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3-04-19 08:35:58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지난 3월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박대수 국회의원과 기후변화센터 주최로 ‘순환경제를 위한 침대 매트리스 회수 및 재활용 활성화 방안’에 대한 세미나가 있었다. 매트리스는 휴식과 수면을 위한 중요한 제품으로 자리매김되고 있지만 이를 어떻게 순환하고 재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그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본지는 세미나를 통해 이를 재조명해보고 실행가능한 방안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매트리스 처리 위한 재활용 방안 시급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고 유해물질 노출이 감소된 매트리스는 환경산업기술원이 인증한 환경마크가 붙어있지만 그러한 매트리스를 처리하기 위해 근로자들은 한정된 작업환경에서 시간과 작업량을 줄이기 위해 불법 소각이 일어나고 있으며 나아가 미세먼지와 산업재해에도 노출돼 환경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지난 12월 공포된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 으로 재활용은 이제 미루어서는 안 될 중차대한 사안이 되고 있다.
특히 침대 매트리스 폐기물은 주로 생활계 대형폐기물로 배출되어 스프링은 재활용되고 합성수지는 단순 소각 또는 매립되고 있는 대표적인 혼합소재 폐기물이다. 폐매트리스는 부피가 커서 소각, 매립하는 데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따라서 매트리스의 생산단계에서부터 재활용 용이성을 고려하고 폐기물 수거 처리 단계에서 순환이용을 확대하는 것은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매트리스 대형 폐기물 데이터는 현재 정확히 집계되지 않아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에 매트리스가 순환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재활용에 용이하게 제조하고, 나아가 분리배출을 할 때도 정확한 집계를 이용한다면 매트리스 처분을 위해 무리하게 불법을 자행하고 주민들과 마찰을 빚는 일은 한결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환경부 전국폐기물통계조사 대형폐기물 처리량에 따르면 침대 매트리스는 2011년 약 30만개에서 2016년 약 80만개로 2.7배 가량 늘었으며 1인당 하루 평균 발생량은 1.22개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매트리스의 재활용 방안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칫덩이로 전락한 폐매트리스, 처리난감
전통적 매트리스 시장도 지각변동을 보이고 있는데 2022년 글로벌 매트리스 시장은 43.2조원 수준으로 시장점유율은 아시아태평양(40%). 북미(24%), 남미(20%) 순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2030년 글로벌 매트리스 시장은 71조원 수준으로 전망되며 북미와 유럽 시장은 연평균 7% 상승률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전년대비 20%가 증가하는 등 빠르게 성장해 2022년 시장규모 2조원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매트리스 시장은 제품별, 최종 사용자별로 점점 세분화되는 추세에 있다.
매년 EU, 미국 등에서 에베레스트 높이 600배 이상, 한국, 네덜란드 등에서 에펠타워 높이 100배 이상이 발생되고 있으며 이중 약 75%는 재활용(폼, 스프링 철, 원목, 섬유 부산물)될 수 있으나, 여건에 따라 실제 5~20%만 되고 나머지는 소각, 매립되는 추세에 있다. 프랑스는 매 4초마다 가구 매트리스가 소각, 매립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의 2018년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인당 하루평균발생량에서 대형폐기물 중 침대 매트리스 발생 현황은 1.22g에 달하며 전체 배출개수는 80만 1,299개, 중량은 22,963톤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매트리스 처분은 각 지자체마다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실제로 통영시의 경우 2022년 대형폐기물인 침대 매트리스를 수거한 후 평림 쓰레기소각장 내 노지에서 불법으로 소각해왔다. 통영시는 매트리스 해체에 많은 인력과 시간이 든다는 이유로 해체 대신 LPG 가스를 이요해 불법으로 태워왔던 것이다. 또한 해체 작업에는 공공근로자들을 동원했으며 이들은 발암 물질 등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창원시도 최근까지 수거한 폐매트리스를 대량 통분쇄했으나 주민들의 소음 민원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지자체의 폐가구류 매립 화재로 인한 안전 위험성도 무시할 수 없다. 제주시의 경우 인구 대비 매트리스 수거량이 유독 많은 편이다. 또한 포항시의 경우 2021년 9월 호동쓰레기매립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신속한 조치를 통해 조기진화를 했지만 화재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철저한 폐매트리스 반입 즉시 처리 등 화재 원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 참고로 경북 지역에서는 화재 발생도가 3년 사이 2배 증가했는데 2018년 63건, 2021년 143건에 달했다.
이렇듯 비효율적인 폐기물 시장 속에서 반복되는 불법 재사용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간의 보도에 따르면 숙박업소 등에 폐기하는 매트리스를 헐값에 사들여 공급하고 있는 실태에 있다. 폐매트리스 처리는 관할 지자체이나 현실성 없는 발주 금액으로 적법한 방법으로 처리하는 업체들은 적자가 쌓일 수밖에 없어 악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허술한 지자체 관리 감독을 배경 삼아 불법을 자행하는 업체들은 이윤을 챙기고 있으며 폐기물 처리업차 중에는 제반여건(고철, 파쇄, 분리, 압축기)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합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모 지자체의 경우 폐매트리스 처리비용 단가를 높게 책정하면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 문제로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지자체마다 자구책 이끌어내
이와 관련해 지자체는 나름대로 매트리스 재활용을 실시해오고 있는데 가평군의 경우 2011년 2월 매립용 쓰레기 공사현장에서 폐매트리스를 재활용해 안전 보호망을 설치한 일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폐타이어를 설치했으나 까다로운 공법, 작업시 날카롭고 딱딱한 물질로 벽면 방수막에 훼손을 입혔고 토양 오염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또한 매주 20~30여개의 침대 매트리스를 처리하기 위해 분해의 어려움과 더불어 자원이 손상되고 먼지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발생했고, 이에 매립장 벽면 공사에 매트리스를 사용해 토양오염을 방지하는 동시에 폐매트리스 재활용과 설치비 등 약 6000만 원이 절감될 수 있었다.
세종시도 지난 2018년 6월 침대 매트리스 자동해체기를 개발해 대형폐기물 처리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시의 경우 2012년 세종특별자치시로 정식 출범한 이후 급격한 인구 증가와 잦은 이사 등으로 폐매트리스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매트리스 폐기는 스프링과 커버를 분리하는 작업에 많은 인력과 시간, 비용이 소요돼 4인 1조로 하루 20여 개 밖에 처리할 수 없었다. 이에 늘어나는 매트리스 처리를 위해 대형폐기물 대행업체와 자동해체기를 개발했는데 이를 이용할 경우 2인 1조로 하루 약 100여개를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매월 1천여만원의 예산을 절감하고 스프링 매각으로 부수입도 얻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기후변화센터에서 최근 매트리스 재활용 현황을 알아본 바에 의하면 매트리스는 국가 통계 품목이 아니므로 별도 집계할 필요가 없으며 고철 외 소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후변화센터 측은 “순환경제사회 전환에 따라 재활용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재활용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시장 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초기 안정화를 위해 인센티브(기술 개발, 시장 인프라, 재활용 체계 구축 정립 등) 지원 및 매트리스 회수와 재활용 여건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알렸다.
첫 번째로 이를 위해 재활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폼 소재 포함한 매트리스를 우선적으로 자발적 회수 및 재활용 시범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현재 시장 진단을 통해 단계적인 회수 및 재활용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폼 매트리스는 합리적인 가격과 상대적으로 쉬운 운반, 뛰어난 지지력 등으로 소비가 높아지고 있으며 재생원료 또한 상용화되고 있다. 일례로 유럽침구산업협회에 따르면 2021년 유럽 폼 매트리스는 점유율 42%로 스프링을 추격 중에 있다.
두 번째로 EPR 의무 시행과 매트리스 순환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미국 사례를 보면 국제수면제품협회가 비영리조직 MRC(Mattress Recycling Council)를 설립해 2015년부터 ‘Bye Bye Mattress’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매트리스 구매비에서 재활용 수수료 11달러를 지불하면 수거 장소에서 매트리스를 무상으로 배출할 수 있으며 이는 대리점이나 호텔에서 수거해 재활용센터에서 분해와 재활용이 된다. 현재 총 3개주(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에서 시행하고 있다, 또한 재활용 활동 및 목표 달성을 위한 진행 상황 보고 의무와 소비자와 생산자를 위한 재활용법 및 수수료 지불 이유 및 사용처 교육과 매트리스 재활용 2차 시장 개발 등이 실시되고 있다.
더불어 순환경제 기술과 서비스 연구 개발이 강화되어야 한다. 현재 제품 추적 등의 기술 보족으로 전 세계 페기물 약 40%만 재사용, 재활용되고 있어 기업 경쟁력 약화 및 페기물 관리비 및 물질 사용비 손실이 발생한다. 따라서 천연자원 사용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신기술과 서비스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전 지구적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보다 촘촘한 법 제도화 검토돼야
김경민 입법조사관은 “2025년에는 수도권 매립지 종료를 앞둔 상황에 있어 빠른 속도로 다양한 방안과 촘촘한 법 제도화가 검토돼야 한다”며“매트리스의 재활용환경성평가를 통해 재활용이 도모되어야 해야 한다. 또한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이 오는 2024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라 침대제조업체의 연구와 디자인 지침 등이 어떻게 개선될지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현자 에이스침대공학연구소 책임은 “침대 재활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물리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이 그것이다. 물리적으로 재활용하면 침대의 분리 작업을 통해 고철을 추출해 포스코에 공급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폼 매트리스를 어떻게 재활용할 것인가에 있다. 건설 바닥재나 차량 내장재로 활용되고 있지만 이를 다시 침대로 재활용하는 일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아파트 실내 내장재로 사용할 경우 소비자의 인식상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다. 또한 화학적으로 재생 폴리올을 추출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에 대한 사용처가 분명히 정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알렸다.
이어서 마재정 과장은 “폐기물 부담금에서 EPR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대상 품목의 회수와 분해, 선별 시스템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그 전 단계인 자발적 협약을 통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에 대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벌칙금을 통해 생산자가 재활용을 책임지게끔 하는 제도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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