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민
eco@ecomedia.co.kr | 2014-07-15 07:35:28
"불안하죠. 대형 트럭들이 다니는 길도 아닌데 갑자기 구멍이 생기고, 주위에서는 갑자기 바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떠 돌기도하고,...."
롯데가 숙원사업으로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제2 롯데월드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끊이지 않는 사고와 확실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하며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제2 롯데월드는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석촌호수 바로 앞에 세워지고 있는 높이 555m의 총 123층의 초고층 건축물과 주변 건물들로 이뤄진 대규모 공사다. 이중 롯데월드 타워는 2016년 말 완공예정으로 현재 74층까지 공사가 이뤄진 상태다.
제 2롯데월드 건축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으로 롯데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관여된 총력사업이다.
당초 롯데측은 올해 5월 명품관과 면세점, 쇼핑몰, 영화관 등 일부 개장을 시작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7월 현재까지 제2 롯데월드의 문은 굳건히 닫혀있다.
제2 롯데월드의 개장이 늦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안전문제. 지난해 6월 공사현장 구조물 붕괴로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해 10월에는 쇠파이프가 떨어져 행인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제2롯데 월드 건설을 둘러산 사고는 이뿐 아니다. 올 2월에는 컨테이너 화재로 인해 공사가 일정기간 동안 중단된 바 있으며, 개장을 앞 둔 4월에는 배관설비 폭발로 근로자 1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더우기 최근에 인근 지역에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지반침하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주민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의문의 검은 구멍, 싱크홀 발생
지하수 유출로 인한 급작스러운 지반 침하인 '싱크홀'로 불리는 이번 지반침하 현상은 제2 롯데월드가 건설되고 있는 석촌호수 인근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현재 석촌호수 인근 지역에서 싱크홀로 추정되는 구멍들은 확인된 곳만 총 6군데. 석촌호수 바로 뒷편에서부터 인근 방이시장까지 6곳 모두 석촌호수에서 직선거리로 1km 내외에 위치하고 있다.
'싱크홀'을 발견한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원인을 알 수 없는 구멍들이 발생했으며, 일부는 꽤 깊고 또 일부는 성인의 키를 훌쩍 넘는 큰 구멍이 난 곳도 있다고 전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석촌호수의 수위 저하를 예로 들며 이번 사건이 롯데월드 건설로 인해 지하수가 유출돼 지반이 주저않았다는 주장이다.
즉 초고층 건물을 짓기위해 지하 37m 깊이의 터파기를 하던 중 새로운 물길이 생겨 지하수가 흘러들어갔고, 그결과 도로나 건물 밑의 흙이 쓸려들어가 지반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시민자문단으로 활동중인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한 방송사의 토론에서 "롯데측에서 제시한 자료를 보면 매일 약 450톤 정도의 물이 공사장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많은 지하수가 건물내로 들어올 경우 지하수와 함께 흙입자가 유실돼 '싱크홀'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도 이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석촌호수의 수위 저하나 건설 현장에서의 대량의 물이 유입되는 것을 보면, 지하수 유출로 인한 '싱크홀'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석촌호수 수위 저하 원인 자문 의견서'에서도 석촌호수 수위 저하는 제2롯데건설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특히 지하 6층 깊이의 모래와 자갈층으로 이뤄진 연암파쇄대 굴착과정에서 생긴 균열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해당 지자체인 서울시와 롯데 측은 지하수로 인한 지반 침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문제가 되고 있는 구멍들은 개인하수관의 연결 접합부 파손에 의한 것이라며 밝혔다.
롯데 측도 물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건설 현장 총면적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수준으로 타 현장보다 적게 유출되고 있으며, 도로가 가라 앉은 문제도 확인 결과 싱크홀이 아닌 하수관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지반침하 현상 두고 첨예한 대립, 역학조사 추진
한편 이번 문제와 관련 지하수 전문가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함세영 부산대 교수는 "석촌호수의 수위와 제2 롯데월드 건설이 연관성이 있는 지에 대한 답은 주변 지역의 지하수, 즉 물길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뒤따라야 한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또한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지반침하 문제도 정확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건설현장 곳곳에서 발생하는 지반침하을 두고 업체와 관련 지자체, 전문가·환경단체가 서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와 송파구청, 롯데 측은 각각 용역을 통한 역학조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건설 측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는 바을 알고 있다"며 "현재 역학조사를 준비 중에 있으며, 조사가 마무리되고 결과가 나오는 즉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제2롯데월드와 관련된 논란은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측이 지난 달 서울시에 제2 롯데월드의 일부개장과 관련, 임시사용승인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자원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안전이 확보되지 못한 상태에서 일부를 개장하는 것은 사용자와 입주자 들의 목숨을 담보로 돈을 벌겠다는 것"이라며 "안전에 대한 확실한 결과가 나오기 전에 임시 개장한다면 또 다른 세월호 참사를 부를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롯데 측은 저층부에 대한 사용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임시사용승인을 신청한 곳은 이미 공사가 완료 된 곳"이라며 "이미 입주업체선정까지 완료된 시점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성 측면에서도 큰 손실"이라고 답했다.
연이은 사고와 의문의 검은 구멍. 건축물의 안전에 대한 명확한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시가 안전과 경제성 중 어느 것을 선택할 지 사뭇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환경미디어 이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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