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3-08-17 15:37:37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된 새만금 잼버리대회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잼버리대회가 본래 야영을 하며 활동을 하는 것이기에 숙박 장소가 안락한 수준은 못 되어도 야영이 가능한 수준은 되어야 했다. 그러나 그 장소는 아직 미완성의 매립지로서 야영을 해서는 안 되는 장소였다. 따라서 그 문제의 중심은 장소 선정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기본적인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어 그 장소가 가진 가치, 문제 그리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었던 방법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그곳을 지나면 강한 바람에 밀려와 쌓인 모래언덕, 즉 사구가 자리잡고 있다. 사구의 두께가 얕은 곳에는 좀보리사초가 주로 나타나고, 그 두께가 조금 깊어지면 순비기나무, 해당화 등이 나타나며 그 언덕의 정상에 가까워지면 바닷가 소나무, 즉 곰솔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이런 모습의 새만금에서 쾌청하고 시원한 바람까지 유도해내는 곰솔 숲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했더라면 이번 사태와 같은 문제를 상당히 줄였을 것이다. 나아가 우리나라의 자연 중 드물게 세계에 자랑할 만한 갯벌과 그 주변의 수려한 경관을 세계에 소개하며 잼버리 대회의 새 역사를 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사태를 보며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불가피하게 자연을 개발해 이용하고자 할 때 자연이 입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우리 인간이 받는 불편함도 줄여 그 환경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소위 생태공학적 방법이다. 우리나라는 산악국가로서 이용 가능한 토지가 적다고 하여 세계적 수준의 새만금 갯벌을 매립했다. 이곳에서도 당연히 생태공학적 방법을 적용하여 그 환경을 순화할 수 있었다. 잼버리 대회를 유치하고 오랜 세월이 흘렀고, 그 기간은 이곳의 환경을 순화하기에 넉넉한 시간은 아니어도 적어도 이런 수준의 환경을 넘어서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거친 환경을 순화하는데 자연이 거쳐 온 과정, 즉 생태적 천이를 모방하는 방법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가는 입자 중심으로 이루어진 토양에 틈이 적어 식물이 정착하기 힘들면 유기물을 추가하여 물리적으로는 배수활동을 돕고, 화학적으로는 부족한 양분을 보충하여 식물이 정착하기에 적합한 토양으로 개량할 수 있다.
또 열악한 환경에 잘 견디는 식물을 우선 도입하여 식물의 힘을 빌려 열악한 환경을 개선할 수도 있다. 식물정화 (phytoremediation)라고도 할 수 있고 자연기반해법 (nature based solution)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갯벌을 매립한 토양은 지온이 매우 높다. 토양의 색깔이 짙기 때문이다. 게다가 습도까지 높으니 그야말로 푹푹 찌는 후텁지근한 날씨를 이루어내는 곳이 이곳 새만금 매립지이다. 그렇기에 한창 나이의 잼버리대원들도 그런 더위를 견디기 힘들어 했다.
이러한 토지에 식물을 제대로 도입해 식피율을 높였더라면 지온을 크게 낮추었을 것이고 이러한 사태를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야의 학문과 기술을 수용하는데 동참하지 않은 우리나라는 많은 비용과 에너지를 투자해 나무를 심었지만 애매한 식물들만 고사시키고 이러한 사태에까지 이르게 했다. 그동안 심은 식물들만 제대로 살렸더라도 앞서 언급한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상태에서의 효과만큼 크지는 않았어도 이러한 수준의 잼버리 대회는 아니었을 것이기에 더 큰 아쉬움이 남는다.
생물의 진화가 어려움을 겪으며 그것을 견뎌내기 위한 과정의 일환으로 진행되듯이 이번 사태가 계기가 되어 우리나라도 자연이 발휘하는 환경 개선 기능, 즉 생태계서비스의 의미와 가치를 바르게 깨닫고 그것을 활용할 줄 아는 환경선진국으로 재탄생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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