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4-19 22:07:08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북극권에서 유일하게 모기가 없는 나라로 여겨졌던 아이슬란드에 처음으로 모기가 공식 확인되면서, 기후위기가 북극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고가 커지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번 발견이 단순한 곤충 유입 사례를 넘어, 북극 전역에서 진행 중인 생태계 변화의 상징적 신호라고 지적했다.
사이언스 저널에 실린 사설에 따르면, 2025년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 북쪽 키오스(Kjós)의 한 정원에서 쿨리세타 아눌라타(Culiseta annulata) 표본 3개체가 발견됐다. 이로써 아이슬란드는 더 이상 모기가 없는 북극 국가로 남지 않게 됐다.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의 아만다 M. 콜츠와 다트머스대의 로런 컬러는 북극이 빠르게 더워지고 인간 활동이 확대되면서, 이 같은 변화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두 연구자는 이번 모기 출현이 단지 불쾌한 해충이 늘어나는 문제에 그치지 않고, 지역 동물군과 생태계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순록 같은 동물은 흡혈성 곤충을 피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며, 이는 건강 악화와 번식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곤충 활동 증가는 식생에도 부담이 된다. 모기 수컷은 수분 매개자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다른 초식성 곤충이 함께 늘어날 경우 식물 잎을 갉아먹는 피해가 커지고, 지역 녹지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북극 생태계에서 절지동물이 차지하는 비중도 강조했다. 곤충, 거미, 진드기 등을 포함한 절지동물은 북극에서 가장 다양한 동물군으로, 수분 매개와 영양분 재활용, 철새 먹이 공급 등 핵심 기능을 담당한다. 따라서 이들의 분포와 행동 변화는 생태계 전반의 균형 변화로 직결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변화를 추적할 체계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설에 따르면 현재 북극 전역의 절지동물을 종합적으로 감시하는 체계적 모니터링 시스템은 부재하다. 그 결과 과학자들은 개체군 이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거나, 새롭게 유입되는 종이 가져올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연구자들은 범북극 차원의 공동 감시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북극권 국가들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공유하는 국제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고, 변화 징후를 조기에 포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실험실 과학자들만이 아니라 토착 공동체의 지식이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랜 세월 현장에서 환경 변화를 직접 관찰해 온 토착민들의 경험과 인식이, 생태계 이상 신호를 가장 먼저 감지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결국 이번 아이슬란드 모기 발견이 예외의 붕괴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본다. 북극이 더 이상 외부 생물종 확산으로부터 안전한 공간이 아니며, 다음 변화가 무엇이 될지는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문제는 다음 문제가 다가오고 있는지가 아니라, 그것을 제때 감지하고 해석하며 대응할 수 있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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