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추세면 2040년 플라스틱 건강 피해 두 배…생산 감축이 핵심 해법으로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1-28 22:25:52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플라스틱의 전 생애주기(화석연료 채굴→원료 생산→제품 생산·소비→폐기·환경 방출)에서 발생하는 배출과 유해물질 노출로 인한 전 세계 건강 피해가, 별다른 정책 변화가 없을 경우 2040년까지 두 배 이상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관련 연구는 The Lancet Planetary Health에 게재됐다.

런던 위생 및 열대의학대학(LSHTM) 연구진은 툴루즈대·엑서터대 연구자들과 함께, 2016년부터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소비·폐기물 관리가 서로 다른 경로를 밟을 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모델링해 비교했다. 연구진은 온실가스, 대기오염물질, 독성 화학물질 등 플라스틱 시스템에서 배출되는 요인이 ‘건강 수명 손실’로 이어지는 정도를 장애조정수명(DALY) 지표로 환산했다.

분석에 따르면 정책·경제·인프라·소재·소비자 행동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통상(비즈니스 애즈 유주얼)’ 시나리오에서 플라스틱 관련 연간 건강 영향은 2016년 210만 DALY에서 2040년 450만 DALY로 증가할 수 있다. 연구진은 2016~2040년 누적으로 전 세계 플라스틱 시스템이 약 8,300만 년에 해당하는 건강한 삶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건강 피해 기여도는 지구 온난화(40%)가 가장 컸고, 플라스틱 생산 공정 중심의 대기오염(32%), 수명주기 전반에서 환경으로 방출되는 독성 화학물질 영향(27%)이 뒤를 이었다. 나머지는 물 공급 감소, 오존층 영향, 이온화 방사선 증가 등으로 1% 미만으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폐기물 수거 확대나 재활용률 제고 같은 단일 대책만으로는 전 세계 건강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반면 여러 조치를 결합해 플라스틱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완전한 시스템 변화’ 시나리오는 2040년 건강 부담을 통상 시나리오 대비 43%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모든 시나리오에서 1차(버진) 플라스틱 생산에서 비롯되는 배출이 건강 영향의 최대 원인으로 분석됐다. 연구는 플라스틱을 단순히 다른 재료로 대체하기보다 “생산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 가장 큰 건강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재생에너지 전환은 지구 온난화와 대기오염 일부를 완화할 수 있지만, 생산·폐기물 관리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른 유해 결과까지 포괄적으로 해결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LSHTM의 메간 디니 연구원은 플라스틱의 건강 악영향이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거나 분리배출을 하는 순간을 “훨씬 넘어선다”며, 소비자 책임론에만 기대기보다 생산·사용·폐기 전 과정을 바꾸는 시스템적 변화와 정부·산업의 더 야심찬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플라스틱 화학 성분에 대한 산업계의 비공개, 불일치한 보고가 생애주기평가(LCA)와 정책 설계를 제약한다고 비판했다.

엑서터대 샤오위 옌 교수도 “개별 제품 평가에 쓰이던 모델링을 더 큰 규모의 지속가능성 문제 해결에 재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플라스틱의 생애주기 영향 저감을 위한 긴급 조치 필요성을 언급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모델링과 이용 가능한 배출 데이터에 기반한 만큼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사용 단계에서의 잠재적 건강 영향, 그리고 미세·나노플라스틱에 포함된 다양한 화학물질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으며, 생산자의 투명성 부족과 데이터 공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의무적이고 조화된 글로벌 보고 및 데이터 공유 체계를 구축해 투명성을 높여야 과학 연구와 정책 효과가 함께 강화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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