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8-10 12:27:43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K-ETS) 제4차 계획기간이 시작되면서 기업의 탄소비용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배출허용총량은 줄고 유상할당은 확대됐지만, 시장이 실제 감축을 끌어내려면 규제 대상 밖에 흩어진 감축 여력을 찾아 검증 가능한 실적으로 전환하는 공급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본지는 ㈜후시파트너스 조성훈 공동대표를 통해 기업 기관의 대응 방향과 향후 비전에 대해 알아보았다.
진입장벽 낮추기 위한 노력
조성훈 후시파트너스 공동대표는 “이미 발급된 배출권을 단순히 중개하는 회사가 아니라,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감축실적을 찾아 제도가 인정하는 탄소자산으로 만드는 회사”라며 “감축 여력은 있지만 전문인력과 비용, 복잡한 행정절차 때문에 시장에 참여하지 못했던 기업과 공공기관, 시민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11월 설립된 후시파트너스는 이행열·조성훈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회사는 현재 24명의 탄소배출권·수송·금융·정보기술 전문가로 조직돼 있으며, 2024년 환경부 모태펀드가 출자한 ‘현대차증권-인프라프론티어 미래환경 신기술조합 1호’에서 2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후시파트너스가 자발적 탄소시장보다 K-ETS 규제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수요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규제시장에서는 할당대상업체가 매년 실제 배출량에 상응하는 배출권을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반면 자발적 크레딧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경기와 ESG 전략 변화에 따라 수요가 달라질 수 있다.
전기버스의 장래 감축량, 한꺼번에 수익화
후시파트너스의 대표 사업모델은 이른바 ‘미래배출권’이다. 이는 승인된 감축사업에서 앞으로 발생할 인증실적을 예상하는 것이다. 사업은 발굴·검증·거래의 세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운행거리와 연료·전력 사용량, 설비 자료 등을 분석해 감축 잠재량과 적용 가능한 방법론을 찾는다. 이어 사업계획서 작성, 관장기관 협의, 모니터링 체계 구축과 제3자 검증을 거쳐 인증을 신청한다. 발급된 실적은 수요 기업이나 금융기관과 연결해 거래한다.
초기 핵심 사업은 경유·CNG 버스를 전기버스로 전환해 줄인 배출량을 자산화하는 것이었다. 노선버스는 인가된 노선과 운행 대수에 따라 반복 운행하고 충전도 차고지 중심으로 이뤄져, 승용차나 지입 화물차보다 활동자료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이 있다.
조 대표는 “기존에는 운수회사가 1~2년마다 적은 물량의 배출권을 발급받기 위해 복잡한 행정업무를 감당해야 해 참여 유인이 낮았다”며 “승인된 사업의 장래 감축량을 보수적으로 산정하고 금융기관과 연결해 여러 해의 예상 수익을 먼저 지급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래 감축량은 이미 발급된 배출권과 동일한 자산으로 볼 수 없다. 방법론과 제도 변경, 실제 운행량 감소, 데이터 누락, 검증 결과, 발급 시점, 시장가격 등에 따라 예상 물량과 가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탄소가격 상승, 준비된 기업에는 새로운 수익 기회
배출권 가격이 오를수록 감축 준비가 부족한 기업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할당받은 배출권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부족분을 시장에서 구매해야 하고, 가격 상승분은 그대로 기업의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에너지 효율화와 재생에너지 전환, 외부감축사업 등을 통해 감축 실적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기업은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다. 자체 감축으로 남은 할당배출권이나 외부감축사업을 통해 인증받은 실적을 시장에서 거래하면 추가 수익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탄소중립이 더 이상 일부 대기업이나 할당대상업체만의 과제가 아니라는 점도 보여준다. 시민이 설치한 태양광과 전기차, 지역의 에너지 전환사업, 공공기관의 시설 개선, 중소기업의 효율화 활동도 데이터를 모아 검증 가능한 감축 실적으로 만들면 탄소시장과 연결될 수 있다.
후시파트너스는 이 과정에서 개별 주체의 감축 행동을 데이터로 전환하고, 이를 검증해 경제적 가치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구상이다. 시민과 지역, 공공기관,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행동에서 데이터로 이를 통해 검증, 가치’로 이어지는 흐름을 구축하는 것이 회사가 제시하는 탄소금융의 방향이다.
후시파트너스는 2028년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상장 목표보다 먼저 검증받아야 할 것은 미래 감축실적의 발굴 규모가 아니라 실제 발급률과 장기 데이터 품질, 감축사업 참여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의 투명성이다. 배출권을 금융자산으로 만드는 기술이 국가 감축에 기여하려면 금융적 수익성과 환경적 진실성이 함께 입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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