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도시침수 해결 알아본다 4/5:숫자가 도시 바꿔...생태면적률 인센티브 확대와 물순환 투자 촉진

글 : 최경영(한국저영향개발협회 회장 / 서울대학교 겸임교수)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6-25 13:57:40

기후위기는 매년 여름 ‘도시침수’라는 성적표로 돌아오고 있다. 이제 도시정책의 원칙은 분명해야 한다. 개발행위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해서는 안 되며, 개발 이후의 물순환은 이전보다 개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다. 개발이 진행될수록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불투수 면적은 늘어나고, 갈 곳 없는 빗물은 한꺼번에 흘러 침수 위험을 키운다. 이제 도시는 “얼마나 많이 개발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으로 물순환을 회복했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 원칙을 현실로 만들려면 환경 보호라는 도덕적 요구를 넘어, 투자에 대한 명확한 보상이 작동해야 한다. 투수성 포장, 빗물 저류 공간, 침투·식생 기반 시설을 확보하고 그 성능을 유지하려면 비용이 든다. 따라서 개발자가 자발적으로 물순환 인프라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실무적 정책 도구가 바로 생태면적률과 용적률 인센티브의 연계다.

▲갈 곳 없는 빗물은 한꺼번에 흘러 침수 위험을 키운다

생태면적률은 단순한 친환경 점수가 아니다. 불투수 면적을 줄이고 저류·침투 기능을 높이며, 열섬현상을 완화해 도시침수를 줄이는 방재 성능의 지표다. 다시 말해 “도시가 빗물을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제도화한 장치다. 특히 생태면적률 산정 결과와 연계해 용적률을 최대 5%까지 완화하는 방식은 매우 직접적이고 효과적이다. 실제로 창원시는 생태면적률 확보와 연계한 용적률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며, 개발사업이 물순환 회복과 도시환경 개선에 기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개발자는 추가 용적률이라는 경제적 보상을 얻고, 도시는 민간 재원으로 필요한 물순환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제도가 아직 전국 도시 전반으로 충분히 확산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제는 창원시 사례를 참고해 주거지역을 넘어 학교, 공공시설, 재개발 지역, 산업단지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대규모 개발일수록 주변 배수 체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일정 수준의 물순환 확보는 의무화하되, 기준 이상을 달성하면 용적률 완화 같은 인센티브를 병행해야 한다. 그래야 개발이 도시침수의 원인이 아니라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인센티브 부여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 도시침수는 종이 서류만으로 막을 수 없다. 생태면적률이라는 서류 지표에 현장의 실제 투수 성능 데이터, 장기적인 유지관리 이행 기록을 함께 묶는 ‘성과 기반 인센티브’로 전환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시설을 설치해도 준공 시점의 현장 검증이 없고, 시간이 지나 성능 저하를 방치한다면 인센티브는 면책장치로 전락한다. 반대로 정기 점검, 세척, 복원 기록이 데이터로 관리된다면 인센티브는 시민 안전을 보장하는 진짜 투자가 된다.
 

도시침수 리스크는 개발을 멈춘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개발의 유무가 아니라 방향이다. 개발 이전보다 물순환이 개선되는 지속 가능한 도시로 전환시키는 정책 레버가 바로 생태면적률과 용적률 인센티브다. 숫자는 도시를 바꾼다. 이제 그 숫자는 “얼마나 더 높이 지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더 안전해질 수 있는가”를 증명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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