너지는 원소 자체가 아닌 두 수소 원자의 화학 결합 에너지이다. 핵분열 혹은 핵융합을 하지 않는 한 수소 원자 자체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는 없다.  

 

3. 이수소는 용해성이 매우 낮아 수소 가스 형태로 존재하고 매우 작고 가벼워 잘 새어 나간다. 이 때문에 대기압의 약 700배에 해당하는 압력으로 저장해야 한다.  

 

4. 이러한 이유로 수소의 제조 및 운반 과정에서 수소 전량의 10-20% 정도가 누출된다. 누출된 수소는 성층권에서 산소와 만나 얼음조각이 되어 오존을 파괴한다. 수소의 누출은 기술적으로 꼭 해결되어야 할 부분이다. 

 

5. 공장에서 부산물로 생산되는 부생 수소 가스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은 중공업이 발달되어 있어 그 발생량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6. 부생 수소는 공업 공정의 부산물로 발생하는 수소 가스로서, 정제 과정을 필히 거쳐야만 사용될 수 있는 폐가스이다. 부생 수소만으로 국가적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생산량을 증가시킬 수도 없다. 

 

7. 현재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수소 가스는 화석연료에서 직접 생산되거나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하여 생산된다. 제조 원료별 생산 비율은 다음과 같다: 천연가스 48%, 석유 30%, 석탄 18%, 전기분해 4%. 결국, 96% 이상이 화석 연료에서 생산되는 셈이다. 

 

8. 2014년 기준, 한국의 경우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수소 가스의 제조 원료별 생산 비율을 다음과 같다: 석유 60.2%, 전기분해 22.6%, 천연가스 17.2%. 국내의 전기는 62.5%가 화석 연료로부터 생산되므로, 약 92%의 수소가 화석 연료에서 생산됨을 알 수 있다.  

 

9. 화석연료에서 수소 생산 시 1 kg 당 약 4-19 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10. 국내에서 수소 생산에 있어 전기 분해가 전세계의 비율의 5배 이상 된다 (22.6% vs. 4%). 참고로 한국의 산업용 전기료는 매우 싸다.  

 

11. 2017년 1월까지 원자력(37.5%)이나 수력 발전(0.7%)으로 전체 전기의 38.2%가 생산되었다. 두 전기 생산 방식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12. 환경 오염이나 재난의 우려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 발전 비율은 단계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하지만 더 안전하고 덜 무해한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은 에너지 기술의 또 하나의 시대적 흐름이기도 하다.  

 

13. 열역학법칙이 지배하는 우주에서는 예외없이 에너지 형태를 변화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전기가 수소로, 다시 수소가 전기로 변환될 때에도 어김없이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14. 재생에너지의 최종 형태는 전기이다. 이것을 바로 쓰거나 배터리에 저장해서 쓰면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다.  

 

15. 재생 에너지에서 수소를 생산할 경우,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 가스가 생산된다. 정제와 저장과 수송 과정을 거쳐, 최종 사용처에서는 연료전지를 이용하여 전기 에너지로 다시 변환 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체 에너지의 66%, 즉 2/3가 손실될 수 있다. 

 

16. 현재 우리가 쓰는 전기는 에너지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로서, 에너지 그 자체인 전자의 흐름이다.  

 

17. 전기는 생산 즉시 운송되어 쉽게 저장되고 쉽게 쓰일 수 있다. 전기의 송배전 시 전력 손실은 기술의 발전으로 현재 미미하다. 2016년 기준 송배전 전력 손실률은 3.59%이다. 

 

18. 전력 인프라는 이미 촘촘하게 구축되어 있는 반면, 수소 인프라는 새로 구축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 것이다.

 

19. 만약 구축된 수소 인프라가 세계적 경쟁력이 없어서 도태된다면, 국가의 재정에 큰 손실을 끼치게 된다.  

 

20. 그러므로 수소 인프라는 기술적인 완성을 확보한 후에 다음 단계로 가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수소 경제가 본격적으로 실천되기 위해서 기술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수소 에너지 생산 기술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에너지 효율이나 비용 측면에서 기존의 에너지 기술의 경쟁력을 넘어서야만 한다. 기존의 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는 확실한 기술이 개발된다면, 과감한 정책 집행을 통해 뚜렷한 열매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글 ∥ 정석희 전남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대한환경공학회지 부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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