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4-02-11 11:13:47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국립생태원 습지센터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습지전문 연구기관으로 2012년 1월 국립환경과학원 소속기관으로 발족되며 첫발을 내디뎠다. 2019년 5월 국립생태원으로 이관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습지와 습지 자원의 체계적인 발굴·보전·복원 및 이용 등에 관한 정책지원·조사·연구와 국제협력의 허브역할을 수행해 왔다. 본지는 국립생태원 이중효 습지센터장을 통해 우리나라 습지 현황과 역할,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중요한 보고로
국제협약 및 국내 보전정책 이행에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람사르협약의 이행 및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을 위해 습지방문센터 운영과 습지보호지역에 대한 민관협력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 전국 습지는 약 2,704곳에 달하고 있는데 총면적은 1,153.4㎢로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약 1%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이들 습지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82종의 약 41%인 116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생물다양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보고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중효 습지센터장은 “그 가운데 특별히 중요성을 가진 곳은 환경부에서 지정한 습지보호지역 32군데로 특히 이곳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서식, 생물다양성의 풍부함, 지형 경관 지질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특별히 보존해야 할 생태적 중요성을 가진다”고 밝혔다.
그밖에 습지보호지역의 생태계 변호와 파악 및 이에 부합하는 보전과 관리를 위해 습지센터에서는 5년 주기로 생태계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습지보전법 제11조(보전계획읭 수립시행)에 따라 소관 지방 환경청에서 보전계획을 다시금 수립 시행하고 있다. 특히 김해 화포천 습지보호지역은 보호지역 관리효과성평가를 시범적으로 적용한 습지로 향후 이를 시작으로 습지보호지역의 정밀조사와 보전계획, 수립, 관리효과성 평가에 이르기까지 보전과 관리 체계가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습지센터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생태보호와 기후변화 대응 톡톡히 하는 습지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보자면 습지는 천연의 저장고라 할 만큼 중대한 역할을 수행한다. 세계적으로 약 40%의 동식물이 습지에 의존하고 있으며 매년 200여종이 습지에서 신규로 발견된다. 국내 내륙습지에서는 6,786종의 생물이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 멸종위기야생생물 가운데 약 41%에 해당하는 116종이 출현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에 습지보호지역 일대의 시민과학연구를 기획 운영함으로써 시민과 지자체가 지역 습지의 생물 현황을 파악하고 보전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기업과 협업해 영양군 장구메기 습지복원 및 주민역량강화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민간기업과 함께 훼손된 습지 및 생물서식처를 복원하면서 주민의 인식과 더불어 보전역량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장구메기 습지를 대상으로 한 주민역량강화사업은 습지 본연의 기능과 우수한 생물서식처로서의 보전을 위해 2022년부터 훼손지 복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KT&G가 기부금을 수탁하고 국립생태원과 함깨 습지 내 쇄굴정비, 물길 연결성 확보, 수위유지 등을 하고 있으며 영양군 일대 주민들과 함께 주민역량강화사업을 추진, 습지에 대한 교육을 제고하고 보전인식을 증진하는 등 보전과 생물서식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이 센터장은 알렸다.
또한 향후 더욱 중점적인 습지 관리를 위해 생태우수습지를 선정하는 일도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생태우수습지란 내륙습지 기초조사 결과를 통해 식생 서식처 평가가 우수하게 평가된 습지 또는 지자체 관심 습지로서 생물상 등 정밀조사를 통해 보호지역 지정 여건을 파악하는 한편 향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주민의 인식증진이 필요한 습지이다. 이에 습지센터에서는 2019년도부터 현재까지 총 11곳(12.70㎢)의 생태우수습지를 조사하고 환경부에 보호지역으로 지정건의했다. 이를 통해 환경부에서는 습지센터를 비롯하여 지자체 등에서 추진한 보호지역 지정건의를 바탕으로 1999년 낙동강하구 습지를 시작으로 2023년 12월 철원 이길리 습지까지 총 32곳의 습지보호지역을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밖에 습지보호지역을 선정하고 있는데 2023년 12월 29일 기준으로 이길리습지가 신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현재 우리나라 환경부에서 지정한 습지보호지역은 총 32개 137.696㎢가 되었다.
기후변화도 습지의 생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습지는 지상에 있는 탄소의 40% 이상을 저장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로 탄수중립에 중차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온대기후의 울창한 숲은 1년에 1㎡ 당 약 700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습지는 흡수량이 1kg에 달한다는 결과도 있을 정도이다.
따라서 물부족 등 가뭄에 시달리게 되면 습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만큼 습지센터 측에서는 습지보호지역을 대상으로 5년 주기 변화상을 관찰하는 정밀조사를 수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수리·수문·수질 분야에서 기상관측자료를 활용해 습지보호지역의 오랜 세월 관측변화와 계절 특성 분석, 지중수의 계절적 변동과 변화 추이 파악 등 조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미래의 기후 변화에 대한 생태계의 반응을 예측하기 위한 자료를 구축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2022년도 내륙습지 정밀조사에서 무제치늪이 위치한 울산지역의 기후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30여 년(1991년~2021년) 동안 평균 기온은 1년에 약 0.02℃씩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반면 강수량의 경우 1년에 시간당 약 3㎜씩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며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습지센터 측은 대응방안으로 무제치늪 내 오리나무와 비목나무 제거, 물막이 작업 등을 통해 물골의 형성을 늦추기 위한 관리방안을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시하기도 했다.
습지보전법과 그 이행
우리나라는 1997년 7월 대암산 용늪을 람사르습지로 등록하면서 101번째로 람사르협약에 가입했다. 이후 습지의 체계적 보전·관리와 국제협약의 이행을 위해 1999년 8월 환경부와 해양수산부가 공동으로 「습지보전법」을 제정했다. 습지보전법은 습지조사와 습지보전기본계획의 수립, 국가 습지심의위원회의 설치, 습지보호지역의 지정, 행위의 제한 등을 다루고 있으며 국내 습지의 체계적인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한 정책의 기반이 되고 있다.
이미 사라지거나 파괴된 습지를 복원하는 일 또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다. 영양군 장구메기 습지를 대상으로 ‘생태계 보전 및 생물다양성 증진’ 협력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장구메기 습지의 보전⋅관리 및 생물서식공간 개선 협력사업으로 쇄굴, 침식 등 훼손의 진행을 막고 습지의 담수량과 생물서식처가 유지될 수 있도록 복원계획을 세웠다. 그밖에 습지 내 외래종과 유해종을 차단하고 관리하는 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국제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산업용, 농업용, 애완용 등으로 외래종이 많이 수입되고 있는데 일부종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 고유종의 서식지를 감소시키고 생태계를 교란하기도 한다.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는 환경부의 허가 또는 승인 없이는 생태계 교란 생물의 수입, 반입, 사육, 재배, 양도, 양수, 보관, 운반 또는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 습지보호지역에서는 지방⋅유역환경청과 관련 민⋅관협의체를 중심으로, 일반 내륙습지는 소관 지자체(환경과 등)에서 생태계교란 생물 제거⋅관리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외래종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개인, 지역사회, 지자체, 정부기관이 함께 노력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생태관광지역과 연계해 습지를 관광지로 개발함으로써 국민 체감도를 높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습지는 사람의 발길이 닿게 되면 관광객으로 인한 답압, 생태계교란생물 및 귀화식물 유입 등이 이루어질 수 있어 습지생태계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기 위해서 적절한 규제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센터장은 “환경청과 지자체에서는 방문객의 무분별한 탐방으로 인한 습지, 자연환경의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생태탐방로, 탐조대 등 체험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연생태해설사와 함께 하는 생태‧역사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구조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제주 물장오리오름 등 일부 습지보호지역에 대해서 습지의 보전을 위해 일정기간 보호지역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고 알렸다.
습지, 기후위기 대응수단
최근 국제적으로 기후변화의 문제성이 강조되면서 탄소중립의 필요성 또한 커지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미 습지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탄소 저장고로 잘 알려져 있으며 생물다양성도 우수한 곳으로 알려져 있어 탄소중립과 더불어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그렇기에 습지센터는 기후변화 대응 가능성과 중요성을 인식해 습지가 탄소저장고로서 정확하고 투명하게 평가됨으로써 그 기능이 유지되고 강화되도록 하는 데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습지 내 탄소저장고 유형을 분류하는 한편, 이를 정량화하고 있으며 각각의 탄소저장고 유형이 얼마만큼의 탄소 저장 기능을 가지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은 2026년까지 내륙습지의 현존식생도 작성, 습지 내 토양정보지도 구축으로 기초자료를 구축하는 데 나서고 있다. 또한 탄소저장고별 탄소저장 기능 평가 또한 2026년까지 습지의 주요 우점식생인 버드나무, 왕버들, 선버들, 갈대, 달뿌리풀, 물억새와 습지의 공간분포별 토양 내 유기탄소 저장량, 고사유기물의 탄소저장량 등을 조사ㆍ연구하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초자료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밖에 람사르협약 이행과 관련해 국내 우수습지가 람사르습지로 등록될 수 있도록 습지조사 및 람사르습지정보양식(RIS) 작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람사르협약에 우리나라가 발의한 결의문이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12차 람사르당사국총회(’15)의 ‘습지도시 인증제’ 결의안, 14차 총회(‘22)의 ’공교육 분야에서의 습지교육‘ 결의안 채택까지 전반적인 과정에 습지센터가 참여하여 학교 교육 과정 속에서 습지 생태계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제도 마련에 기여하기도 했다. 특히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제도 채택과 관련해서는 결의안 발의 이전부터 우리나라가 주도함으로써 국제사회에 습지보전 정책 사업으로 제안하였고, 습지센터는 람사르마을 시범사업, 습지도시 운영가이드라인 마련, 습지도시 브랜드 활성화 방안 수립 등 단계별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인증제도가 국내에 정착될 수 있도록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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