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5-21 22:41:42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전 세계 해안에 쌓이는 해양 쓰레기 가운데 식품·음료 관련 플라스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플라스틱 식품 포장재, 병뚜껑, 플라스틱병이 다수 국가에서 해양 쓰레기의 대표 품목으로 확인되면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폐기물 관리뿐 아니라 생산과 소비 단계에서의 감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플리머스대학교 연구진은 인도네시아 국립연구혁신기구(BRIN), 런던 브루넬대학교, 플리머스 해양연구소와 함께 전 세계 해변 쓰레기 조사 자료를 종합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One Earth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해양 쓰레기를 단순한 재질이 아니라 ‘사용 유형’별로 분석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연구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5000건 이상의 해변 쓰레기 조사 자료를 평가해 7개 대륙, 9개 해양 시스템, 13개 지역 해역, 112개국의 해양 쓰레기 구성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 국가는 전 세계 인구의 86%를 포함한다.
분석 결과, 식음료 관련 플라스틱은 전 세계 해안선 쓰레기의 핵심 품목으로 나타났다. 전체 국가의 93%에서 식음료 관련 플라스틱이 가장 많이 발견된 쓰레기 유형 상위 3위 안에 포함됐다. 여기에는 영국을 비롯해 인도,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세계 인구 상위권 국가들도 포함됐다.
품목별로는 플라스틱 식품 포장재, 병뚜껑과 뚜껑류, 플라스틱병이 전체 국가의 절반 이상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쓰레기 유형으로 확인됐다. 그 뒤를 비닐봉지와 담배꽁초가 이었다.
연구진은 매년 약 200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환경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해양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과 수거 같은 사후 관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플라스틱 생산량 자체를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회적으로 필수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플라스틱만 생산하도록 관리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리처드 톰슨 플리머스대 교수는 “플라스틱 오염은 환경과 경제, 인간 건강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치는 전 지구적 환경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국가·지역·전 세계 규모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쓰레기 범주를 처음으로 식별했다”며 “개입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지, 어떤 품목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톰슨 교수는 특히 “전 세계 93% 국가에서 식음료 관련 플라스틱에 대한 조치가 최우선 과제라는 점이 확인됐다”며 “이번 연구는 산업계와 정책 당국이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라고 강조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맥스 켈리 박사후연구원도 “이 규모의 해양 쓰레기 데이터셋을 구축하는 일은 복잡한 작업이었지만, 전 세계 해안선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품목을 지도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회용 식음료 포장이 전 세계 해양 플라스틱 오염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라며 “이들 품목의 소비를 줄이는 조치가 해양 플라스틱 문제 해결의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브루넬대학교가 주도하는 국제 프로젝트인 PISCES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PISCES는 ‘인도네시아 사회의 플라스틱’ 프로젝트로, 인도네시아의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소 기반 연구와 실천을 목표로 한다.
프로젝트 책임자이자 공동 저자인 수잔 조블링 런던 브루넬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플라스틱 오염이 왜 폐기물 관리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매우 다양한 국가적 맥락에서도 동일한 단명 식음료 플라스틱이 반복적으로 해안선 오염을 지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플라스틱 오염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축, 재사용, 더 나은 포장 설계, 강력한 정책과 같은 업스트림 해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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