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19-11-05 18:40:27
시월의 마지막 날인 10월 31일 밤 7시부터 종로구 누하동 260번지 시 살롱인 <백석, 흰 당나귀>에서 시와 원은희 작가의 그림과 판소리가, 그리고 잔치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막걸리와 와인이 있는 밤이었다.
그날 밤은 “시간의 날개가 점점 무거워지는 시월, 가을은 큰 손바닥을 펼치며 슬픔을 부채질”하고 (박미산, 「고장 난 연두의 말」) “구절초 향기 수런거리는 시월은 지워지는 중”(진란, 「낌새」)에 “한잎 두잎 떨어진 나뭇잎들이 굴러”가고(서정임, 「떨켜」) 그 떨어지는 나뭇잎이 “펄럭이는 자락이 작은 깃 같아서 가만 귀를 기울”(이화영, 「새를 만나다」) 이듯이 시인들의 시를 독자들이 귀 기울이는 밤이었다.
시월 마지막 날에 시인들과 독자들은 “묵은 상자의 먼지를 털어내고, 꺼낸 시집을 펼”(우남정, 「꽃의 순장」)치고 “삶에는 많은 숙제가 있다는 것을 잠시 잊고서 시월의 마지막 날에 그리움을”(황두승, 「시월의 마지막 날에」) 낭송했다.
박미산 시인의 사회로 진행된 시 낭송이 끝난 후, 동양화가이면서 고수인 조풍류와 임방울국악제 대통령상을 받은 명창 김명남의 단가인 '사철가'와 춘향가 중 '사랑가'와 '쑥대머리' 등의 판소리로 시인과 관객들은 하나가 되어 시월이 가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깊어가는 가을밤의 흥취를 즐겼다.
박 시인은 "이러한 작은 시낭송회가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었다"며, "밤이 깊도록 아쉬움에 일어날 줄 모르는 이런 작은 문화모임이 곳곳에서 일어나면 사람들의 마음이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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