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eco@ecomedia.co.kr | 2013-12-09 13:22:50
26회 행정고시 합격 후 환경부 법무담당관을 시작으로 30년 가까이 공직생활을 하며 환경부 차관까지 지낸 윤종수 UN지속가능발전센터 소장은 대학 교수도, 환경부 산하 기관장도 마다하고 지금의 자리에 있다.그는 환경부 재직 시절 UN대표부 환경담당참사관을 지내면서 국제통으로 통한다. 그에게서 UN지속가능발전센터(이하 UN-OSD : United Nations Office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의 역할과 현재 대한민국의 환경정책에 대해 들어 보았다.
<대담 : 김영민 편집국장, 정리 : 박효길 기자>
△윤종수 UN-OSD 소장, 과거를 환경부 차관 시절 대접받던 시절은 잊었다며 복사에서부터
차마시는 것까지 손수 자신이 해야 한다며 오히려 그 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며 환경교육
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좀더 촘촘하게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을 만들 것
이라고 밝혔다.
Q : 예전 환경부 재직 시절과 지금 UN-OSD에서 달라진 점은?
A : 국제기구이다보니 국제회의 참석이나 행사 참석이 주로 많습니다. 예전 공직생활과 완전 다릅니다. 환경부 재직 시절에는 해외 출장도 직원들이 같이 가서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요즘은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자료도 준비하고, 영어 공부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마치 어릴 적 입시공부 하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환경부 차관을 마지막으로 공직생활 30여 년을 마치고, 제2의 인생에 대해 의미를 어떻게 가질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현재는 작은 조직이지만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우를 해주고 이런 자리는 아니지만 모든 타이틀을 내려놓고 새롭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교수가 되거나 산하기관장이 될 수도 있었지만 UN-OSD를 맡게 됐습니다.
이제는 직접 일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개도국들이 조언을 요청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는데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Q : UN-OSD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가?
A : 여기는 UN지역기구가 아닌 UN본부직속기구입니다. 앞으로 화두는 지속가능한 발전입니다. 아시다시피 전 지구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입니다.
이미 2000년에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 UN환경담당참사관으로 재직했을 때 UN에서는 지구가 앞으로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첫 번째 목표가 빈곤문제입니다. 여기에는 이의가 없습니다. 두 번째는 교육입니다. 최소한의 기초교육이 문제입니다. 기초교육이 안된 상태에서 지구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세 번째부터는 사회적인 문제입니다. 에이즈 문제, 출산 직후 산모 사망문제, 여권 신장이며, 일곱 번째가 환경지속성입니다. 여덟 번째는 국제협력 문제입니다.
그것의 기한을 2015년으로 정했습니다. 크게 보면 경제적 이슈, 여성 등 사회적 이슈, 환경적 이슈입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세 가지를 모두 끌고 가야합니다. 이 목표들에 대해서는 기한이 다가오기에 2015년 이후의 목표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예전의 기후 생물 다양성, 인권, 노동 문제에 대해 논의가 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논의가 될 예정입니다. UN-OSD는 UN에서 후속조치를 추진하는 중요한 기구입니다. 작게 출발했지만 우리의 역할은 개도국들이 어떻게 출발할 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입니다.
Q : 예전 환경부 재직시절 아쉬운 점이 있다면?
A : 경제, 사회, 환경 모두 균형을 갖추면서 정책이 가야하는데 경제에만 초점이 맞춰 운영되다 보니 환경에 대해 소홀했다고 봅니다. 누군가가 와서 강력하게 밀어붙인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도 환경에 대해 비중을 두는 공감대가 형성이 돼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경제논리로만 환경을 다루고 있어 환경 분야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기후변화 문제만 하더라도 환경부에서 과장 한명만 참가하는 등 비중을 많이 두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점점 환경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환경부의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성장은 하되 지속가능하게 하는 것, 그것을 위해서는 점점 환경에 비중을 둬야 합니다. 그것이 지속가능발전입니다. 예를 들어 ‘조력발전이냐 갯벌보전이냐’라는 문제에서 지속가능발전은 갯벌보전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환경이라는 분야는 규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규제 행정이다 보니 인기가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규제완화를 원하는 곳이 많습니다. 환경 분야는 규제행정인데 규제완화를 하면 제대로 일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야하지만 필요한 규제는 함부로 완화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면 규제완화 조치로 중금속이 들어있는 채로 전지가 수입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한 시민단체에서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정부차원에서 조사하고 문제점을 인식한 뒤에야 수입규제가 생겼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굉장히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작게 보면 규제완화 문제가 될 수 있고 크게 보면 먼 장래를 내다보는 정책관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지속가능발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환경부 재직 시절을 되돌아볼 때 아쉬운 점이라고 하면 신생부처가 생기면 일을 하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기존부처에서 하고 있는 일을 갖고 와야 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깁니다. 정책에 에너지를 쏟아도 모자를 판에 부처 간의 갈등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 UN-OSD 입장에서 국내 대기업의 환경경영에 점수를 준다면?
A : 80~9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대기업들이 환경경영에 인식이 좋아진 측면이 있습니다. 공개도 많이 하고 있고, 과거에 페놀사태가 나던 시대에 비교하면 대기업들이 사회적 책임과 환경에 신경을 많이 써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앞으로 대기업의 역할이 더 큽니다. 중소기업들은 환경 분야에 대한 기술투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기업이 나서야 합니다. 예를 들면 디스포저 같은 음식물처리기의 경우 금방 회사가 난립했습니다. 정부에서 특정회사를 지정할 수 없고 시장은 한정되어 있어 업체 간의 과열 경쟁 중에 기업이 도산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도산한 기업의 제품이 고장 나면 피해는 소비자가 보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기업이 나서서 중소기업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수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합작을 하는 형태로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지방자치시대가 되면서 지도가 잘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환경 분야가 3D업무다보니 이직이 잦고, 사람이 자주 바뀌다보니 전문성이 떨어져 방만한 행정이 이뤄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도단속이 잘 이뤄지지 못한 점을 기업들이 악용해 환경오염물질 배출을 하는 경우를 고려하면 좋은 점수 주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Q : 내년 UN-OSD의 목표는?
▲ 유엔의 시각에서 보는 것도 매우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환경의 위치다. 개도국에서 우리의 우수한 지식재산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지원을 해야 한다는 윤 소장은 유엔 기구의 한 사람으로 이곳 센터가 한국에 있는 것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다고 앞으로 홍보도 열심히 하겠다고 주장했다.
A : UN-OSD가 생긴지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조직은 작지만 전 지구적인 지속가능발전이라는 큰 임무가 있습니다. 외부와의 네트워크 강화로 규모를 크게 확장할 계획입니다. 내년에 열릴 UN총회 기후정상회의에서 지속가능발전에 모든 나라들이 동참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것입니다. 우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UN 소속의 여러 기구를 유치했습니다.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리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해 국제무대에 나가서 이슈를 관철 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UN-OSD같은 기구가 그런 역할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Q : 지난 정부에 비해 이번 박근혜 정부에서는 환경정책이 다소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느낌인데.
A : 이번 정부도 기본적으로 녹색성장을 부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녹색성장이라는 내용은 끌고 가지만 과대포장된 것이 없는가에 대해 점검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적으로도 저탄소 지향이 추세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바라는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좋은 평가 속에서 국제사회를 리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제 환경부문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내년에 열리는 기후정상회의에 직접 참가해서 한국도 적극적으로 국제사회를 이끌어가겠다는 의지 표명이 필요합니다. 국제사회에서는 선진국과 개도국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이 물꼬를 터줄 수 있는 역할에 한국이 적격이라는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윤종수 소장이 이끄는 UN지속가능발전센터는 지속가능발전이라는 전 지구적인 화두로 인터뷰 내내 확신에 찬 이야기를 풀어놨다. 윤종수 소장의 눈에서 머지않아 대한민국이 환경교육 리더로서 국제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그림을 그려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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