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강, 35년 가운데 가장 건조한 해 보내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9-18 22:01:08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지난해 전 세계 강이 최근 35년 가운데 가장 건조한 해 중 하나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수와 호수, 토양·빙하 등에 저장된 담수는 10년째 감소하는 반면, 가뭄과 홍수는 지역별로 극단화하면서 세계 물순환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세계 수자원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상 관측과 위성자료, 13개 세계 수문모델을 결합해 하천 유량과 지하수, 증발산, 육상 물 저장량, 적설·빙하 및 수문재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 전 세계 유역 면적의 36%에서 하천 유량이 평년보다 적었다. 정상 범위의 유량을 기록한 유역은 지난 7년 연속 34∼38%에 그쳤다. 1991∼2020년 평균인 46%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남미 북부 일부에서는 평년보다 유량이 많았지만 북미와 동유럽, 중동·중앙아시아, 남미 라플라타· 브라질 상프란시스코 유역 등은 평년을 밑돌았다.

장기간의 가뭄을 완충해 온 물 저장고도 줄고 있다. 지하수와 호수·하천, 토양 수분, 식생, 눈과 얼음을 합한 육상 물 저장량은 2014∼2016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세계 관측 우물의 약 3분의 2에서는 지하수위가 과거 정상 범위를 벗어났으며, 2024년보다 회복보다는 부족 쪽으로 기울었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지하수와 빙하, 계절 적설을 가뭄과 건기를 견디게 해주는 지구의 ‘저축 계좌’에 비유하며 “현재 우리는 그 저축을 고갈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빙하 감소도 이어졌다. 2025년 수문연도에 세계 빙하는 408±132기가톤(약 4080억톤)의 질량을 잃었다. 이는 해수면을 1.1±0.4㎜ 높일 수 있는 양이다. 세계 모든 주요 빙하 지역에서 순손실이 발생한 것은 4년 연속이다. 2023∼2025년 누적 손실량은 약 1400기가톤으로, 올림픽 수영장 5억6000만개를 채울 수 있는 물과 맞먹는다.

코카서스와 캐나다 서부·미국, 중부 유럽 등 소규모 빙하가 많은 지역은 빙하 융해수가 최대치에 도달한 뒤 감소하기 시작하는 ‘피크 워터’를 이미 지났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단기적으로는 녹은 물이 홍수 위험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하류 지역의 물 공급을 줄일 수 있다.

물 관련 재해 피해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집중됐다. 두 대륙은 2021∼2025년 보고된 수문학적 극한현상의 절반 이상과 관련 사망자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는 열대저기압과 강한 몬순이 겹치면서 피해 국가에서 최대 360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정작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수문 관측자료가 가장 부족한 지역에 속했다.

WMO는 물 문제가 국경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상류 국가의 빙하 후퇴와 댐 운영, 취수 정책이 수백㎞ 떨어진 하류 국가의 물 가용성과 재해 위험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가 간 수문자료와 관측기준 공유, 조기경보망 확충, 지하수와 빙하를 포함한 장기 관측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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