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8-13 22:50:16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2025년 전 세계 온실가스 농도와 해양 열 함량, 평균 해수면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엘니뇨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지구 평균기온이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북극과 남극에서는 높은 기온과 해빙 감소가 이어졌다.
미국기상학회(AMS)가 발표한 ‘제36차 연례 기후 현황(State of the Climate)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지구 기후시스템은 대기와 해양, 빙권 전반에서 장기적인 온난화 추세가 지속됐다.
이번 보고서에는 60개국 625명의 과학자가 참여했으며 육상과 해양, 극지방, 위성 등 전 세계 관측망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종합했다. 보고서는 미국기상학회가 발행하는 ‘Bulletin of the 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BAMS)’ 에서 발간됐다.
2025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농도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425.6±0.1ppm으로 산업화 이전 약 278ppm보다 53% 증가했다.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탄소 배출량 역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연간 10.3±0.5페타그램(Pg C)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1960년대 연평균 3.0±0.2페타그램의 세 배를 웃도는 규모다.
지구 평균기온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25년은 19세기 중반 이후 관측 기록상 육상과 해양을 합쳐 가장 따뜻했던 세 해 가운데 하나로 평가됐다.
특히 동태평양에서 대부분의 기간 동안 중립 또는 약한 라니냐 조건이 나타났음에도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2025년을 엘니뇨가 없는 해 가운데 관측 사상 가장 따뜻한 해로 분석했다.
유럽은 관측 사상 가장 따뜻한 해를 기록했고 러시아와 중국, 대한민국, 아르헨티나는 각각 두 번째로 따뜻한 해를 보냈다. 보고서에 사용된 5개 주요 지구 온도 자료 모두 2015~2025년의 최근 11년이 관측 사상 가장 더운 시기였다는 데 일치했다.
라니냐와 유사한 비교적 차가운 열대 태평양 조건에도 해수면 온도는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 2025년 전 세계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172년 관측 기록 가운데 세 번째로 높았으며, 1991~2020년 평균보다 0.38도 높았다.
전 세계 해수면의 약 87%가 한 차례 이상의 해양폭염을 경험한 반면, 해양한파를 경험한 해역은 약 26%에 그쳤다. 해양에 축적되는 열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바다는 지난 반세기 동안 온실가스 증가 등으로 지구시스템에 축적된 초과 에너지의 약 90%를 흡수해왔다. 해수면부터 수심 2,000m까지 측정한 전 세계 해양 열 함량은 2025년 또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해수면 역시 14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5년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은 위성 고도계 관측이 시작된 1993년 평균보다 약 111.2㎜ 높았다.
2005년 이후 해수 온난화에 따른 열팽창은 연평균 약 1.6±0.3㎜의 해수면 상승에 기여했으며, 빙상과 빙하 융해는 같은 기간 연평균 약 2.0±0.4㎜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북극의 변화도 두드러졌다. 2025년 북극은 126년 관측 기록 가운데 두 번째로 따뜻한 해를 기록했다. 북극의 지표면 기온 상승 속도는 전 지구 평균의 약 3배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높아진 기온과 강수량은 툰드라 식생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5년 북극의 식생 녹색도는 관측 기록상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해빙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2025년 북극해의 연간 최대 해빙 면적은 47년 위성 관측 기록 중 가장 작았으며, 최소 해빙 면적은 11번째로 낮았다. 특히 오래된 해빙 감소가 뚜렷했다. 4년 이상 된 다년생 해빙 면적은 1980년대 약 150만㎢에 달했지만 2025년 9월에는 약 9만5,000㎢까지 줄었다.
남극에서도 고온과 해빙 감소가 이어졌다. 남극 대륙은 1979년 기록이 시작된 이후 가장 따뜻한 해를 보냈으며, 대부분의 빙붕에서 평균보다 많은 표면 융해가 발생했다. 남극반도에서는 1월 초 융해 수준이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남극 주변 해빙의 연간 최대 및 최소 면적 역시 각각 관측 사상 세 번째와 네 번째로 낮았다.
육지 빙하의 감소도 멈추지 않았다. 전 세계 빙하는 38년 연속 질량을 잃었으며 최근 4년 연속 평균 1m 이상의 ‘물 등가량’에 해당하는 얼음을 잃었다. 특히 1976년 이후 발생한 전체 빙하 손실량의 약 41%가 최근 10년 동안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수십 년간 빙하 감소 속도가 빠르게 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열대저기압 활동도 평년보다 활발했다. 2025년 북·남반구에서는 총 97개의 열대저기압이 발생해 1991~2020년 평균인 87개를 웃돌았다. 이 가운데 5개는 카테고리 5 수준까지 발달했다.
특히 허리케인 멜리사는 10월 28일 최대 풍속 시속 306㎞, 중심기압 892hPa를 기록하며 대서양에서 관측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 가운데 하나가 됐다. 자메이카에는 카테고리 5 등급으로 상륙해 서부 지역에 큰 피해를 입혔으며, 95명이 사망하고 최소 122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호주 해역에서도 2024~2025년 시즌 동안 12개의 열대저기압이 발생해 2005~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5년 지구 기후가 단순히 ‘더운 한 해’를 넘어 대기와 해양, 빙하와 극지방 등 여러 기후시스템에서 동시에 기록적인 변화가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특히 온실가스 농도 증가와 해양 열 축적, 해수면 상승, 빙권 감소가 동시에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기후위기의 진행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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