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5-12-05 12:16:19
[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우리 생활에서 사용된 물은 정화 과정을 거쳐 하천이나 바다로 방류된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깨끗하게 정화해야 하는지를 정하는 것이 바로 ‘하·폐수 방류수 수질 기준’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준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느슨한 편이며, 물 재이용과 에너지 자립화 측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방류수 기준, 여전히 ‘기본 정화’ 수준
전남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과 연구진(강소은, 고유진, 김수연, 이다연, 구본영, 정석희)이 발표한 논문 「국가별 하·폐수처리장 방류수 수질 기준 비교 및 국내 기준 개선에 대한 고찰」에 따르면, 한국의 하폐수처리장 방류수 기준은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총질소(T-N), 총인(T-P) 등 주요 항목에서 OECD 주요국보다 완화된 수준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독일·일본 등은 총질소 10mg/L, 총인 1mg/L 이하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만, 한국은 대부분 시설에서 총질소 20mg/L, 총인 2mg/L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수질오염총량제를 도입하고 있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하천의 부영양화(녹조 등)를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하폐수처리장을 단순한 오염 저감시설이 아니라, 물과 에너지, 탄소를 함께 관리하는 ‘순환형 인프라’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의 방류수 기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에 비해 완화되어 있어, 미세오염물질이나 질소·인 등 영양염류 제거 효율이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이로 인해 하천의 녹조 발생, 수질 악화, 생태계 교란뿐 아니라 에너지 소모와 온실가스 배출 증가라는 이중 부담이 뒤따른다.
이에 따라 하폐수처리 기준 강화와 더불어, 물관리와 에너지관리, 탄소중립 전략을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남대 정석희 교수는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설비 도입이 아닌, 하폐수처리 프로세스의 기술적 혁신을 통해 하폐수 고도처리 및 하폐수 에너지 자원화를 통한 탄소 저감이 긴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오염원을 줄이는 차원을 넘어, 하폐수처리장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스마트 물순환 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지속 가능한 물환경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 체계와 정책 의지의 문제다. 지자체별 실태에 맞는 맞춤형 기준과, 에너지 효율·탄소저감 효과를 함께 고려한 통합 물환경 관리체계 구축이 지금 한국 물산업이 나아가야 할 핵심 과제다.
[ⓒ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