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5-08-08 15:07:19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지난 6월 9일부터 13일까지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제3차 유엔해양총회(UNOC3)에서는 전 세계 175개국, 64명의 정상, 12,000여 명의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의 해양 관련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유엔 사무총장과 프랑스 및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공동 주재한 이번 총회는 바다를 지키기 위한 전례 없는 국제적 약속과 행동 계획으로 꽉 찬 일정이었다. 우리나라도 해양수산부 강도형 장관을 단장으로 유엔해양총회에 다녀와 실질적인 성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BBNJ 협정’ 조기 발효 가시화… 공해 보호 새 전기 마련
UNOC3에서는 해양 생물다양성을 국가 관할권 밖에서 보호하는 국제협정인 'BBNJ 협정(Biodiversity Beyond National Jurisdiction)'의 조기 발효가 가시화됐다. 50개국이 비준서를 이미 제출했으며, 추가 18개국이 2025년 9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이전 비준을 완료할 예정이다. 협정은 2026년 1월까지 발효될 전망이다.
이 협정은 공해와 심해에 대한 규제를 도입해 전 지구 해양 면적의 64%를 보호 대상으로 설정하며, 향후 ‘해양 COP1’ 개최의 기초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국제해저기구(ISA)의 역할도 강조되었으며, 37개국은 심해저 채굴에 대해 과학적 사전조사를 전제로 한 유보적 접근을 촉구했다.
우리나라의 입장은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과 해양환경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이 공존하는 균형잡힌 개발규칙 제정을 지지하고 있다. 현재 국제해저기구 등 국제사회에서도 심해저의 환경과 생태계를 보호하는 방안을 고려한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규칙」을 논의 중에 있다.
또한 인류 공동의 유산인 공해와 심해저 등 국가관할권 외 지역의 해양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BBNJ 협정 발효를 위해 적극 노력해왔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지난 3월 동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전 세계에서는 21번째로 비준한 바 있다고 밝혔다.
불법어업 퇴출 및 공정노동 선언… 해양 정의 실현 가속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에 대한 단속도 본격화된다. 세계무역기구(WTO)의 ‘Fish 1 협정’은 현재 103개국이 비준했으며, 국제해사기구(IMO)의 ‘케이프타운 협정’도 발효를 앞두고 있다. 중국은 FAO의 ‘항만국 조치협정(PSMA)’에 가입을 발표했고, 코트디부아르, 벨기에 등은 어업노동자의 인권 보호를 위한 ILO 협약을 지지했다. 프랑스, 가나 등은 어선의 실소유주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인권침해 및 불법어업에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를 도입하기로 했다.
바다를 기후변화 대응 중심으로
프랑스와 브라질은 바다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통합하기 위한 ‘블루 NDC 챌린지’를 출범시켰으며, 호주, 피지, 케냐 등 8개국이 참여 중이다. 이는 2030까지 해양을 중심으로 한 기후정책을 강화하려는 글로벌 흐름의 일환이다.
또한 ‘넵튠 미션’이라는 대규모 과학탐사 프로젝트가 발표되었는데, 140개 해양대학은 ‘국제해양대학 네트워크’를 창설해 교육, 정책, 과학을 연결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했다. 유럽 주도로 설립된 ‘머카토르 국제해양센터’는 디지털 쌍둥이 해양(Digital Twin of the Ocean) 시스템을 구축해 해양 모니터링의 핵심 기관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밖에 해양을 위한 재정 지원도 본격화된다. 블루이코노미 발전을 위해 자선가, 투자자, 공공개발은행 등으로부터 향후 5년간 87억 유로(약 13조 원) 이상이 약속됐다.
플라스틱 오염 해결과 생태계 보호 조치
96개국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니스 선언(Nice Wake-up Call)’에 서명했다. 이는 2025년 8월 제네바에서 열릴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 협상을 앞두고 생산감축과 전 생애주기 규제를 포함한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는 정치적 신호로 작용한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는 455만㎢의 광역 해양보호구역을 선언했으며, 코스타리카·에콰도르·콜롬비아는 첫 번째 공해 보호구역을 공동 지정했다. 19개국은 맹그로브 복원 등 해양생태계 복원을 위한 국가계획을 발표했고, 상어·가오리 멸종 저지를 위한 ‘Sharks++’ 캠페인도 확산됐다.
한국의 해양정책 지속적 홍보로 이니셔티브 선도
국내도 이러한 플라스틱 오염과 각종 해양 오염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해운조선 강국으로서 친환경 연료 사용선박에 대한 기술개발, 연료공급 인프라 구축 등 정책을 선도하고 있으며, ’27년 실증운항을 목표로 하는 한-미 녹색해운항로 구축 사업은 세계 녹색해운항로 중 발전적인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한국해사주간에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함께 녹색해운항로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논의할 계획에 있다.
아울러, 해양 플라스틱 발생의 주원인으로 지목받는 폐어구 해양 유실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세계 최초로 어구보증금 제도를 시행하고, 폐어구 반납 시 보증금 외에도 추가로 현금 포인트를 지급하는 ’폐어구 회수촉진 포인트제‘를 도입하는 등 폐어구의 자발적인 반납을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있으며, ’25년 4월 OOC(부산)에서 전 세계 해양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소개한 바 있다.
지속 가능한 어업 위해 국제협력에 방점
이번 해양총회에서 해수부는 대한민국과 칠레의 제4차 UN해양총회 공동 개최 의사를 모든 UN 회원국 앞에서 공식 표명한 바 있다. 2028년에 개최되는 제4차 UN해양총회가 UN 지속가능발전 목표(SDG) 달성 목표연도인 2030년을 2년 앞둔 시점에 개최되는 중요한 회의임을 강조하고, 대한민국은 이 중요한 회의의 주최국으로서 국제사회에 기여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밝혔다.
또한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국제협력’을 주제로 부대행사를 주관하여, 차기 UN해양총회 개최 희망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부대행사에서는 ▲국제협력 촉진을 위한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 등 지역수산기구 보존관리조치의 중요성,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한 국제규범 마련을 선도하는 국제기구의 주도적 역할(예: FAO의 항만국조치협정, OECD의 IUU어업 근절 권고안), ▲지속가능한 어업 달성에 있어 UNOC, OOC 등 글로벌 다자협의체의 중요성 ▲IUU 어업 근절 역량 강화를 위한 ODA 등이 논의되었다.
바다는 그 연결성으로 말미암아, 지속가능한 어업을 달성하기 위한 국제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해양총회는 단순한 선언이 아닌, 국제 해양 거버넌스를 실질적으로 개혁하는 기폭제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해양학자의 말처럼 “니스 이후, 바다는 진짜 나아질 것이다.”라는 말이 무색해져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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