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3-10-12 11:11:11
SRF, 열분해, 폐기물 소각·매립, EPR 등 가연성 폐기물을 활용해 물질 재활용과 에너지화 사업을 영위하는 자원순환 업계는 단체행동에 나섰다. 한국자원순환연합회를 비롯해 SRF재활용협의회, 한국폐기물에너지산업협회, 폐합성수지물질재활용협의회, 한국순환자원열분해협회, 의료폐기물공제조합, 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한국산업폐기물매립협회 등 국내 환경기초시설 분야 협·단체들로 구성된 ‘환경자원순환업생존대책위원회(위원장 장준영)’는 시멘트업계가 원료 또는 연료로 대체하고 있는 각종 폐기물들의 사용량을 대폭 늘리면서 폐기물 처리체계가 무너졌다고 말한다.
실제 폐기물 고형연료(SRF) 업계의 경우 폐합성수지를 확보하지 못해 가동이 중지되는 경우도 있으며,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업계 역시 시멘트 업체가 양질의 폐합성수지를 가져가면서 2018년 64만톤이던 물량이 42만톤으로 급감하는 등 사업장 폐쇄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생대위가 주장하는 ‘폐기물 처리체계의 붕괴’의 원인은 무엇일까. 지난 9월 14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환경노동위원회 노웅래 의원실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원순환사회연대, 한국여성소비자연합, 환경실천연합회가 공동주최하고,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후원하여 개최된 「쓰레기 시멘트 이대로 안전한가?」 정책 토론회에서는 시멘트업계가 그동안 국민들의 건강권을 담보로 누려온 수많은 법적 특혜와 제도권에서의 열외 산업으로 운영되어온 것에 대해 대폭적인 법적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개선책들이 제시되었다.
노웅래 국회의원은 “과거 경제 발전을 위해 환경부가 쓰레기 시멘트로 둔갑하는 것을 눈감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경제가 성장한 만큼, 시멘트 공장 폐기물 사용 특혜를 그만하고 이제는 환경부가 미비한 환경기준을 정상화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며, “유럽연합과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도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자원순환의 일환으로 폐기물들을 사용하지만 강력한 배출가스 허용기준과 안전기준을 적용해 관리하고 있다. 반면 그들보다 더 다양한 폐기물과 많은 양을 사용하는 우리나라는 관리기준이 미흡해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시멘트업계가 그간 우리나라의 국토개발과 경제성장을 뒷받침해 왔지만 지난 수년간 지역주민과 관련업계 등과의 갈등의 골이 상당히 깊어지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갈등의 원인은 미세먼지, 탄소중립, 순환자원활용 등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종합적인 시각에서 해결방안을 찾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룡 경실련 공동대표는 “그동안 여러 시민단체들은 폐기물 시멘트의 문제점들을 수년간 제기해 왔으나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부의 집값 안정화 정책 등과 맞물려 대단지 아파트 및 신도시 건설 등으로 쓰레기 시멘트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분별한 폐자원 소각으로 중금속배출 등 심각한 환경파괴와 폐자원 독식에 따른 환경자원을 둘러싼 순환경제가 무너져 환경산업 생태계마저 위협하고 있고 시민들의 안전은 뒷전인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국환경기술사회 최상복 이사는 시멘트 공장의 통합인허가 시행 시점이 다른 대상 업종(발전업 2017년 1월, 시멘트 2023년 7월)에 비해 너무 늦다는 점과 시멘트공장 밀집 지역인 강원도만 대기관리권역에서 제외된 점, 시멘트 소성로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이 느슨한 점, 소성로 굴뚝자동측정시스템(TMS) 측정 항목이 소각시설 및 고형연료제품 사용시설의 측정항목 보다 적은 점 등 다양한 특혜와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 이사는 개선 방안으로 “시멘트 공장 통합 인허가 시행 시점을 발전업 및 석유·화학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현재 유예기간 4년에서 2년으로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멘트 제조업 특성상 특정 지역에 대기 오염물질 다 배출업종이 분포하고 있기에 강릉, 동해, 삼척, 영월군을 대기관리권역의 지역범위에 확대 포함시켜야 한다. 또한 환경부가 공식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TMS 적용 관리대상 대기오염물질 7종(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염화수소, 불화수소, 암모니아, 일산화탄소)에서 시멘트업종만 3종(먼지, 질소산화물, 염화수소)을 전송하고 있다. 이는 친환경적인 사업장 이미지 및 효율적인 대기오염물질 관리, 유사사업장과의 형평성 유지 차원에서 7종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열환경기술연구소 박현서 소장은 “시멘트 공장은 제조 시설로 폐기물을 대량 처리하면 심각한 환경문제와 미연탄소(열원)가 시멘트 제품에 함유되어 폐자원이 낭비된다”며, EU 등 선진국과 우리나라 시멘트 공장 법적 기준을 제시하면서 우리나라는 표준산소농도 기준이 완화되어 있어 오염물질 배출이 왜곡됨을 설명하였다. 더불어 “TMS로 관리하는 항목이 국내 시멘트 공장은 선진국에 비해 적어 동일하게 관리할 필요성이 있으며, THC(탄화수소)가 자가측정(2주 단위)으로 방치 관리 되고 있어 당장 실시간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시멘트 제조 시설은 폐쇄공정이라 반입되는 모든 물질이 시멘트 제품에 함유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염소더스트 등을 밖으로 빼내기 위해 바이패스(by-pass)하여 배출하는데, 이때 많은 분진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고 있어 환경부가 신속한 기준 마련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만 보아도 이전 정부는 탄소중립, 현 정부는 순환경제에 편승하여 시멘트 공장은 폐기물 사용량을 계속 늘릴 수 있는 명분을 이어가고 있다. 시멘트 공장이 탄소중립 명분으로 유연탄을 대체하는 가연성 폐기물을 대량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유연탄과 폐합성수지 탄소배출계수가 동일하고 석탄 채굴로 인한 환경파괴 행위를 하지 않으니 친환경이라 주장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홍사승 쌍용C&E 회장이 한 언론에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폐합성수지 2톤이 유연탄 1톤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하였는데, 탄소배출계수가 동일하면 폐기물을 2배 사용하기 때문에 탄소배출도 2배가 증가하는 것인데 친환경과 탄소중립을 말한다는 것은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며, 수십년간 환경부가 국민의 건강과 환경을 해치는 역할을 해왔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 일본 시멘트 공장 주변 차량과 국내 시멘트 공장 주변 차량 비교해보면 일본과 우리나라 시멘트 공장의 환경 차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발제자들은 공통적으로 시멘트 공장으로 인해 누적된 문제와 갈등이 계속 쌓여가고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정부와 환경부 노력이 극히 미진했음을 지적했다. 특히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한 것처럼 폐기물 소각시설이나 고형연료 시설 등 동일한 폐기물 반입·처리·대기 기준으로 관리되었더라면 오늘과 같은 이러한 극단의 토론회 및 환경‧사회적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국내에도 동일한 시설과 동일한 공정에서 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들이 공존하고 있음에도 이 시설들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완화된 폐기물 처리 및 대기 기준을 적용해 주고 있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 처사였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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