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미세플라스틱 ‘규제 후보 물질’로 지정…제품 제한은 후속 절차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9-30 22:17:30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10월 1일부터 미세플라스틱을 규제 후보 물질 목록에 올린다. 이는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된 제품을 곧바로 금지한다는 뜻은 아니다. 주정부가 특정 소비재를 조사하고 향후 규제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캘리포니아 독성물질관리국(DTSC)은 지난 6월 관련 규정을 확정했으며, 목록 등재 자체로 새로운 규제 의무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Frontiers in Environmental 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캘리포니아의 지난 10여 년간 미세플라스틱 정책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화장품의 특정 원료를 금지하는 조치에서 출발한 규제가 음용수 감시, 건강 영향 평가, 포장재 생산자 책임 등으로 범위를 넓혀 왔다고 평가했다. 이번 논문은 새로운 인체 유해성을 실험으로 입증한 연구가 아니라, 법률과 정책의 발전 과정을 검토한 분석이다.
 

출발점은 2015년 제정된 마이크로비즈 규제법이다. 캘리포니아는 세안제 등 씻어 내는 개인 위생용품에 각질 제거 목적으로 넣는 플라스틱 미세 알갱이의 판매를 제한했고, 이 조치는 2020년부터 시행됐다. 마이크로비즈는 제조 목적과 사용 제품이 뚜렷해 규제 대상을 특정하기 쉬웠다. 반면 타이어 마모 입자와 합성섬유 세탁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섬유는 배출원이 넓게 퍼져 있어 같은 방식으로 다루기 어렵다.
 

이후 캘리포니아는 2018년 법률을 통해 주 차원의 미세플라스틱 대응 전략과 음용수 속 미세플라스틱의 정의와 측정 방법을 마련하도록 했다. 2022년에는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등의 폐기물 관리에 생산자 책임을 확대하는 법률도 제정했다. 큰 플라스틱 쓰레기가 환경에서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포장재 관리 역시 발생원을 줄이는 정책의 일부로 분석됐다.
 

이번 후보 물질 등재는 미세플라스틱을 폐기물 문제와 함께 소비재에 포함된 물질의 문제로 검토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실제 제품에 의무를 부과하려면 DTSC가 해당 물질이 들어 있는 특정 제품을 후속 규제 대상으로 지정하는 등의 별도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이번 조치를 ‘캘리포니아의 미세플라스틱 전면 금지’로 해석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건강 영향에 관한 표현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여러 조직에서 검출됐다는 보고는 늘고 있지만, 검출 사실만으로 특정 질환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스탠퍼드 연구진도 인체 노출이 확인되는 것과 어느 정도의 노출이 어떤 해를 일으키는지 규명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고려하면서 노출 경로와 건강 영향을 조사하고, 불필요한 배출을 줄이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국가마다 서로 다른 미세플라스틱 정의와 측정 기준을 맞추고, 제품 사용부터 폐기까지 여러 단계의 배출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이 지연되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의 사례는 지방정부가 제한된 제품군의 규제에서 출발해 감시와 발생원 관리로 정책을 확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다만 새 후보 물질 지정이 실제 배출 감소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어떤 제품을 대상으로 어떤 조치를 시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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