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3-01-30 14:31:01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기후변화의 원인이 지구가 흡수할 수 있는 양보다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여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지금까지 배출된 이산화탄소만으로도 당분간 기후변화가 이어져 지구생태계가 지속가능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이상 탄소 배출을 방관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오래전부터 요구된 개념이다.
이러한 탄소중립정책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의 진행속도를 늦추기 위해 국제사회가 준비한 전략으로서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러한 전략을 준비하여 동참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주요인으로 국제사회는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과 토지이용을 꼽고 있다. 지금까지 국제사회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얻는 에너지 대신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전략을 많이 논의해왔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지만 국제사회는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다른 주요인인 토지이용에도 높은 관심을 가져 자연기반해법 (nature based solutions) 이나 상처받은 지구치료 전략 (UN decade on ecosystem restoration)을 추진해오고 있다. 그리고 2021년 제26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는 산림 파괴를 막고 훼손된 토지를 복원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105개국의 합의 하에 산림 및 토지에 관한 선언 (declaration on forests and land)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억 ton 가까이에 이르고 있지만 흡수량은 4,500만 톤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그 차이가 매우 크다. 탄소중립위원회 발표자료를 보면, 2050년에 달성하기로 국제사회와 약속한 탄소중립 계획을 중간 점검하는 해인 2030년 발생량은 5억 3,600만 ton이고, 도달 목표연도인 2050년 발생량은 지금의 1/10 수준인 8,000만 ton으로 나타나 있다. 숲에 의한 흡수량은 2030년 지금의 절반 수준인 2,210만 ton으로 감소하고 2050년에는 2030년보다 조금 늘어난 2,530 ton으로 나타나 있다. 여기서 나타난 발생량과 흡수량 차이는 탄소를 포집하여 저장하는 기술로 해결하겠다고 한다.
국가의 탄소흡수량을 다르게 평가한 결과도 있다. 충청북도 청주와 전라남도 여수에서 측정한 침엽수림의 평균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연간 ha당 11.4 톤으로 나타났고 활엽수림의 평균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연간 ha당 18.3 톤으로 나타났다. 이 값을 전국의 산림에 적용하여 평가해보니 우리나라 숲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은 7,030만 톤으로 나타나 탄소중립위원회 발표자료와 큰 차이를 보였다. 더구나 이 자료는 탄소중립위원회 발표자료 (Tier 2로 주장)와 달리 더 수준 높은 평가 (Tier 3)를 하여 토양 내 미생물과 동물이 하는 호흡량, 즉 종속영양생물의 호흡량을 제외한 결과임에도 이렇게 더 높은 값을 나타내었다.
2030년과 2050년에 현재의 절반수준으로 탄소흡수능력이 줄어든다는 결과도 실제와는 크게 다르다. 따라서 국가의 탄소흡수능력은 바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다시 평가하여야 한다.
신규 탄소흡수원 확보방식도 다르게 선정하여야 한다. 우선 종 선정을 재고하여야 한다. 세계자연보존연맹 (IUCN) 정책적으로 기후변화 저감을 위한 조림(afforestation) 및 재조림(reforestation) 시 생태적 원리에 따라 접근하고 비자생종(non-native species) 이용을 제한하며 외래종 이용에 대해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IPCC와 IPBES도 외래종의 재조림이 생물다양성과 기후 적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외래종을 주요 식물로 선정하여 추진하고 있는 탄소흡수원 확보방식도 대대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
숲은 조성하는 방식도 수정이 요구된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삭벌(clear cutting) 방식은 숲 내 환경을 너무 갑작스럽게 변경하여 많은 부작용이 따른다. 탄소흡수 차원만 고려해도 토양온도의 급등으로 토양에 저장되어 있는 유기물이 빠르게 분해되면서 탄소발생량을 증가시켜 탄소수지 개선에 역효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선진사회는 이러한 형식의 탄소흡수원 확보방식을 전혀 적용하지 않고 있다. 그보다는 과거 교란된 산림이 자연적으로 재생되는 과정을 모방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안정된 숲을 이루는 나무들은 나이가 들면 그 밑에 어린 식물들을 부양하며 그 숲을 미래세대에서 인계할 준비를 한다. 따라서 나이가 들이 수명이 다한 나무들이 고사하며 숲에 틈을 만들면 개선된 광조건 하에서 미리 준비된 이들 유식물들의 생장이 빨라지며 숲 틈을 메우는 장식으로 숲의 교대가 이루어진다. 즉 그 교대가 사전정착재생 (advance regeneration)의 형태로 진행되어 교란이 발생해도 삭벌과 달리 숲의 내부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서 숲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진다. 이런 방식을 모방하면 전주기 (life cycle assessment) 평가를 하여도 탄소수지의 급격한 변화를 막을 수 있다.
신규 탄소흡수원을 다른 곳에서 찾을 수도 있다. 하천 주변이 그 대상이다. 원래 하천 주변은 아주 비옥한 장소로서 이산화탄소 흡수기능이 뛰어난 강변식생이 성립해 있었다. 그러나 이 땅이 비옥하다는 것을 인식한 사람들은 그곳을 식량을 얻기 위한 농경지로 개발하였고, 그 후에는 개발이 용이한 지형적 특성 때문에 도시지역으로 바꾸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와 같은 논농사 중심지역에서는 특히 이러한 토지이용이 더 심하였다. 따라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강변식생은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 이러한 강변식생을 되찾으면 그것은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천복원 모식도. 여기에 표현된 자료를 토대로 강변식생의 이산화탄소 흡수기능이 평가되었다.
우리나라 하천의 전체 길이는 약 30,000 km 이다. 우리나라의 대 하천에 새로 조성되는 제방의 제원을 측정해 보니 제외지의 경우 단면 폭이 약 25 m이었고, 제내지의 경우는 약 15 m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제방의 폭이 지역 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또 제방에 인공시설이 도입될 수도 있으므로 그것을 감안하여 제방단면에 식생 도입이 가능한 폭을 30 m로 계산하였다 (그림 2). 그런 다음 제방이 하천의 양안에 조성될 것을 고려하여 제방식생 폭을 60 m로 가정하고 그 기능을 평가하였다.
예비조사 결과, 강변식생의 순 생태계 생산량은 18.3 C ton/ha (67.1 CO2 ton/ha)로 나타났다. 이러한 순 생태계 생산량을 적용하면, 30,000 km 복원 시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12,078,000 ton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면적의 6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산림 전체 이산화탄소 흡수량 (탄소중립위원회 발표자료 기준)의 1/4 이상에 해당하고 탄소중립 달성 목표의 해로 정한 2050년 흡수량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큰 양에 해당한다. 이러한 결과는 강변지역의 토양이 비옥하여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방법도 있다. 시대에 크게 뒤떨어진 조경방식으로 진행되는 숲 조성방식을 생태적 복원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필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산림이 감소하면 기온 상승 또한 빠르게 진행되며 기후변화를 가속화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1). 탄소수지를 악화시키며 추가적인 기후변화를 악화시킬 가능성도 보였다 (그림 3). 이런 사실을 바르게 인식한 UN은 상처받은 지구를 치유하여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식량 안보를 비롯해 빈곤 퇴치를 포함하는 생태계복원 10년 (2021 – 2030)을 선포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UN은 남한 전체면적의 35배에 달하는 3억 5000만 ha의 토지를 복원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러한 복원이 실현되면 3억 5000만 달러에 해당하는 혜택을 얻고 대기로부터 13 내지 26 기가 톤 (Gt)의 온실가스를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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