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6-22 22:40:10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물과 식품, 눈, 바닷물, 인체에서까지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되면서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나노플라스틱은 입자가 매우 작아 기존 방식으로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확산 규모와 건강 위험에 대한 정보가 여전히 제한적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UvA) 화학자 마리아 헤이더 연구원과 동료 연구진은 물과 환경 속 나노플라스틱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측정 방법을 개발했다. 헤이더 연구원은 이 연구를 바탕으로 암스테르담대학교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심사받는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매년 수백만 톤씩 발생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작은 조각으로 부서진다. 일반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은 1마이크로미터에서 5밀리미터 사이의 입자를 말하고, 나노플라스틱은 1나노미터에서 1마이크로미터 사이의 더 작은 입자를 뜻한다.
이처럼 작은 플라스틱 입자는 물과 식품을 통해 인체에 들어올 수 있어 건강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나노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보다 크기가 훨씬 작고 환경 속에서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측정과 분석이 더 어렵다.
연구진은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측정을 위해 두 가지 기술을 결합했다. 하나는 플라스틱 입자를 크기별로 분리하는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플라스틱의 종류를 화학적으로 식별하고 정량화하는 기술이다. 이 접근법을 통해 연구진은 폐수 속 특정 나노플라스틱을 식별하고 그 양을 측정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새로운 측정법은 실제 환경에 노출된 플라스틱이 어떻게 분해되는지 살펴보는 데도 활용됐다. 연구진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담수와 해수에 장기간 노출시킨 뒤,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크기의 입자로 쪼개지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담수와 해수 모두에서 나노플라스틱이 확인됐다. 흥미로운 점은 플라스틱이 단순히 일정한 순서로 점점 더 작아지는 방식으로 분해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양한 크기의 입자가 동시에 존재했으며, 입자의 밀도와 관계없이 물속 여러 깊이에서 발견됐다.
헤이더 연구원은 “담수와 해수 모두에서 나노플라스틱을 발견했다”며 “플라스틱 입자는 단순한 패턴으로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크기로 존재했고, 물속 여러 층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식품과 음료 속 플라스틱 입자에 대한 기존 연구도 검토했다. 현재까지는 해산물에 대한 연구가 비교적 많이 이뤄졌지만, 과일, 채소, 곡물처럼 일상적으로 많이 섭취하는 식품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이더 연구원은 “식품에서 주로 검출되는 것은 포장재 등에 널리 쓰이는 일반적인 플라스틱”이라며 “하지만 측정 방법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져 연구 간 비교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입자가 인체에 들어온 뒤 위장관에서 어떤 변화를 겪는지도 살폈다. 이를 위해 실험실에서 소화 과정을 재현하고, 크기와 특성이 다른 플라스틱 입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위장관 환경에서는 작은 입자들이 서로 뭉쳐 더 큰 덩어리를 형성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주로 소화 효소의 작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입자가 커지면 장벽을 통과해 체내로 들어올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만으로 건강 위험을 단정할 수는 없으며, 아직 밝혀야 할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플라스틱의 환경 확산과 인체 노출 위험을 평가하려면 더 정밀하고 표준화된 측정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는 실험실마다 사용하는 분석 방법이 크게 달라 결과를 서로 비교하기 어렵고, 이는 과학 연구뿐 아니라 플라스틱 사용과 오염 규제 정책 수립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
헤이더 연구원은 “현재 측정 방법은 실험실마다 매우 다양해 결과 비교가 어렵다”며 “이는 과학적 이해뿐 아니라 플라스틱 오염 정책에도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접근법이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훨씬 더 정밀한 나노플라스틱 측정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단계”라며 “나노플라스틱의 확산과 잠재적 건강 위험을 추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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