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아
eco@ecomedia.co.kr | 2017-08-02 14:31:38
피라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익숙한 이름이다. 그러나 피라미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작고 평범한 물고기, 이른바 잡어를 뭉뚱그려 ‘피라미’라고 지칭하기 때문이다.
혼인색이 없는 피라미는 암수가 비슷하다.
피라미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이런 인식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피라미는 우리나라의 전체 민물고기의 20%를 차지하는 어종으로, 민물고기 다섯 중 하나는 피라미라는 이야기다. 심지어 피라미의 학명인 zacco platypus에서 zacco는 ‘잡어’를 뜻하는 일본어에서 유래했다.
딱 물고기스러운 몸매와 은백색 옷차림은 일반인의 눈으로 볼 때 평범함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5월이 되어 사랑의 계절이 오면, 피라미 수컷은 소름끼칠 정도로 변신을 시작한다. 영롱한 청록색 외투에 강렬한 붉은 무늬로 장식을 할 뿐 아니라 검게 변한 얼굴에 우둘투둘한 추성(산란기에 물고기의 몸에 발달하는 사마귀돌기)으로 화룡점정을 한다.
외투만 갈아입는 것이 아니다.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가 부채처럼 풍성해지고 주황색으로 변하니 이른바 패션의 완
성이다. 이때의 수컷 피라미는 물 밖에서도 눈에 확 띌 정도로 강렬하게 시선을 잡아끈다.
비록 9월 산란기가 끝나면 다시 평범하고 흔해 빠진 작은 물고기의 대명사로 돌아갈지언정 봄부터 여름까지 피라미
가 보여주는 절정의 혼인색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물고기지만, 결코 흔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지닌 피라미는 각박한 세상 속에서 특별할 것도 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색다른 위로를 건넨다.
어디서나 볼 수 있다고 해서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피라미의 위로에 기자의 마음이 답한다.
평범하고 보통 사람인 우리들도 빛나는 시기가 있을 거라고. 오히려 평범하기에 빛나는 그 순간이 더욱 아름다울 것이라고.
<그린기자단 설성검, 과천중앙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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