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매설 PVC관은 폐기물 부담금 부과 대상 제품인가?

글. 이호 ㈜고비 부회장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2-04-04 14:35:22

▲ 이호 ㈜고비 부회장



지중매설 PVC 관과 폐기물 부담금

PVC관은 PVC 수지를 원료로 제조되어 지중 매설물로는 주로 상수도. 하수도용으로 사용된다. PVC(Poly vinyl chloride) 수지는 열가소성 고분자로 전 세계적으로 연간 2,000만톤 이상이 사용되는 범용 플라스틱으로 화석원료인 원유에 의존하는 부분이 전체의 43% 정도이고 나머지 57%는 소금에 의존한다. PVC관은 소재의 특성상 장기내구성과 내식성,내약품성등 기계적 성질의 우수성과 가볍고 경제적인 제품으로 세계적으로 널리 수도. 하수도등 배관재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부터 사용되어왔으나 상.하수도용으로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은 1990년대초 충격에 강한 내충격관이 상용화되면서부터라 하겠다. 상.하수도용 PVC관은 지속적으로 사용이 증가되어 왔으며 2020년 말 현재 전체 매설 상.하수도관 중 13.38%가 매설되어 있으나 최근 3년간 매설량을 보면 31.67%로 상수도와 하수도 관망 구성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폐기물 부담금 제도의 목적
첫째, 경제적 유인책을 통하여 제조.유통단계에서 기업이 자율적으로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도록 노력하고, 이미 발생된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회수.처리하여 환경을 개선하고 둘째, 폐기물의 유통경로에서 유해성 폐기물과 재활용 폐기물을 회수하여 적정 처리함으로서 환경오염방지와 자원화를 유도하며 셋째, 환경비용의 합리적 배분과 제품의 환경 친화성을 높이는 효과를 유도하고 넷째, 환경개선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간접적인 효과를 기대한다는 점에 목적을 두고 있다. ( 출처: 목진휴, 국민대학교, 폐기물 부담금제도 개선 및 발전방안 연구, 2005.4월).

지중매설 PVC관에 대한 폐기물 부담금의 부과
폐기물 부담금 부과의 근거법인 [자원의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은 제12조 1항에서 ” 재활용이 어렵고 폐기물 관리상의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재료.용기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제품.재료.용기의 제조업자“에게 부담금을 부과한다는 원칙 규정에 따라 동법 시행령 제10조 1항 6호는 ” 플라스틱을 재료로 사용한 제품으로서 별표1의3에 따른 업종의 제조업을 경영하는 자“로 규정하고 별표 1의3은 ”플라스틱제품제조업(C222)“으로 규정함으로서 지중매설 PVC관은 자원재활용법상의 폐기물 부담금 부과 대상 제품이 되었다.

다만, 자원재활용법 제12조 2항 2호는 ”환경부 장관과 회수 재활용에 관한 자발적 협약(협약의 기간은 최대 5년으로한다)을 체결하고 이행한 자“ 에 대하여 부과 예외 조치로 부담금을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중매설 PVC관은 자원재활용법이 정한 자발적협약 대상 제품인 ”건축용 플라스틱제품“에 포함되어 환경부 장관과 자발적 협약을 체결하고 PVC관 생산업체는 협약에 의한 재활용 의무 이행율에 상응한 분담금을 납부하여 재활용업체에 지원금으로 지급해왔다.

그러나 현행법상 자발적협약 기한이 2022년으로 만료되어 2023년부터 PVC관은 PVC제품생산자가 생산제품에 대한 재활용 책임을 부담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 (EPR)대상품목으로 지정이 예상되고 있다. (부칙 제3조 자발적협약 기간에 관한 경과 조치)

 

폐기물 부담금 관점에서 지중매설 PVC관의 특수성
 

폐기물부담금 부과의 근본 취지는 특정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거나 재활용이 어렵고 폐기물관리상의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키려는 데 있으며 생산단계에서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려는 제도로 볼 수 있다.


상수도 및 하수도 관망에 주로 사용되는 PVC관은 사용 용도로서의 적합성은 물론 장기내구성, 취급의 편이성, 경제성 면 등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아 최근 3년간 전체 상.하수도 매설관중 31.67%를 점유하고 있는 점에서 우리나라 상.하수도 관망의 대표적 관종의 하나이다.

PVC관 제조에 사용되는 PVC는 가소성(可塑性 )수지이며 경질PVC이다.
PVC는 열가소성 수지로 물체에 열을 가해 변형시킨 후 열을 제거해도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재활용이 용이한 소재다. 또한 PVC관에 사용되는 PVC는 인체에 유해한 물질로 논란이되고 있는 가소제를 사용하지 않는 경질 PVC이다. 경질 PVC를 원자재로 해서 제조되는 PVC 상.하수도관은 타 관종에 비해 지하에 매설되는 경우, 친환경적이고 소각이 전무한 100% 원자재로 재활용되는 열가소성 수지로 제조되는 제품이다.

지중매설 PVC관은 반 영구적으로 사용되어 폐 PVC관의 발생이 극히 소량이다.
지중에 매설 사용하는 PVC관은 보편적으로 내구성이 50년이상 100년으로 인정받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 제품이다. 따라서 출고량 대비 폐 PVC관의 발생량이 극히 적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주된 사용자가 지방자치단체등 공공기관으로 회수에 한계가 있다.

상.하수도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PVC관은 사용자의 주문에 의해 생산 납품되며 제품 규격과 품질이 수도법,하수도법등 다수의 법적 규제를 받아 엄격한 기준에 의해 생산되고 납품한 제품은 관련 법규에 따라 관리된다. 그리고 납품 후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소유자산으로 관리되므로 단순하게 폐기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지중매설PVC관은 인체유해성 및 환경위해성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받는 제품이다.
상수도관은 음용수를 수송하며 하수도관은 오수등을 수송함으로 인체유해성과 환경위해 요인에 대한 수도법,하수도법등 관련 법규의 엄격한 규제를 받는 제품이다. PVC관은 세계 각국에서 상.하수도의 주된 관종으로 사용되고 있어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이다.

지중매설 PVC관에 대한 폐기물 부담금 부과의 부당성

자원재활용법 제 12조 1항 해당 여부
자원재활용법 제12조 1항은 폐기물부담금 부과 대상 제품과 제조업자에 대하여 규정하면서 폐기물부담금 부과 제품의 요건으로 ①대기환경보전법, 물환경보전법, 유해화학물질 관리법상의 유해물질을 함유한 제품 ②재활용이 어려운 제품 ③폐기물 관리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제품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중매설 PVC관의 이 조항 해당 여부를 살펴보면, 첫째 지중매설 PVC관이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느냐의 문제로 당연히 유해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지 않으며 세계 각국에서 음용수 수송용으로 PVC관을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은 이를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하겠다. 유해성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내부 코팅한 에폭시의 유해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부식.스케일 등이 발생하는 주철관 등이 폐기물 부과 대상이 되어야할 것이다.
 

둘째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이냐의 문제다. PVC관은 재활용이 가능한 가소성 수지이기 때문에 회수된 PVC관은 물리적 처리를 거쳐 PVC원료로 되돌리는 머티어리얼 리사이클, 원료 물질로 바꾸어 고로 환원제 시멘트 연료등으로 재활용하는 캐미컬 리사이클, 열에너지를 회수하여 재활용하는 에너지 리사이클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활용하고 있으나 가장 손쉽고 간편한 리사이클 방법은 물질 재활용 즉 머티어리얼 재활용이다.


셋째 폐기물 관리상의 문제를 초래하느냐는 점이다. 지중매설 PVC관은 관련 법규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관리하고 있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어느 폐기물 보다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
 

위와 같이 지중매설 PVC관은 자원재활용법상의 폐기물부담금 부과 요건으로 열거한 내용에 해당하지 않아 폐기물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어야한다..

사용 완료 PVC관은 폐기물인가
폐기물 부담금은 기본적으로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는 정책적 수단이므로 지중매설 PVC관이 폐기물로 볼 수 있느냐는 검토의 필요가 있다. 폐기물관리법 제2조는 폐기물을 정의하여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 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로 규정하면서 동 규정에서 쓰레기,연소재, 오니, 폐유, 폐산, 폐알칼리, 동물의 사체 등을 열거하여 폐기물에 해당하는 물질을 예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용 완료 PVC관이 사업 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가 문제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용 완료 PVC관은 다양한 방법으로 재활용이 가능하여 폐기물로 분류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 최근 PVC 수지 국제가격의 폭등으로 사용 완료 PVC관을 분말화한 재활용 PVC 가격 역시 폭등한 사실에서 볼 수 있듯이 사용 완료 PVC관은 폐기물관리법상 사회생활이나 사업활동에 필요하지 않은 폐기물이 아니라 재활용 가능한 자원이다.


사용완료 지중매설 PVC관의 회수량이 극히 소량이다.
지중매설 PVC관은 반 영구적으로 사용되는 장기내구성을 갖는 제품이다. 따라서 재활용을 위해 회수할 수 있는 양이 여타 폐기물에 비해 극히 소량이라는 한계가 있다. 그 동안 PVC제품의 자발적협약 이행율 협약과 관련하여 지중매설 PVC관의 회수량이 적어 이형제품을 포함하여 재활용 의무량을 협약해 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타 관종과의 형평성 문제
지중매설 배관재로는 주철관, 강관, PC관 ,흄관등 합성수지관 이외에도 다수의 관종이 생산되고 있다. 이들 각 관종 모두가 부분적으로 환경 유해성과 위생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나 PVC관 과 PE 관에 대하여만 폐기물 부담금이 부과되고 있다. 이는 지중매설 배관재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합성수지관의 산업경쟁력을 저하시켜 결과적으로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지중 매설 PVC관과 생산자책임재활용 제도(EPR)

현행 자원재활용법은 폐기물 부담금 부과와 생산자책임재활용을 두 개의 축으로 운용되고 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가 회수.처리를 생산자에게 맡겨 재활용을 촉진하는 제도라면 폐기물 부담금 부과는 국가가 그 처리를 맏되 소요비용을 생산자로부터 징수하여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는 제도라 할 수 있다. 자원재활용법 제16조는 생산자책임재활용 대상 제품으로 생산단계ㆍ유통단계에서 재질ㆍ구조 또는 회수체계의 개선 등을 통하여 회수ㆍ재활용을 촉진할 수 있거나 사용 후 발생되는 폐기물의 양이 많은 제품ㆍ포장재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제품ㆍ포장재로 규정하고 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는 기본적으로 생산단계에서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로 가능하면 생산을 억제하여 대체품 사용을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PVC관은 경제성과 목적 적합성등 측면에서 타 제품으로 대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PVC관은 세계 각국의 상.하수도 관망의 주된 관종으로 사용되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근 3년간 매설 상.하수도관 전체량에서 31.67%를 점유하고 있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탄소중립의 추진과 관련하여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주철관 대비 1/3 수준이고 타 관종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가장 적고 PVC리사이클관의 경우 탄소 발생량이 신관의 절반 정도로 탄소 중립 추진에 기여하는 관종으로 부각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지중매설 PVC관은 사용완료 제품의 발생량이 극히 소량이고 지중에 매설된 관망시스템의 구성품으로 엄격한 관리하에 있어 회수자체가 제한적이어서 생산자가 재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일본의 지중매설 PVC관의 재활용

일본은 1991년부터 운용해 온 [재생자원의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2001년 [자원유효이용촉진법]으로 개정하여 운용하고 있는데 자원유효이용촉진법은 3R 즉, 리사이클 대책 강화(Recycle), 폐기물발생억제(Reduce) 재이용(Re-use)을 통하여 순환형경제 시스템의 구축을 목적으로 사업자, 소비자, 국가등 공공기관의 책임과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일본은 사용완료 PVC관을 폐기물로 보지 않고 자원유효이용촉진법상의 [재생자원]으로 분류하여 사용완료 PVC관을 리사이클PVC관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리사이클PVC관에 대한 산업표준을 제정.운용, 리사이클제품에 대한 국가등 공공기관의 우선구매의 법제화등 재활용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PVC관의 재활용은 일본의 사업자 단체인 염화비닐관.계수 협회가 중심이되어 전국적으로 리사이클 거점을 설치하고( 2019년 6월 현재 83개 거점) 협력회사와 제휴하여 머티어리얼 리사이클( Pipe to Pipe)을 실시하여 리사이클PVC관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1998년 4,086톤이던 리사이클 물량이 2020년 18,518톤에 이르고 있다.

지중매설 PVC관에 대한 폐기물 부담금 부과는 재검토돼야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하여 범정부적으로 탈 탄소화에 진력하고 있다. 특히 주무부서인 환경부는 상.하수도 부문에 있어서도 탄소중립 추진을 위해 다각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PVC관은 타 관종에 비해 탄소배출량이 가장 적은 관종이고 사용완료 PVC관을 재활용할 경우 탄소배출량은 신관의 절반 정도로 탈탄소화 정책에 부합하는 제품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중매설 PVC관을 폐기물 부담금 대상으로 한 현행 폐기물 부담금 제도는 법의 입법 취지와 대상제품의 특성 그리고 사회 경제적 여건등에서 차별화되고 재활용이 가능한 지중매설 PVC관을 일반 플라스틱 제품과 동일하게 일률적으로 부담금 부과 대상으로 규정하여 최소성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법적 구성요건상으로도 폐기물 부담금의 부과 대상이 될 수 없다.

첫째 기본적으로 사용완료 지중매설 PVC관은 폐기물이 아니다. 지중매설 PVC관은 사용완료후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폐기물로 지정하여 부담금 부과 대상으로 함은 부당하다. 둘째 지중매설 PVC관은 여타 플라스틱 제품과달리 현행법상 부담금 부과 요건에 해당되지 않고 사회 경제적 여건을 고려해도 부담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없다. 셋째 지중매설 PVC관은 반영구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으로 사용완료 제품의 발생이 극히 소량인 특성등 지중매설 PVC관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여타 플라스틱 제품과 동일하게 취급하여 부담금부과 대상으로 한 것은 비합리적이다. 넷째 상.하수도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금속관등과 형평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으며 PVC관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불공평하다. 다섯째 지중매설 PVC관을 생산자책임재활용제품으로 지정 계획이지만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는 기본적으로 생산단계에서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어 PVC관의 배관재로서의 특성과 사용현황에 비추어 합당하지 않다. 또한 회수량이 극히 소량인 점, 회수에 한계가 있는 점, 장기내구성등 재활용에 한계를 지닌 지중매설 PVC관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사용완료 PVC관을 리사이클PVC관으로 재활용(Pipe to Pipe)하기 위한 산업표준도 없는 상태에서 재활용하라는 것은 결국에는 폐기물 부담금 부과와 다름이 없다 하겠다.

결론적으로 PVC배관재에 대해 폐기물부담을 부과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뿐아니라 정책적 측면에서도 재활용 제품을 확대하고 재활용 인프라를 개선하여 시장 매커니즘 속에서 재활용이 확대되고 재활용제품의 개발이 촉진될 수 있도록 제도적 확충에 중점을 두는 것이 순환형 사회 구축을 앞당길 수 있는 길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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