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모두가 창의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김자겸 K-water 해외사업처 해외사업 PM
온라인팀
eco@ecomedia.co.kr | 2014-11-01 1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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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을 뽑는 계절이 돌아왔다. 모든 회사와 공공기관들이 자신들이 바라는 인재상을 내걸고 국내·외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인재상은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 키워드로 알아보면 창의성, 인문학, 열정, 스마트 등이 최근에 자주 나타나는 단어들이고 동시에 같이 붙어 다니는 표현은 ‘스펙보다는’이다. 이제는 스펙이 성과와 큰 관계가 없다는 듯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스펙이 직원의 선발에 필요 없는 요소인가? 스펙은 간단히 말하면 객관적인 실적과 가능성을 한마디로 표현해 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토목공학을 졸업했다면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용어와 지식을 사전에 갖춘 사람일 것이고, 이런 전문성은 영문학 등의 다른 학과를 졸업한 사람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석사를 졸업했다면 평균적으로 학사졸업자보다 적어도 2년은 더 공부해 전문적인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하고, 논문을 남보다 많이 발표했으면 같은 기간 동안 남보다 더욱 많은 시간을 해당 분야에 자신의 노력을 투입한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스펙보다는’이라는 표현 속에는 스펙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닌 학교와 사회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많은 부문에서 스펙을 요구한다. 법무부의 외국 우수인재 평가기준에는 ‘연구실적’, ‘수상실적’, ‘참여경력’이 주요 기준이며, 각 대학에서 장학금을 수여하는 우수신입생의 경우에는 수능성적이 기준이 되고 있다.


이런 사례로 본다면 ‘스펙’은 개인의 능력과 가능성 평가에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왜 우리의 기업은 ‘스펙’보다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키워드를 인재상으로 제시하는 것일까?


그 이유에는 앞에서 거론한 학교시스템에 대한 불만과 불신 이외에도 최근의 불확실한 경제상황과 맞물려 있는 듯하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적 변화는 인재의 기준을 ‘스펙’에서 ‘포텐셜’로 이동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펙에서 혁신, 포텐셜까지

 

과거 20세기 중반까지 ‘스펙’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인재 채용의 중요한 기준이었다. 미국에서도 유명대학의 MBA 출신이라고 하면 두말없이 최고의 연봉을 제시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었다. 

 

지식의 전파와 공유가 어려웠던 시대에는, 그리고 모든 것이 예측 가능했던 시절에는 한눈 팔지 않고 공부 잘하는 인재가 남보다 차별성이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중심의 경제가 흔들리고 시장이 글로벌화 하면서 시장의 판도가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인재의 기준도 달라졌다. 

 

이제는 유명대학 MBA라고 모두 환영 받는 것이 아니라 남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싸게 결과를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선호 받게 된 것이다.

 

이때 유행하던 단어가 아마 ‘혁신’이 아니었나 한다. 같은 방법으로는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없으니까 기술적, 방법적인 혁신을 통하여 보다 싸게 그리고 더 좋게 내 놓을 수 있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스펙’과는 달리 이런 사람들을 선정하는 기준은 쉽지 않다. 그리고 그 기준을 고민한 결과가 나타난 현상이 실적과 경력의 제시였다. 그 사람이 이제까지 수행한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가지고 그 사람의 가능성을 판단하게 된 것이다.


가능성으로 인재를 선발하던 시대도 잠시, 21세기로 들어오면서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인사담당자와 경영자에게 또 다른 고민을 안겨 줬다. 이제는 과거의 실적만으로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똑같은 상황이 반복 된다면 과거의 혁신 실적이 난관을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세상이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해지다 보니 어떤 결과가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제는 혼돈의 시대이고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과거는 과거일 뿐 미래의 연장선과는 다른 과거인 것이다. 그래서 인사전문가가 고민해서 찾아낸 결과가 바로 ‘포텐셜’이다.

 

 

포텐셜, 모두에게 필요한 것인가?
 

그렇다면 누가 ‘포텐셜’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지가 문제이다. Claudio Fernandez-Araoz는 이 분야 전문가로서 상당한 연구실적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가 제시한 ‘포텐셜’의 지표는 Motivation(웅대한 목표), Curiousity(호기심), Insight(통찰력), Engagement(공감), Determination(추진력) 등이다.


첫 번째 기준은 그 사람이 얼마나 공명정대하고 바른 동기를 가지고 있는가다. 만약 동기가 사적이라고 한다면 첫 번째 기준에서 탈락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배우려는 열정이 필요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알아보는 통찰력이 세 번째 기준이다. 

 

그리고 주위사람들과 감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공감하고 연결하려는 성향이 있는가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를 극복하고 전진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가가 마지막 기준이다.


보면 알겠지만 이 다섯 가지 지표도 보통사람들이 파악하기 어려운 사항들이다. 그 말은 ‘포텐셜’ 있는 인재는 ‘포텐셜’을 아는 인재만이 알 수 있다는 말이고, 극히 전문적인 소수만이 ‘포텐셜’ 있는 인재를 선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더구나 창의적 인재는 일반적으로 10~15%에 지나지 않을뿐더러, 생산, 유통 등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활동에서 창의가 필요한 부문이 얼마나 되겠는가. 게다가 인력관리 차원에서 소수의 창의적 인재에 대한 고려가 얼마나 가능한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선정 대상은 모든 신입사원보다는 CEO 등 경영진을 선정할 때 사용되는 기준이고 일반적인 신입사원이나 실적을 보장할 수 있는 경력사원을 뽑을 때 적용하는 기준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신입사원을 뽑을 때는 어떤 기준이 필요한 것일까? 아마도 대부분의 스펙과 상당량의 가능성, 그리고 약간의 포텐셜의 조합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실제로 회사의 구성을 보면 대부분은 반복적인 일을 하고 있고, 일부분은 뭔가 새로운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일을 하며, 있지도 않은 일을 고민해야 하는 사람들은 아주 소수에 해당한다.

 

 

따라서 구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너무 창의나 창조, 인문학에 몰입되지 말고, 이제까지 본인이 많은 시간을 투자해온 부문, 그리고 본인이 남보다 잘하는 부문을 새로운 시각으로 정리해서 부각시키는 것이 차라리 낫지 않은가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김자겸 K-water 해외사업처 해외사업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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