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수산물 공급망 흔든다

해수온 상승으로 고등어·오징어 등 어종 수급 불안 커지며 유통업 리스크 관리 필요성 부각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2-23 12:17:36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WWF는 이마트와 함께 기후위기로 심화되는 수산물 공급망의 구조적 위험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전환 방향을 제시한 ‘지속가능한 수산물 먹거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와 해양 생태계 위기가 수산물 생산·유통 전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짚으면서, 유통 기업이 공급 리스크를 줄이고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보고서는 수산물이 기후변화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식량 자원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해수온 상승은 어종의 서식지를 흔들고 치어 밀도를 낮추는 등 생태계 변화를 촉발해, 결과적으로 공급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이 전·평년 대비 2~4℃가량 상승하면서 어종의 분포가 달라지고 자원량이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기후·생태 변화는 대중성 어종의 생산량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고등어류는 2024년 생산량이 약 13만4천 톤으로, 최근 3년 평균(15만~16만 톤)을 밑돌았다. 갈치도 4만4천 톤으로 감소했다. 오징어는 2021년 6만 톤에서 2022년 3만6천 톤으로 급감한 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양식 어종도 예외가 아니다. 광어와 전복은 고수온에 민감해 폐사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광어는 수온이 29~30℃를 넘으면 성장 지연과 폐사가 심화돼 최근 2년간 도매가격이 30% 이상 오른 것으로 보고서는 설명했다. 참다랑어 같은 회유성 어종은 회유 경로 변동이 커지면서 수급 예측 자체가 어려워지는 추세다.

보고서는 이 같은 변화가 ▲생산량 감소 ▲종 다양성 감소 ▲공급 불확실성 확대 ▲품질 저하로 복합화되며, 결국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WF는 기업이 단순 조달을 넘어 자연보전과 지속가능성을 공급망 의사결정의 중심에 두고 전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단계로는 ASC·MSC 등 국제 인증 수산물 소싱 확대를 제안했다. 인증 수산물은 남획 방지와 해양 생태계 보전뿐 아니라 생산~유통 전 과정의 추적 가능성을 높여, 장기적인 수급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또 보고서는 TNFD, SBTN, ‘청색전환(Blue Transition)’ 등 글로벌 프레임워크를 바탕으로 기업 실행 과제를 구체화했다. 어획 위험도에 따른 우선순위 설정, 공급망 이행 추적·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이마트가 기후위기발 수산물 공급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산지 및 어종 다변화, 상품 리포지셔닝, 글로벌 인증 확대 등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수산물 공급 로드맵의 이행 현황과 향후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WWF와 함께 2022년부터 ‘상품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Product Sustainability Initiative, PSI)’를 설계·추진해 왔다. PSI는 친환경 상품, 원재료·소싱, 건강·안전, 패키징·플라스틱 등 영역에서 지속가능한 생산·소비 기준을 구축·운영하는 체계로, 유통 전반의 책임 있는 전환을 단계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임익순 한국WWF 보전사업본부 국장은 “유통 기업의 공급망 전환은 단순한 상품 전략을 넘어 기후·환경·경제를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수산물을 시작으로 축산, 팜유, 면직물 등 다양한 원재료 영역에서 자연 자원 보전을 위한 실행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 전문은 WWF 한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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