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감축 위해 냉매 전주기 관리 시범사업 추진

회수·재생·재사용까지 관리체계 구축…‘냉매관리법’ 제정도 추진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5-12 10:00:17

[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에어컨과 냉장고, 냉동창고,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정까지. 현대 산업과 일상 전반에서 사용되는 냉매가 이제는 새로운 온실가스 관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사용 후 방치되거나 대기 중으로 누출되는 폐냉매 문제가 기후위기의 사각지대로 지목되면서 정부가 냉매의 사용부터 회수·재생·재사용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관리체계’ 구축에 나섰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5월 12일 서울 용산구 공유와공감 회의실에서 ‘냉매 전주기 관리체계 구축 시범사업’ 착수보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냉매사용 기기와 제품에서 폐냉매를 회수하고, 이를 재생해 다시 사용하는 순환체계를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마련됐다.

냉매는 열을 이동시키는 물질로, 에어컨·냉동기·히트펌프·자동차 공조장치 등 다양한 설비에 사용된다. 특히 최근에는 콜드체인과 데이터센터 산업 확대에 따라 냉매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사용 후 폐기 단계다. 냉매를 적절히 회수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온실가스로 작용하며 기후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냉매로 널리 사용되는 수소불화탄소(HFCs)는 과거 오존층 파괴물질인 염화불화탄소(CFCs)와 수소염화불화탄소(HCFCs)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그러나 HFC 역시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매우 높아 국제사회는 키갈리 개정서에 따라 단계적 감축에 합의한 상태다.

실제로 HFC의 지구온난화지수는 이산화탄소 대비 최대 1만2400배에 달한다. 냉매가 한 번 충전되면 15년 이상 장기간 설비 내부에 머물며, 유지·보수나 폐기 과정에서 누출될 경우 대기 중으로 직접 배출된다. 전문가들은 냉매 관리가 탄소중립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의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한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은 법적 냉동능력 20RT 이상의 대형 냉동·냉방기기에 대해서만 냉매 회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형 설비와 가정용 제품은 관리 사각지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충청남도와 서울교통공사 등이 참여해 법적 관리대상이 아닌 기기·제품까지 폐냉매 회수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냉매 운반·보관 용기에 남아 있는 잔여냉매 관리도 처음으로 체계화된다. 정부는 냉매 제조·수입업자가 사용 완료 용기를 직접 수거하고 잔여냉매를 적정 회수하도록 해, 그동안 방치됐던 용기 누출 문제도 줄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폐냉매를 단순 폐기물이 아니라 재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회수된 폐냉매는 수분과 오염물질 제거, 성능 검사 등을 거쳐 신품 수준의 재생냉매로 생산된다. 이를 통해 ‘생산-사용-회수-재생-재사용’으로 이어지는 냉매 순환경제 모델 구축 가능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재생냉매 시장 활성화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냉매 자원의 안정적 공급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반면 아직 국내 재생냉매 산업은 제도·인프라·인식 측면에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냉매의 생산·유통·사용·회수·재생·폐기까지 관리하는 ‘냉매관리법(가칭)’ 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진식 기후에너지환경부 대기환경국장은 “수소불화탄소 냉매는 장기적으로 누출되는 특성이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이라며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향후 제도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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