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3명 중 2명, 기후변화가 온열·호흡기 질환 위험 높여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9-19 21:59:07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미국이 관측 사상 가장 더운 여름을 보낸 가운데 미국인 3명 중 2명은 기후변화가 온열질환과 호흡기질환, 곤충 매개 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아넨버그 공공정책센터(APPC)는 지난 8월 4일부터 17일까지 미국 성인 1,9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넨버그 과학·공중보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는 미국 성인 인구를 대표하도록 가중치를 적용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2%포인트다.

응답자의 65%는 기후변화가 온열질환과 호흡기질환, 곤충 매개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2024년 67%, 2025년 65%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2023년 58%보다는 높았다. 미국에서 폭염이 과거보다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응답도 62%에 달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2026년 6∼8월 미국 본토 48개 주의 평균기온은 132년 관측 사상 가장 높았다. 종전 최고 기록인 1936년과 2021년보다도 0.4℉ 높았다.

폭염은 기후위험에 대한 인식을 넘어 일상생활과 가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76%는 지난 1년간 극심한 야외 더위가 일상 활동에 적어도 가끔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산불 연기로 인한 대기질 악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은 38%, 홍수는 20%, 토네이도나 허리케인은 11%였다.

응답자의 82%는 폭염이 전기요금에 크거나 작은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야외 활동에 영향을 받았다는 비율은 75%였고 운동과 수면에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은 각각 56%였다. 폭풍과 홍수, 폭염, 산불로 예상하지 못한 공공요금이 발생했다는 응답도 46%를 차지했다.

그러나 폭염 때 이용할 수 있는 냉방센터나 무더위쉼터의 위치를 알고 있다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나머지 65%는 가까운 냉방시설의 위치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APPC는 폭염에 취약한 노인과 저소득층 등이 관련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가 위치와 운영시간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불 연기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응답자의 60%는 최근 3개월 동안 거주 지역에 보건당국이 대기질을 ‘건강에 해로운 수준’으로 발표한 날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82%는 평소보다 실내에 더 오래 머물렀고, 51%는 창문을 닫았다. 에어컨을 가동했다는 응답은 48%, 실내 공기청정기를 사용했다는 응답은 22%, 야외에서 N95 또는 KN95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응답은 12%였다.

온열질환에 대한 지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어지럼증과 메스꺼움을 증상으로 인식한 비율은 각각 88%와 83%였지만, 열탈진 때 나타날 수 있는 차갑고 창백하며 축축한 피부를 알아본 비율은 47%에 불과했다. 65세 이상이 온열 관련 사망에 가장 취약한 연령층이라는 사실은 69%가 알고 있었다.

임신 중 폭염 노출이 조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응답자는 32%에 그쳤다. 49%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17%는 폭염에 노출돼도 조산 가능성에 차이가 없다고 잘못 답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기후변화로 인한 실제 질병 발생률을 분석한 역학 연구가 아니라 미국인의 인식과 경험을 조사한 결과다. 따라서 응답 비율을 질병 증가 규모나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인과효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폭염이 전기요금과 수면, 야외 활동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반면 냉방시설과 온열질환 증상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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