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기후효과 크지만 미세플라스틱 관리가 관건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7-25 22:25:16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음식물 쓰레기를 매립하지 않고 퇴비화나 혐기성 소화로 전환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농경지 토양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정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후효과뿐 아니라 플라스틱 오염 관리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버몬트대학교(UVM)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Nature Food에 발표한 연구에서 미국 전역의 음식물 쓰레기를 매립지 대신 퇴비화와 혐기성 소화로 처리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환경 영향을 분석했다. 버몬트주는 이미 주민들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매립지로 보내지 않고 별도 관리 경로로 전환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다른 주들도 유사한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연구진은 음식물 쓰레기 전환 정책이 전국 규모로 확대될 경우의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생애주기평가 모델을 구축했다. 이 모델은 음식물 쓰레기가 이송시설에 도착한 이후 퇴비가 되어 농경지에 뿌려지거나, 혐기성 소화를 통해 바이오가스로 전환되거나, 매립지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과정까지 전 단계를 반영했다.

분석 결과, 미국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매립지에서 퇴비화와 혐기성 소화로 전환하면 현재 매립 처리 방식이 초래하는 기후 영향을 89~99%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물 쓰레기가 매립지에서 분해될 때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발생하는데, 이를 퇴비화하거나 혐기성 소화로 처리하면 배출을 크게 줄이고 일부는 재생에너지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양염 오염 저감 효과도 확인됐다. 음식물 쓰레기 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와 인은 수계로 유입될 경우 호수의 남조류 발생 등 부영양화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매립 대체 처리로 질소 오염은 49~54%, 인 오염은 78~98%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긍정적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퇴비화와 혐기성 소화 과정에서 나온 유기물이 농경지에 살포될 경우, 연간 약 2만 톤의 미세플라스틱이 토양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음식물 쓰레기 속에는 포장재, 용기, 라벨, 비닐 등에서 유래한 플라스틱 조각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고, 처리 과정에서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퇴비나 소화 잔재물에 남을 수 있다.

논문의 주저자인 UVM 건드환경연구소의 케이트 포터필드 박사후연구원은 “회수된 토양개량제에서 플라스틱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적인 개입과 계획이 없다면, 식품 시스템 전반에 널리 퍼진 플라스틱이 그대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음식물 쓰레기 처리 단계에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식품 포장 설계 단계부터 관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을 확대하려면 수거, 선별, 처리, 최종 이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플라스틱 혼입을 줄이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퇴비화 시설과 혐기성 소화시설에서 플라스틱을 선별·제거하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음식물과 포장재가 쉽게 분리되도록 설계하고, 재활용 과정에 적합한 포장재를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회수된 영양분이 합성비료 사용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지도 함께 평가했다. 그 결과 음식물 쓰레기에서 회수된 영양소는 미국의 연간 비료 수요 중 약 2%만을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비와 소화 잔재물이 농업적으로 의미 있는 자원이 될 수는 있지만, 비료 대체 효과만으로 전체 정책의 가치를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미국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관리가 점점 중요한 정책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유통되는 식품의 최대 40%가 낭비되고 있으며, 매립지에 버려지는 폐기물의 약 4분의 1이 음식물 쓰레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가 일부 가정 정원사나 환경단체의 실천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일부 지역에서 법적 의무로 확대되고 있다.

연구진은 음식물 쓰레기 전환 정책의 순환경 편익을 극대화하려면 초기 단계부터 미세플라스틱 오염 저감 계획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립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퇴비와 바이오고형물이 다시 토양으로 돌아갈 때 새로운 오염 경로가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이 기후변화 대응에 큰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순환경제 정책이 또 다른 환경 문제를 낳지 않으려면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자원으로 되돌리는 전환은 필요하지만, 그 전환은 플라스틱 없는 순환 체계와 함께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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