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기반 플라스틱의 한계…바이오·재생 플라스틱 전환 급하다

탄소 감축·자원순환 대응 위한 제도 정비와 국가 산정 체계 필요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5-08-25 09:51:56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기후위기와 자원순환 강화 요구에 따라 석유 기반 플라스틱 산업을 바이오매스 소재와 재생 플라스틱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재활용만으로는 플라스틱 오염과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기술·제도·시장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OECD에 따르면 2019년 4억6천만 톤 수준이던 전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은 2060년 12억 톤 이상으로 세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운송·전자기기·포장재 등 다양한 산업에서 수요가 폭증하면서 단순 재활용만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 상황은 더 열악하다. 재활용률은 낮고 소각 비중은 높은 반면, 유럽은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화석 기반 폴리머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제도다. 바이오 플라스틱이 자원순환 과정에서 기여하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2024년부터 의무화된 UN기후변화협약(UNFCCC) 보고에서도 바이오·재생 플라스틱 기여도를 반영할 통일 기준이 없어 기업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쌓이는 플라스틱 폐기물 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의 ‘플라스틱 감축 기여 산정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며, 산업계와 공동으로 산정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그린플라스틱연합 황정준 총장은 “바이오플라스틱은 자원순환 체계 안에서 장기간 탄소 저장 효과를 낼 수 있어 기후 대응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며 LCA(생애주기평가) 기반 기술 개선과 클로즈드 루프(closed loop) 구축을 강조했다. 특히 빨대·칫솔처럼 회수·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은 해양·토양 분해가 가능한 바이오소재로 대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케미코첨단소재 최창휴 전무도 “PET병은 재활용 효율이 높아졌지만 복합 플라스틱, 일회용 칫솔·면도기 등은 여전히 처리 한계가 있다”며 권역별 대형 재활용 시설 구축과 생분해성 소재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만 PLA 등 기존 소재는 식량자원 활용 문제와 가격 경쟁력 한계를 안고 있어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내부 재활용 플라스틱(PIR; Post-Industrial Recycled)의 법적 지위 불명확성도 과제로 꼽힌다. 현행 「폐기물관리법」과 「자원순환기본법」은 PIR을 ‘폐기물’인지 ‘원료’인지 구분하지 않아 업계 혼란을 초래한다. 일부 지자체는 공정 부산물까지 사업장 폐기물로 규정해 행정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 PET 시트 업체는 절단 부산물을 자체 재생 설비로 처리해 폐기물 ‘제로화’를 실현했지만, 외부 플라스틱 반입은 법적으로 제한돼 협업 재활용이 막히고 있다. 업계는 단순한 법령 정비만으로도 재활용 효율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며 개선을 촉구한다.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통해 탄소중립과 자국 산업 보호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바이오·재생 플라스틱을 탄소 감축 소재로 명확히 정의하고, 내수 시장을 육성할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술 혁신, 제도 정비, 산업 협력, 시장 확대가 동시에 이뤄질 때 한국은 플라스틱 자원순환과 기후 대응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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