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6-18 22:26:41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위성 원격탐사 기술이 전 세계 강의 수질과 생태 건강을 감시하는 핵심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강은 인류의 주요 식수원이자 농업·산업·도시 활동의 기반이지만, 접근이 어렵거나 계절적으로 말라붙는 경우가 많아 현장 조사만으로는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과학자들은 위성과 컴퓨터 모델링을 결합하면 전 세계 하천의 수질 변화와 오염 위험을 보다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시내티대학교 동메이 펑 환경공학 교수 등 국제 수문학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Nature Water에 발표한 논문에서 위성 원격탐사, 모델링, 장기 관측자료를 활용해 강의 건강성과 스트레스 요인을 연구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펑 교수는 “강, 특히 작은 하천은 정의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이들은 계절과 기후 조건에 따라 흐름이 달라지고, 간헐적으로만 물이 흐르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많은 강과 하천은 특정 시기에는 말라 있어 지도상으로 확인하거나 지속적으로 관측하기 어렵다.
강은 바다와 대기, 육상 생태계를 연결하는 지구 시스템의 핵심 축이다. 인류 문명 역시 강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오늘날에도 전 세계 인구의 약 90%가 강에서 10㎞ 이내에 거주하고 있으며, 많은 도시는 강을 주요 식수원으로 삼고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강을 전 지구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동시에, 각각의 강을 개별적으로 이해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은 기후, 주변 토지 이용, 인간 활동의 영향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같은 ‘강’이라도 산악지역의 급류, 농업지대의 하천, 도시를 흐르는 강, 건조지의 간헐하천은 수질과 오염 양상이 크게 다르다.
위성 원격탐사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된다. 위성은 넓은 지역을 반복적으로 관측할 수 있고,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하천이나 국경을 넘는 유역도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다. 특히 물 표면에서 반사되는 빛의 스펙트럼 변화를 분석하면 부유물질, 탁도, 조류, 일부 영양염 관련 지표를 추정할 수 있다.
서던감리교대학교의 공동 수석저자인 샤오 양 연구원은 새로운 위성 기술을 통해 연구자들이 빛의 스펙트럼 변화를 이용해 수질을 모니터링하고, 물속 영양분과 오염 지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성과 컴퓨터 모델링은 전 세계 수질을 매우 세밀하게 추적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야심찬 목표이지만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위성 기술이 독성 조류 번성의 조기 경보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에 질소와 인 같은 영양염이 과도하게 유입되면 조류가 급격히 번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독성 남세균이 발생하면 정수장 운영이 중단되거나, 보트·수영 등 수상 레저 활동이 제한될 수 있다.
독성 남세균은 인체 건강에도 위험하다. 오염된 물에 노출될 경우 피부 발진, 메스꺼움, 간 손상, 신경계 이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독성 조류가 포함된 물을 식수로 처리하려면 추가 공정과 비용이 필요해 지역 수도 시스템에도 부담이 된다.
펑 교수는 앞으로 50년간의 전 세계 강 데이터를 분석해 하천이 영양염을 어떻게 운반하는지, 독성 조류 번성에 대한 조기 경보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비료나 하수에서 유래한 영양염이 과도하게 유입되면 조류가 대량 증식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
조류가 수면을 뒤덮으면 햇빛이 차단돼 수생식물이 죽고, 이후 죽은 조류와 식물 물질을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물속 산소를 소비한다. 그 결과 산소가 부족한 ‘데드존’이 형성되고, 대규모 물고기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부영양화라고 한다. 연구진은 영양염의 이동과 변화를 연구한 결과 미국 강의 최소 40%가 영양염 오염 문제를 겪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수질 관리 방식이 현장 채수와 사후 분석 중심에서, 위성 기반의 광역 감시와 조기 경보 체계로 확장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기후변화로 가뭄과 폭우가 잦아지고, 농업·도시 오염원이 하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상황에서 강의 변화를 실시간에 가깝게 추적하는 기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위성 원격탐사는 모든 수질 항목을 직접 측정할 수는 없지만, 현장 관측과 결합할 경우 강의 건강 상태를 더 넓고 빠르게 파악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하천별 특성과 지역별 오염 요인을 반영한 정밀한 모델을 구축해 식수원 보호, 조류 경보, 유역 관리, 생태계 보전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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