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석유기반 탈피한 바이오·재생 플라스틱 확대 절실

탄소 감축과 자원순환 위한 구조 개편 및 산정 기준 마련해야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5-10-04 11:03:23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기후변화 대응과 자원순환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 산업을 바이오매스 기반 소재와 재생 플라스틱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과 국내 산업 경쟁력 확보라는 세계적 흐름에 부응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전통적인 석유 기반 플라스틱은 편리한 소재로 오랜 기간 인류 문명에 기여해왔지만, 폐기 및 재활용 문제로 인해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해왔다. 최근 OECD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19년 4억6천만 톤의 사용량에서 2060년까지 약 12억3천만 톤으로 3배 가량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단순한 재활용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시스템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이오플라스틱, ‘순환경제 내 저장 효과’로 명확치 않아
특히 에너지 회수형 재활용 방식은 여전히 탄소 배출 우려가 존재하며,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률도 낮고 소각 비중이 높은 실정이다.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은 글로벌 차원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나, 국내 기업은 기술력·경험·시장 규모 모두에서 뒤처지고 있으며, 정책 부재로 인한 투자 위축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바이오플라스틱의 원료

시장조사업체 모더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의 유럽 바이오플라스틱 시장 분석에 따르면 유럽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은 2025년 현재 기준 67만 톤이며, 2025년에서 2030년까지 17.96%의 연평균 성장률(CAGR)에 힘입어 2030년까지 154만 톤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U 전역의 정책은 화석 기반 폴리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바이오 기반 대체품을 선택적 업그레이드가 아닌 필수적인 업그레이드로 취급하고 있으며, 식품, 소매, 자동차 및 소비재 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그밖에 글로벌 생분해성 소재 시장은 2024년 기준 139만톤에서 2029년 378만톤으로 2.7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 시장을 견인할 선두주자로 급부상한 중국은 국가 차원의 강력한 소비 장려 정책으로 내수 시장을 급속히 확장하고 있다. 빨대 용도로만 연간 3~4만톤, 우정국 우편 테이프 용도로 수만톤을 소비하고 있으며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공세를 펴나가고 있다.

국내 생분해성 생태계 취약
국내의 경우 일부 영세업체들이 해외에서 생분해성 소재인 레진을 수입해 단순히 혼합하고 가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생분해성 소재 레진을 직접 생산하는 기업도 일부 있었지만 중국의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경쟁에서 밀려 경영이 악화되면서 해외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생분해성플라스틱 산업 경쟁력 방안(출처=산업부) 

이렇듯 석유화학 시장이 장기 침체되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처지에 있지만 시장 환경은 결국 녹록하지 않다. 국내에서는 바이오 플라스틱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순환경제 내 저장 효과’로 명확히 인정되지 않는 점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기술은 존재하지만 인프라와 제도가 미비해 현실적 적용이 어렵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은 환경적으로 유의미하며 발전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 향후 주목해야 할 분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며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결과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이들의 발목을 잡은 것은 기술력 부족이 아닌 좁은 내수 시장과 더딘 규제 개선에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 및 재생 플라스틱 온실가스 감축 기준 불명확
국내의 경우 날로 포화되어가는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이 및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대체할 수 있는 리플레이스(Replace) 전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정책은 여전히 환경부 위주의 재활용 중심에 치우쳐 있으며, 대체 전략은 국가 로드맵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부는 생분해성 소재에 대해 재활용 어려움 등급으로 분류해 사용 유인책을 제거하고 있으며 분해 시설 및 인프라와 분리수거 체계 구축이 됫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만 까다롭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한다.

▲식품포장용 바이오플라스틱 

따라서 전문가들은 제지·바이오 기반 신소재 산업에 전용 R&D 예산 배정 및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중소기업이 친환경 소재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세제 감면, 금융 지원 확대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소비자가 소재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분리배출 표시 제도의 단순화와 분해 시설 확충 및 생분해성 소재의 지속가능 소재 통합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마련해 산업계 혼란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NDC 이행 위한 기준 불명확해
국제적으로 보면 2024년부터 UN기후변화협약(UNFCCC)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실적 보고가 의무화되었지만, 바이오 및 재생 플라스틱의 기여도를 산정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산업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이행을 위해 산업계는 자발적 감축 실적을 정량화하여 제출해야 하나, 이를 뒷받침할 통일된 국제·국내 기준이 부재한 상황이다. 더욱이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 간 해석의 불일치도 제도적 혼선을 심화시키고 있다.
EU는 CBAM(탄소국경조정제도)을 통해 자국 산업 보호와 탄소중립 전략을 병행 추진 중이며, 한국도 바이오 및 재생 플라스틱을 탄소 감축 소재로 명확히 정의하고 내수시장 육성 전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UNFCCC 기준과 연계된 국가 차원의 ‘플라스틱 감축 기여 산정 체계’ 마련이 시급하며, 산업계와의 공동 산정 모델 개발, 제도 반영 등이 병행되어야 할 필요도 있다.

바이오플라스틱, 기후대응에 핵심적 역할
이와 관련해 (사)그린플라스틱연합 황정준 총장은 “바이오플라스틱이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을 대체할 경우, 자원순환 루프 내에서 이산화탄소를 장기간 저장하는 효과가 있어 기후 변화 대응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중 첫 번째는 생애주기 평가(LCA) 기반 기술 개선이다. 두 번째는 자원순환 클로즈드 루프(closed loop) 내 온실가스 고정 효과로 바이오 소재가 흡수한 탄소를 제품 형태로 장기간 저장하거나, 재활용을 반복함으로써 사실상 대기 중 탄소를 ‘영구 저장’하는 효과가 가능하다.
 

케미코첨단소재(주) 최창휴 전무이사는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PET 병의 경우 무색, 무라벨 제품 중심으로 전환되며 재활용 효율을 높이고 있지만, ‘OTHERS’로 분류되는 복합 플라스틱은 여전히 처리에 한계가 있다. 또한 일회용 칫솔, 면도기 등 재활용이 어려운 분야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 생분해성 소재는 PLA처럼 식량 자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또 다른 비판을 받고 있으며, 범용 플라스틱과의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는 실정이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과 소재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친환경바이오플라스틱센터에서 이루어지는 생분해 플라스틱실증사업(제공=인천대학교)

이러한 특성을 이용한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에 대해 다각적인 분석도 이루어지고 있다. 바이오플라스틱은 빠르게 분해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전처리를 거친 후 기존 유기성 폐자원과 함께 통합 바이오가스화 과정을 통해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사용이 종료된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수거 및 분류 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법적 규제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와 관련 기관들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실제 환경에서 제대로 분해되는지를 실증하고, 이를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에서 처리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인천대학교 내에 '생분해 플라스틱 통합바이오가스화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산업체 내 재활용 플라스틱, 법령 정비 이루어져야
국내 제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체 내부 재활용 플라스틱(PIR;Post-Industrial Recycled)의 법적 지위가 불명확해 재활용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과 「자원순환기본법」은 PIR을 ‘폐기물’인지 혹은 ‘원료’인지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공정 중 발생한 재활용 가능 자재조차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해 복잡한 행정처리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재활용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저해하고 있다며 법령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한 PET 시트 생산업체(A사)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절단 부산물을 폐기하지 않고 자체 재생 설비를 도입해 원료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폐플라스틱 발생을 사실상 ‘제로화’했지만, 설비 용량 대비 자체 발생량이 적어 운영 효율이 낮은 상황이다. 이에 동종 업계 소규모 업체들이 협력 재활용을 희망하고 있으나, 현행 법령상 외부 플라스틱 반입은 폐기물 처리업 인허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A사는 “폐기물 처리업 전환에 따른 규제 부담을 감수할 수 없다”며 본업에 집중하면서 자원순환에 기여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 제도는 공장 간 협업을 통한 자원 고도화 재활용을 원천 차단하고 있어 업계의 아쉬움이 크다.
 

전문가들은 “간단한 법령 정비만으로도 국내 제조업의 재활용 효율성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플라스틱의 전면적 퇴출 불가...대체소재와 재활용 균형있게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단순히 “없애야 한다”는 접근이 아니라, 대체 소재·재활용·기업 혁신이 균형을 이루는 장기적 순환경제 체계가 필요하다. 


황성연 경희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플라스틱이 사라지면 다른 소재가 자리를 차지할 뿐이며, 값싼 소재가 사회·경제 활동을 지탱해온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며 “재활용, 생분해 플라스틱, 종이 등은 서로 다른 역할을 갖고 있으며 이를 조화롭게 활용해야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여전히 7% 수준에 머무는 현실을 지적하며, 일회용 감축 정책은 필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생산량 자체가 줄지 않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화학산업이 여전히 주요 기반 산업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감축 요구는 산업 위축과 공급망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한 포장재 분리배출의 어려움, 생분해 플라스틱의 오해, 의류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 등 다양한 문제를 언급하며, “각 소재의 장단점을 냉정하게 평가해 꼭 필요한 분야에는 허용하고, 불필요한 사용은 줄이는 실질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결론적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육성을 하고자 한다면 산업부와 환경부의 의견 조율 및 부처간 엇갈린 정책 방향을 지양하고 산업계가 대비할 수 있도록 정책 로드맵 구축과 행정 입법 예고 등 정책적 방향성을 먼저 제시하는 일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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