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2-03-28 11:58:05
다시 숲을 만드는(기존의 나무를 심는) 계절이 돌아왔다. 식목행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삼국시대에는 삼국통일을 완수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나무를 심었고, 조선시대에는 왕실 경작지에서 왕이 친히 경작을 하며 농사일의 시작을 알리는 식목행사를 하였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전국민이 동참하는 대규모 녹화사업을 통해 국토를 재건하며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토대를 닦는 국민적 화합을 일구어내는 나무심기를 해왔다. 모두가 각각의 시대에 어울리는 나무심기였고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그렇다면 오늘날은 어떤 나무심기를 하는 것이 이전의 나무심기 행사처럼 시대에 어울리고 의미있는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을까? 인류세라는 새로운 지질시대가 자주 언급될 만큼 우리 인간은 우리가 사는 환경을 크게 변화시켜 왔다. 학자들은 생태적 균형을 유지하고 있던 자연을 농경지와 같은 반자연으로, 나아가 도시와 같은 인위적 공간으로 전환시킨 결과, 기후가 달라지고, 토양 환경이 달라졌으며 그것을 기반으로 삼은 생물의 종류가 달라진 것 등을 인류세의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지역의 기온 상승계수를 구해보니 100년 동안 0.9 – 2.5℃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의 계절현상을 통해 그 변화를 파악해 보니 벚나무의 개화일은 최근 100년 동안 8일에서 16일 가량 빨라졌고, 참나무의 일종인 신갈나무의 개엽일은 9일에서 20일 가량 빨라졌다. 장소를 도시지역으로 옮겨보면 문제는 더 심하고 복잡하다. 서울의 도심과 도시 외곽 사이에는 평균기온이 5℃ 이상 차이가 나 기후대가 달라지는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 그러한 변화는 나아가 바람의 방향에 변화를 주어 도시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무게에 따라 거리를 다르게 나르면서 토양의 이화학적 성질을 변화시켰는데 그 차이가 모암이 달라질 정도로 컸다. 결과적으로 그곳에 사는 식물의 종류도 변화시켜 도심에서는 외래종이 주인 행세를 하고, 가스상 오염물질이 날아와 산성화된 도시 외곽의 산림은 그 안정성을 크게 위협받으며 쇠퇴해가고 있다. 여기에 근래 부쩍 늘어난 기후변화 기인 가뭄피해가 더해지면서 숲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는 실정이다. 게다가 요즘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미세먼지도 결국은 지상으로 떨어져 그러한 변화를 부추길 태세다.
이러한 환경에서 나무심기는 과거의 방식과 크게 달라져야 한다. 우선 변화된 기후를 반영하여 심는 시기를 당겨야 한다(그림 1~4 참고). 나아가 자연의 체계와 달리 일정한 간격으로 단순림을 이루어내는 인공조림의 형태가 되어서는 안되고, 미관 다듬기에 치중하는 조경의 형태가 되어서도 안된다(사진 2 참고). 그것은 변화하는 환경이 요구하는 형태로 숲을 이루어내는 생태적 복원이 되어야 한다. 생태적 복원도 이름만 도용한 지금의 방법을 뛰어 넘어 참복원을 이루어내야 한다.
학자들이 발표하는 연구결과에 따르면, 오늘의 환경문제는 우리 인간이 주도한 환경 변화에서 출발하고 있다. 오염물질과 같이 환경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인위환경은 늘리고 그 스트레스를 완충하는 자연환경은 양적으로 줄여 질적으로 그 기능을 약화시켜 양자 사이의 기능적 균형을 깨뜨린 결과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환경을 전혀 변화시키지 않고 우리 삶을 이어갈 수도 없다. 대안으로 숲이 사라진 곳에 그 환경이 요구하는 숲을 이루어내고, 훼손되어 온전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숲을 정상의 모습과 기능을 갖춘 상태로 되돌리는 생태적 복원을 실천하여 그 균형을 회복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변화하는 환경이 요구하는 나무심기를 실천하여 우선 양적 측면에서 인위환경과 자연환경 사이의 균형을 되찾기 위한 시도를 해 보자. 나아가 질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 양자 사이의 균형을 되찾아 자연과 인간 사이의 조화로운 관계를 회복하여 우리 스스로가 자초한 환경문제로부터 벗어나 보자.
무엇보다도 요란한 구호만 외친 탄소중립을 실천하여 국제적 신뢰를 회복하고(사진 1, 그림 5 참고), 국내적으로는 세월이 흘러도 개선의 기미조차 없는 미세먼지의 터널을 벗어나 보자(사진 3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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