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2-11-07 09:23:21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주요 산업국에서 석탄발전을 2030년까지는 폐쇄해야 파리협정에서 제시한 1.5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렸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목표치에 분명하게 다가가기 위해 PPCA(탈석탄동맹)에 가입하고 있는데 현재 세계 48개국과 지방정부 49개가 가입해있다고 한다. 이 동맹에 가입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2030년까지, 그 외의 나라는 2050년까지 석탄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2018년 8개 지방정부가 가입했지만 국가로는 아직 가입되지 않았다. 본지는 국내외 탈석탄 정책과 향후 전망에 대해 알아보았다.
79개국 2,400개 이상의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2021년 10월 3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렸던 COP26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의가 이루어졌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인 화석연료에 대한 퇴출을 두고 설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였는데 회담 막바지에 200개국 대표들은 처음으로 화석연료가 기후위기의 주요 동인이라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마지막 몇 분을 남겨두고 화석연료라는 단어를 순화하자는 의견을 냈고, 세계 최대 석탄 생산국인 인도와 중국은 석탄의 ‘단계적 폐지(phase out)' 대신 '단계적 감축(phase down)'으로 바꾸기 원했다. 반대하는 국가들은 이에 맞섰지만 결국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완전한 탈석탄을 위한 시기나 합의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정상회의 준비 및 회의기간 동안 이루어진 기후선언이 이행될 경우 상당한 진전을 볼 수 있다.
특히 일본, 한국, 중국 정부가 모두 해외 신규 석탄발전소에 대해 공적자금 지원 중단을 선언했으며 이어 COP26에서 G20 회원국 모두 자원 중단을 합의했다. 이런 선언으로 인해 해외 신규 석탄발전소를 위해 남아있는 주요 공적 금융지원 기관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그린워싱‘ 앞세워 화석연료 증설에 앞장서는 전력사들
그러나 전 세계 금융시장 판도는 잠시 화석연료 배제 정책을 유보하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최근 영국 환경 감사 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에서 자사가 석탄, 석유, 가스 등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환경단체들은 블랙록이 화석연료 포트폴리오사의 변화를 촉구하는 데 너무 미온적이라고 항의하는 반면 미국 공화당 측은 블랙록이 에너지 주식을 보이콧한다고 비난했다. 그에 따르면 블랙록이 기업에 기후와 관련된 강요를 하거나 에너지 기업에 불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전력회사들이 여전히 화석연료 증설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2030년까지 80%의 청정 전력을 제공하겠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를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해외 소식통은 지적하고 있다.
미국 시에라클럽과 캘리포니아 대학의 기후 전문가들이 공동 저술한 “유틸리티 기후공약에 관한 더러운 진실(The Dirty Truth About Utility Climate Pledges)”에는 석탄 발전소를 퇴출시키고 신규 가스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며 2030년까지 더 많은 재생에너지를 배치하려는 계획에 대해 77개 전력회사의 등급을 매긴 내용이 실려있다.
연구된 유틸리티의 총 점수는 100점 만점에 23점에 불과한 상당히 실망스러운 수준이었으며 이중 37개사는 화석연료 유해성 경고에도 불구하고 거의 38기가와트의 천연가스 인프라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는 이른바 ’그린워싱‘ 정책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2년째 연구팀의 조사에 의하면, 많은 전력회사들이 기후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거나 더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까운 전력회사가 진척이 없거나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77개 전력회사는 향후 7년 동안 전력망에 3억 8백만 메가와트 시의 새로운 풍력 및 태양광을 추가할 계획이며, 이는 "현재 석탄 및 가스 발전량의 24%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77개 전력회사가 2030년까지 석탄 발전의 28%만을 감축시킬 것이라고 알렸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에서 야심찬 목표를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회사들은 이를 뒷받침할 계획이 없으며 특히 인플레이션법이 통과된 상황에서 이는 완전히 무력화되고 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중국, 대내외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 중단할까
<석탄의 경제 대전환 2022> 보고서에 따르면 COP26의 협약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2021년 가동 중인 석탄 설비는 18.2기가와트로 전년대비 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석탄발전소 폐쇄 정책이 주춤해지면서 코로나19 이후의 반등세로 전 세계에서 석탄발전에 대한 개발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 있지만 중국은 예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말 기준 20개국에서 176기가와트의 석탄발전 용량이 건설 중에 있었으며 중국은 33기가와트의 설비를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6년 이후 최고치이자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총 착공용량의 거의 3배에 달하고 있다. 중국은 처음으로 해당 용량의 절반 이상인 52%를 차지했으며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국가의 약 3분의1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또한 해외에 새로운 석탄발전소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알리며 탈석탄 행보에 합류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2021년 9월 유엔 총회에서 이같은 입장을 선언한 데 이어 해외 신규 석탄발전소 및 탄광 사업에 대한 지금 조달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표를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의 자금 조달 중단 선언의 진의와 범위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하고 있다. 시진핑의 성명에서 ‘신규’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이미 계약이 체결된 사업과 추진 중인 사업은 제외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오랫동안 전 세계 석탄 발전의 가장 큰 자금 제공자였으며 자금력이 풍부한 국영은행과 상당한 기술전문 지식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지원해왔다. 그러나 2021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석탄발전소가 개발 금융을 유치하는 주요 수단이 되는 시대는 종식을 맞이하고 말았다.
중국 당국은 친환경 저탄소 에너지 개발에 있어 다른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렇듯 정책 차원에서 글로벌 석탄 금융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진전이 빨라지면서, 중국의 해외 투자를 탈탄소화하려는 정부 전반의 진정한 추진력이 보여주고 있다. 당국의 발표 직후, 중국 금융가와 개발업자의 지원을 받는 15개의 계획 석탄 발전소가 취소되었고, 2022년 1월, 생태환경부와 상무부는 해외 투자에 대한 새롭고 더 엄격한 환경 기준을 발표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국내외 상황은 이러한 목표를 다소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과 그 여파는 중국의 재정 상황을 변화시켰으며 봉쇄령으로 인해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면서 거래에 찬물을 끼얹었다. 외환보유액이 감소하고 위안화가 10여년만에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성장도 둔화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또한 신재생에너지 산업 성장에 방해요소가 되고 있다. 각국은 이제 청정에너지보다 에너지 안보를 우선시하기 시작했으며 경제전망도 암울해지고 있다.
특히 독일, 오스트리아 등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중단된다는 발표 이후 석탄발전소를 재가동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독일 측은 올해 겨울을 대비해 천연가스를 최대한 비축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알리며 석탄 사용에 대한 법률이 승인될 것이며 이같은 조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도 폐쇄한 석탄발전소를 재가동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국은 이에 다른 무엇보다 석탄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석탄발전 가동을 멈춰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그렇기에 다른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목표는 이제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이에 2021년 25기가와트 용량의 신규 석탄발전소가 추가되었는데 이는 2020년에 비해 감소했지만 여전히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총량보다 많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발전소의 폐쇄 속도 또한 그리 신속하지 못한 편이며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석탄발전 용량이 감소하는 동안 중국의 용량은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에서 이렇듯 석탄발전이 확대되는 요인은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불충분하고 각 지방정부가 고립된 채 설비용량을 계획하는 구식의 계획과 운영, 서부에서 생산한 전기를 동부로 전송하려는 중앙정부 정책과 전기의 현지 생산을 우선시하는 동부 해안 지방정부 정책 사이의 갈등 등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내 ‘탈석탄법’ 제정 시급해
국내도 2021년 2050년 탈석탄을 목표로 하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으나 선진국 기준에 비하면 크게 뒤처진 목표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COP26에서 “석탄에서 청정전원으로의 전환 선언’에 서명한 바 있지만 이후 2030년까지의 탈석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알렸다. 한국의 전원믹스에서 2030년 석탄 비중은 약 21.8%로 추정되지만 정부는 상향된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적인 석탄발전소 폐쇄에 대한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 57기 석탄발전기 중 노후 석탄발전기 20기를 2030년까지 폐지한다는 방침을 알렸다.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과 제철업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국 배출량의 45.2%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기후위기의 주범 중 하나인 석탄발전소 허가는 취소되어야 하며 재생에너지 전환을 촉진할 ‘탈석탄법’을 하루빨리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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