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수도 안전, 믿을 수 있는가

상수도 관련기술은 발전, 관리방식은 그대로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18-09-12 15: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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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지난 2월 27일 발표한 ‘2016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상수도 보급률은 2015년보다 0.1%p 오른 98.9%로 주요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수도관 노후 등에 따른 누수로 무려 6억8000만㎥가 버려져 연간 약 6000억 원이 손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환경부는 앞으로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먹는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급수 취약지역 상수도시설 확충과 함께 각 수원별로 수질관리를 강화하고, 상수도시설 유지관리와 수요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누수로 버려지는 수돗물을 줄이기 위해 2028년까지 3조962억 원을 투입하는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추진해 연간 1억6000만㎥의 수돗물을 절약하고, 연말까지 ‘국가 물 수요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하는 등 물 수요관리 정책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실상 노후상수관을 진단하고 교체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수질안전 미확보 및 부실시공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업계 및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국내 상수도 안전 믿을 수 있을까?
상수관망 측정·진단장비 안전인증과 관리지침 없어
상수관망 측정 및 진단은 상수관 개량에 가장 기본이 되는 정보를 얻는 과정이다. 조사·진단 기술은 매우 다양하나 현재까지 가장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장비는 내시경 장비다. 이에 따라 관망 내시경 장비의 사용이 증가되었고 기술력도 높아졌다. 관망 측정·진단은 정수장에서 나온 수돗물이 각 가정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안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관망 내 측정·진단 장비에 대한 안전인증 기준이 없다는 것과 현장에서 장비들을 다룰 때 명확한 관리지침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다.


현재 수도법 제14조 1항에 따르면 ‘수도시설(취수·저수·도수 시설은 제외한다) 중 물에 접촉하는 수도용 자재나 제품을 제조 또는 수입하려는 자는 미리 환경부장관으로부터 그 수도용 자재와 제품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위생안전기준에 맞는지에 대하여 인증을 받아야 한다’라고 되어있다. 여기서 수도용 자재와 제품의 범위는 수도관(주철관 등 금속관류, 합성수지관류 등 비금속관류), 기계 및 제품(밸브류, 펌프류, 수도꼭지류, 유량계류, 수도미터기류), 도료 등 그 밖의 수도용 자재로 분류되어 있다. 즉 관망을 진단하는 장비는 수도법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에 김두일 단국대학교 교수는 “현 수도법에 ‘관망 내부에서 이용되는 장비나 시설 등을 제조 또는 수입 하려는 자’를 명시하여, 더욱 안전한 수도법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측정·진단장비의 관리(소독방법)도 허술하다는 것도 밝혀졌다.
내시경 측정장비는 관 내부에서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일체 외부의 오염과 단절되어야 한다. 즉 철저한 소독이 필요하다. 이에 장비 운용 전·후 10분간 염소소독을 실시하는 것이 기본이다. 또한 작업환경에 따라 소독 기준의 차이도 있는데 부단수의 경우 정수처리기준과 동일하게 적용되며, 단수 상태의 경우 정수처리기준의 60%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염소농도, 시간, 보관방법 등의 기본적인 소독방법에 대해서는 명시가 되어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실제 현장의 상황은 천차만별이기에 대부분 작업자들은 개인의 판단과 경험으로 소독을 진행된다. 수조형태에 장비를 담가놓는 방법, 스프레이 분사 방법, 직접 닦는 방법 등 정해진 방법이 없다. 즉 수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수돗물과 매우 큰 연관이 있는 작업이 명확한 기준도 없이 작업자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식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미규격자재 사용으로 인한 누수발생


건설사업 관리 엉망, 지방·소규모일수록 더 해
정부는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한다는 명목 하에 지방 노후상수도 개선사업에 매년 수천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지방상수도 개선사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기에 분명 옳은 투자다. 하지만 투자한 만큼 그 효과가 뒤따라오는가에 대해서는 분명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수십 년간 상수도 분야에 종사해온 이들이 얘기하는 상수도 건설사업 현장의 문제점은 문제를 알면서도 고치려는 노력보다는 방치한다는 것이다.
우선 시공사의 문제를 나열해 보면 ▲저가의 비규격 자재 사용 ▲현장 철거자재 재사용 ▲기존관 철거 기피 ▲숙련공이 아닌 일용직 현장 투입 ▲공사 후 사후관리 소홀 ▲응급처치식 누수 보수로 2차 3차 피해 발생 야기 ▲시설물 간 이격거리 미확보로 안전 및 유지관리에 지장 등이다.
▲ 누수 보수 시공


이에 B시공사 관계자는 “실제 현장에 필요한 사람은 전문 엔지니어·기술자들인데 실제 투입되는 사람들은 다년간 경험에 의한 각자만의 노하우로 작업을 실시하는 사람들이다. 예를 들어 공사시방서에는 되메우기 시 ‘양질의 토사’*로 다짐을 해야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현장 사람들은 양질의 토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히 모르기에 흉내만 내는 수준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즉 현장에 전문가가 없기 때문에 부실시공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장의 여러 문제를 줄일 수 있도록 안전장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공무원이다. 그러나 상수도 분야 공무원은 안전장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가 녹록치 않다. 그 이유로 ▲잦은 인사이동 ▲인력 부족 ▲현장경험 및 기술력 부족 ▲각종 민원 및 현안 업무 과중 등으로 상수도공사 현장 감독업무를 소홀히 하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A시공사의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관리·감독하는 공무원을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지방으로 가면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이렇다 보니 설계대로 정확하게 시공이 됐는지 확인할 수가 없고, 결국 유지관리에 필요한 자료가 구축이 안 돼 주먹구구식의 보수공사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미디어= 김한결 기자]
*양질의 토사 : 매설된 관로를 보호하기 위한 되메우기용 재료로서 유기질토, 동토, 빙설, 초목 등 흙이 섞이지 않아야 한다. 최대치수 100㎜ 이하, 4.75㎜체 통과량 : 25∼100%, 75㎛체 통과량 15%이하, 소성지수 10이하, 수침 CRB 10% 이상의 여건이 충족되야 한다.

▲ 상수관 내시경 측정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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