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6-24 22:40:38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유럽이 기록적인 폭염에 휩싸이며 기후위기의 최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외신 보도에서 유럽 전역의 폭염이 더 강하고 잦아지고 있으며, 프랑스와 영국, 스페인 등에서 인명 피해와 사회 기반시설 차질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유럽은 전 지구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데워지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첫째는 대기순환 변화다. 코페르니쿠스는 대기 흐름의 변화가 유럽 여름철 폭염을 더 자주, 더 강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작용해 왔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열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날이 늘고 있으며, 지중해에서 북극권에 이르기까지 극단적 폭염이 관측되고 있다.
둘째는 대기오염 감소다. 에어로졸은 인체 건강에는 해롭지만 태양복사를 일부 반사해 지표에 도달하는 에너지를 줄이는 냉각 효과도 갖는다. 코페르니쿠스는 1980년대 이후 유럽의 대기질 규제가 강화되면서 에어로졸 농도가 낮아졌고, 이 과정이 유럽의 온난화를 일부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오염물질을 줄인 정책이 건강에는 긍정적이지만, 기후 측면에서는 냉각 효과를 약화시키는 역설적 결과를 낳은 셈이다.
셋째는 적설 감소다. 기온 상승으로 유럽의 눈 덮임이 줄어들면서 지표 반사율, 즉 알베도가 낮아졌다. 밝은 눈과 얼음은 태양에너지를 우주로 반사하지만, 눈이 녹아 어두운 땅이나 바다가 드러나면 더 많은 열을 흡수한다. 이는 추가 온난화를 부르는 피드백으로 이어진다.
넷째는 지리적 요인이다. 유럽 일부는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되는 북극권과 연결돼 있다. 코페르니쿠스는 북극 증폭 현상으로 인해 북극이 전 세계 평균보다 훨씬 빠르게 데워지고 있으며, 유럽의 온난화에도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코페르니쿠스에 따르면 유럽 내부에서도 온난화 속도는 지역과 계절에 따라 다르다. 봄은 다른 계절보다 비교적 느리게 따뜻해졌고, 겨울은 중부와 동부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상승했다. 여름은 서유럽에서 특히 빠르게 더워졌다.
지역별로는 동유럽과 남동유럽, 알프스를 포함한 중부 유럽 일부가 최근 30년간 10년마다 0.5~1도씩 상승했다. 반면 서유럽과 남서유럽, 페노스칸디아 지역은 대체로 10년마다 0.2~0.5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북극에 위치한 스발바르는 최근 30년간 10년마다 1.5~2도씩 상승해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데워지는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북극이 빠르게 데워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코페르니쿠스는 여러 피드백을 제시했다. 눈과 얼음이 녹아 어두운 표면이 드러나는 알베도 피드백, 열이 대기 상층으로 잘 섞이지 않고 지표 부근에 머무는 대류 차이, 차가운 지역에서 지표 부근 공기가 더 빨리 따뜻해지는 기온감률 피드백, 저위도에서 극지방으로 이동하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 등이 북극 증폭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계속되는 한 유럽의 폭염은 더 강하고 잦아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폭염을 계절적 재난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주택·도시·보건·교통·전력·수자원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해야 하는 장기 기후위험으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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