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죽어가는 세종호수를 살려내는 것은 국가의 자존심이다!

글.사진.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2-10-10 13:42:23

세종특별자치시는 총리실을 비롯해 대한민국 정부부처의 대부분이 입지해 있고, 조만간 국회 분원 및 대통령 집무실도 마련될 예정이어서 가히 대한민국의 행정수도로 불릴만하다. 또 세종특별자치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근에 탄생하여 우리나라 도시를 대표하는 도시의 얼굴이라고 볼 수 있다.


선진사회에서 현대도시는 인간 삶의 질을 존중하여 환경적으로 건전하며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를 추구하고 있다. 즉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의 삶까지 배려하여 도시를 계획하고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앞서가는 도시라 할 수 있는 세종특별자치시에서는 이와 반대의 모습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어 이 도시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정부부처 자연생태 대부분이 이전한 이후 세종시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여 현재 약 40만명에 이르고 있다. 갑자기 늘어난 인구가 발생시킬 환경스트레스도 엄청난데 서해안에 위치한 화력발전소에서 날려 보내는 미세먼지까지 더해지니 그 농도는 거의 국내 최고 수준이고, 동시에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환경스트레스를 완충해 줄 자연환경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이 여기저기서 개발이 이어져 도시 전체가 마치 공사현장을 보는 것 같다.

 

세종시의 중심에 위치한 호수공원은 이러한 환경스트레스를 완충해주고 시민들에게 휴식과 레크리에이션 장소를 제공하여 야 할 이 도시의 핵심 경관요소이다. 그러나 현재 이 호수공원
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최근에 탄생한 도시에 조성된 공원으로 부르기에 부끄러울 만큼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소가 바르게 성립하기 위해서는 물그릇, 물 그리고 적합한 식물이 도입되어야 한다. 그리고 도입하는 식물은 물속에서는 수심을 배려하여 도입하여야 하고, 물가에서는 지하수위를 반영하여 선정하고 도입하여야 한다.

 

그러나 세종시 호수공원의 호수는 호수라는 물그릇이 갖추어야 할 토양조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도입한 식물은 수심은 물론 지하수위 조건도 고려하지 않고 배치하여 호소 전역에서 식물들이 죽어가거나 시름시름 앓고 있다.

 

현재 이 도시는 계속되는 개발로 생활환경 (environment for living)은 늘어나는 반면에 생존환경 (environment for survival)은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조성한 공원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 환경의 균형이 깨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 영향이 시민들의 삶에 더 큰 악영향으로 다가오기 전에 대대적인 정비와 복원이 시급히 요청된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를 우선 알아보기로 하자. 호수의 형상은 해안을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사진 1). 잔잔한 물결이 치는 내륙호수의 호안을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해안을 모델로 삼은 배경은 이해하기 어렵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지형의 다양성을 추구하여 생물다양성을 높이고 싶은 의미로 해몽할 수 있다. 그러나 그곳에 담은 식생을 보면 다양성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다. 노랑어리연꽃과 부들이 주요 식물이다.


장소가 달라도 똑같은 조성이다 (사진 2). 수질을 언급할 때는 회유성 어류로 하구 인근에 사는 은어와 수온이 낮고 물살이 빠른 하천에 사는 쉬리를 언급하고 있다. 이 또한 호수와는 너
무도 거리가 먼 물고기들이다.


도입한 주요 식물로 소나무, 영산홍 그리고 갈대를 들고 있다. 호수와 아무 관계가 없는 소나무와 영산홍이 주요 식물로 등장하고 있다. 외래식물도 너무 많이 도입되어 있다. 세종을 모형화하여 세운 장소를 가보면 한심한 모습이 눈에 띈다. 세종의 앞에는 중국산 메타세쿼이아가 심어져 있고, 그 뒤에는 미국산 낙우송이 심어져 있다 (사진 3 및 4). 세종을 강대국에 샌드위치 시킨 느낌이다. 지금 이 나라의 모습으로 연상되어 씁쓸하기까지 하다.


자연상태의 호수에는 수심 및 지하수위 깊이에 따라 부유 및 부엽식물, 침수식물, 정수식물, 습생식물 및 수변식물이 군락을 이루어 살아간다. 세종 호수에는 부유 및 부엽식물로 수련, 어리연꽃, 노랑어리연꽃 등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출처를 모르는 쇄석을 깔아놓은 어색한 호수바닥에 적응하지 못해 시름시름 앓고 있다 (사진 5). 

 

일부는 죽어나가고 있다 (사진 6). 침수식물로는 물수세미가 보이는데 거의 생명을 상실한 모습이다 (사진 7). 정수식물로는 부들, 줄, 갈대, 큰고랭이 등이 도입되었는데 사진에서 보여지듯이 이들 또한 시름시름 앓거나 죽어나가고 있다 (사진 8). 습생식물에 대해서는 개념이 없
었던듯하다. 

그런 수준이 불쌍해서인지 고마리, 골풀, 나도겨풀 등이 스스로 들어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진 9). 수변식생에 대해서도 개념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버드나무, 왕버들, 개키버들, 능수버들 등이 도입되었지만 호수와 무관한 외래식물과 산지식물의 위세에 눌려 초라하기 그지없다 (사진 10).

 

호수를 돌아다녀보니 바람 길을 만든다는 플래카드도 붙어있다 (사진 11). 그런데 어떤 바람을 이용한다는 것인가? 바람길 개념을 처음 도입한 독일에서는 산바람을 이용하는 바람길을 조성하였고, 섬나라 일본에서는 바닷바람을 이용하는 바람 길을 조성하고 있다. 지금 이런 수준의 세종호수가 바람 길을 유도할만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을까? 아니면 호수 주변에 심어진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이 바람을 일으켜 바람 길을 유도해낼 수 있을까? 어느 것도 확실한 답을 주지 못한다. 그저 예산만 낭비할 뿐이다.


그러나 이곳을 찾는 세종시민들은 매우 많다. 멀리서 관광차원으로 온 국민들도 많다. 이처럼 초라하기 그지없고 시름시름 죽어가는 호수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안쓰러워 보였다. 또 이곳을 근무지로 삼은 수많은 대한민국의 고급두뇌들도 안타깝게 느껴졌다. 아니 어떤 면에서 초현대를 살아가는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신도시, 세종시의 핵심경관효소인 세종호수공원이 이런 수준이어서 대한민국의 실제 수준이 이런 수준은 아닌가하여 서글픈 생각도 든다.


해결방안은 있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실망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국립생태원에 조성된 생태호수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사진 12). 우선 호수바닥에 깔려 있는 쇄석을 걷어내야 한다. 그것만으로도 식물들의 활력이 크고 빠르게 회복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조금 더 빠르게 이루어내고 싶다면 추가로 식물을 도입하면 된다. 

 

부유 및 부엽식물로는 지금 있는 식물들을 보충하고 마름, 순채, 가래 등을 추가로 도입할 수 있다. 침수식물은 빈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말즘, 이삭물수세미, 실말, 나사말 등을 도입하여 이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 정수식물은 쇄석을 걷어내면 기력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습생식물과 수변식물은 적극적인 도입이 필요하다. 특히 산지 식물 위주로 심어진 모습을 크게 바꿀 필요가 있다. 

 

개키버들, 선버들, 버드나무, 왕버들, 능수버들, 오리나무 등을 적극 추천하고 수역으로부터 그 순서로 배치할 것을 권하고 싶다. 특히 이들은 세종시가 개발되기 전에 주변에 자라던 식물들이다. 그런 점에서 그들의 고향을 찾아주는 의미도 담겨 있다.


이러한 보강 과정에서 외래식물은 배제하고, 산림수종 또한 장소에 어울리는 종으로 제한하였으면 한다. 느티나무, 팽나무, 서어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등이 도입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처럼 고립목으로 도입하기 보다는 숲의 형태로 도입하였으면 한다. 이 때 쉴 수 있는 공간 확보를 염려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숲을 모두 연결하지 않고 모둠 식으로 나누어 조성하면 그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


이러한 생태적 전환을 통해 세종호수가 살아나 초현대도시 세종시가 생태적으로 건강하고, 나아가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 또한 높이 유지될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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