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맑은 하늘의 역설로 황 배출 감축이 숨겨둔 온난화 요인 드러내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2-11 22:12:39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중국의 대기오염 저감 정책이 미세먼지와 이산화황을 크게 줄이며 공중보건 개선에 기여했지만, 동시에 지구 온난화를 가려주던 황산염 에어로졸의 냉각 효과를 약화시켜 추가 온난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향후 기후 예측과 정책 설계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에어로졸 감소가 맞물릴 때 나타나는 방사선 균형 변화를 함께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2013년 대기오염 방지 및 통제 행동 계획 이후 석탄화력발전소 스크러버 설치, 중공업 현대화, 배출 기준 강화 등을 추진해 대기 중 입자상 물질을 50% 이상 줄이고, 산성비·스모그 유발 물질인 이산화황(SO₂)도 약 3분의 2 수준으로 낮췄다. 문제는 SO₂가 대기에서 황산염 에어로졸을 만들어 태양복사를 반사하며 지구를 ‘일시적으로’ 냉각시키는 역할도 했다는 점이다. 배출이 줄면 황산염이 덜 만들어져 반사 효과가 약해지고, 결과적으로 지표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가 늘어 온난화 방향의 신호가 커질 수 있다.

연구진은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지원을 받는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볼더 소재)의 지구시스템모델과 최근 항공 관측 자료를 결합해, 중국의 SO₂ 배출 감소가 2007~2025년 전 지구 평균기온을 약 0.06~0.07℃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같은 기간 관측된 온난화의 약 12%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

연구에 따르면 2010~2020년 중국의 배출 감소로 북태평양 및 열대 인근에서 황산염 에어로졸 농도가 20% 이상 감소했으며, 그 결과 전 지구 순복사력(net radiative forcing)이 ㎡당 약 0.10~0.15W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역적 영향은 전 지구 평균보다 최대 6배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평가도 포함됐다.

에어로졸 변화는 상층 대류권에서 크게 나타나지만, 성층권에서는 입자 수명이 상대적으로 길어 기후 영향이 더 넓은 지역·더 긴 시간 척도로 확산될 수 있다. 복사 충격의 대부분은 단파 영역에서 발생하며, 직접 반사(직접 효과)뿐 아니라 구름 미세물리 변화를 통한 간접 효과도 포함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분석은 아시아 전반의 대기 연결도 함께 조명한다. 중국의 황 배출은 급감했지만 인도는 비슷한 기간 배출이 증가해, 지역 에어로졸 균형이 복잡하게 변하고(때로는 상쇄되며) 국경을 넘어 대기화학·복사·기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황산염의 냉각 효과가 존재하더라도 오염 저감이 후퇴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황 오염은 심각한 인명·환경 피해를 유발하고, 황산염 에어로졸은 대기 중 수명이 며칠에서 몇 주로 짧아 효과가 일시적이지만, CO₂·메탄 등 온실가스는 수십 년~수백 년 지속돼 장기 기후 경로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결국 깨끗한 공기로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에어로졸 감소에 따른 ‘가려진 온난화’를 기후모델과 정책이 정교하게 반영해야 하며, 지구 온도 안정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여전히 온실가스의 구조적 감축이라는 점을 이번 연구가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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