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6-03 22:27:03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세계기상기구(WMO)가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각국에 극한기상 대비를 촉구했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자연 기후 현상으로, 전 세계 기온과 강수 패턴에 큰 영향을 미친다.
WMO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8월 사이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은 80%이며, 이후 최소 11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90% 안팎으로 전망된다. 엘니뇨가 본격화될 경우 폭염, 집중호우, 가뭄, 산불 등 극한기상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이번 업데이트가 중요한 이유는 엘니뇨가 전 세계 날씨와 기후 패턴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라며 “엘니뇨의 영향은 태평양을 넘어 농업, 에너지 공급, 무역, 수자원, 공급망, 생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WMO 경보에 대해 “세계는 이를 긴급한 기후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엘니뇨가 이미 더워진 지구에 추가적인 열을 더해 취약한 지역사회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니뇨는 적도 중부와 동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2~7년 주기로 발생하며 약 9~12개월 동안 지속된다. 보통 3월에서 6월 사이 발달하기 시작해 11월에서 이듬해 2월 사이에 절정에 이르며, 지구 평균기온에는 발생 이듬해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WMO는 2023~2024년에 나타난 직전 엘니뇨가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엘니뇨 가운데 하나였으며, 2024년 전 지구 기온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상승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WMO는 기후변화가 엘니뇨의 발생 빈도나 강도 자체를 증가시킨다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 따뜻해진 바다와 대기는 폭염과 폭우 같은 극한기상에 더 많은 에너지와 수증기를 공급하기 때문에 엘니뇨의 영향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우리는 엘니뇨를 이해하고 있으며, 과학과 각국의 투자 덕분에 과거보다 훨씬 더 잘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엘니뇨와 별개로 극한기상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엘니뇨는 지역별로 서로 다른 기후 영향을 가져온다. 일부 지역에서는 폭우와 홍수 위험이 커지고, 다른 지역에서는 가뭄과 산불 가능성이 높아진다. 농업 생산, 식량 안보, 수자원 관리, 에너지 수급에도 파급효과가 클 수 있다. 특히 기후 대응 역량이 취약한 지역에서는 엘니뇨가 생계와 보건, 사회 기반시설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WMO는 앞으로 각국 기상청과 협력해 엘니뇨 발달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정부와 인도주의 기관, 농업·수자원·에너지 등 기후 민감 부문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와 대기압 변화가 맞물려 나타나는 기후 변동 현상인 엘니뇨·남방진동(ENSO)의 서로 다른 단계다. 엘니뇨가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을 특징으로 한다면, 라니냐는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이다.
또한 ENSO는 강도에 따라 약함, 보통, 강함, 매우 강함으로 분류된다. 이번 WMO 경고는 엘니뇨가 단순한 자연 기후 현상을 넘어, 이미 가속화된 기후위기와 결합할 때 훨씬 큰 사회·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엘니뇨 전망을 기후재난 대응 체계 점검과 조기경보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